2017. 7. 27. 07:06

민병훈 감독 군함도에 대한 분노 공감할 수밖에 없다

영화 <군함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한 논란은 어쩌면 일본 측에서 언급할 수 있는 문제다. 이미 제작 과정에서 일본 측의 우려 표시가 있기도 했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 의미와 상관없이 형식이 주는 독점적 권력은 씁쓸하다. 


규모 전쟁 시대;

거대 영화 재벌들의 독과점 논란, 극단적인 돈벌이 갑질 공정위 조사 대상이다



CJ와 롯데는 거대 영화 체인을 가지고 있다. 메가박스 역시 존재하지만 주인이 바뀌면서 두 재벌가에 비해 시장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두 재벌가가 운영하는 극장은 대한민국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극장만 있는 것이 아닌 배급과 제작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권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게 이들 재벌 영화관들은 절대 갑이다. 그들이 투자를 하고 배급까지 하면 최소한 수익은 보장된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영화관을 확보하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보면 명확해진다. 


만약 재벌가들이 영화관을 내줬다면 <옥자> 열풍은 보다 강력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넷플릭스가 제작하고 온라인 공개를 한다는 이유로 극장 상영을 거부했다. 이들로 인해 그동안 소외되어 왔었던 개별 극장들이 잠시 호황을 이루기는 했다. 


과거 대한민국의 극장은 지역 단위로 구축되어 있었다. 지역마다 지역 사람들이 극장을 가지고 운영을 하는 형태였다. 물론 돈이 많은 자본가들이 주변 지역들까지 섭렵하며 시장을 확장하는 모습 역시 존재했지만, 현재와 같은 모양새는 아니었다. 


과거의 형식이 모두 옳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시대는 변했고, 이에 따라 극장 문화 자체도 크게 변화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이 답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외국의 멀티플렉스 모델이 국내로 들어오며 대한민국의 극장 지도는 급격하게 바뀌었다.


자본이 지배하는 시장 재편이 급격하게 진행되었다는 의미다. 개봉관, 재개봉관 등 다양한 형태의 극장들은 말 그대로 자본에 밀려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거대 자본은 동네 극장들까지 몰아내며 거대한 공룡이 되었다. 재벌가가 만든 새로운 시장은 문화 자체를 바꿔버렸다. 


7월 26일 개봉한 <군함도>는 CJ에서 제작을 한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자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가 출연한 <군함도>는 역사적 사실을 극화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큰 작품이었다. 지옥섬이라 불린 '군함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는 분명 중요한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실 위에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모두가 사실이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군함도'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의미와 달리 아쉬움이 크게 드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보조출연자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처음 글을 올린 이가 정말 영화에 참여한 인물인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제작사와 출연자는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이를 비난하는 이들이 많다. 영화판 자체가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더욱 아무리 영화가 잘 되어도 그 수익은 몇몇 스타와 제작자의 몫이 되는 경우가 실제이니 말이다. 


<군함도>는 제작비만 220억이 들어간 대작이다.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고, 고증과 함께 실제와 유사한 세트를 지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정도 제작비는 나올 법 하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700만이다. 순제작비 220억에 홍보 마케팅 비용이 7, 80억이 추가되니 손익분기점은 천만이 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서는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CJ가 배급을 하는 만큼 충분히 가능한 장사이니 말이다. 


"제대로 미쳤다. 2168. 독과점을 넘어 이건 광기다"


"신기록을 넘어 기네스에 올라야 한다. 상생은 기대도 안한다. 다만 일말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부끄러운줄 알아라"


민병훈 감독은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군함도>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군함도>는 2,000여 개에 달하는 스크린에서 상영되었다. 구체적으로 2168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이는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같은 날 개봉한 <슈퍼배드3>가 7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되고, <덩케르크>의 경우는 650여 스크린에서 개봉 중이다. 


<군함도>는 2168개의 스크린에서 9700여 회가 넘게 상영된다. 좌석수만도 하루에 176만여 석이 넘는다. 좌석수의 70%만 채워도 100만이 넘는 관객이 관람이 가능한 수치다. 엄청난 독점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이렇게 집중적으로 스크린을 독점한 일은 없다. 


스크린 독점은 항상 논란이 되어 왔었다. 한국 영화 시장이 몇몇 천만 영화에 기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말 그대로 장사가 되는 영화에 시장이 집중되는 형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민병훈 감독의 말처럼 광기다. <군함도> 한편을 위해 거의 모든 스크린이 시장을 열었다. 이로 인해 다른 수많은 영화들은 관객을 만날 기회를 놓쳤다. 


돈 되는 영화를 위해 자신들이 가진 스크린을 모두 돌리는 현실은 독과점이 만든 폐단이다. 독점적 지위를 가진 재벌사의 횡포는 결국 영화 시장 전체를 망칠 수밖에 없는 구도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상업영화를 모두 비난할 이유는 없다. 영화 역시 예술로 볼 수도 있지만, 태생이 상업적인 예술이라는 점에서 이를 부정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문제는 과도한 독점은 결국 수많은 문제만 양산할 수밖에 없다. 민병훈 감독은 상업영화 감독이 아니다. 해외 유학 중이던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상업적인 지향점을 가지지 못했다. 영화적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어려운 작품들이라는 것이 문제다. 


비상업적 영화의 경우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관객을 만나기 힘들다. 반복적으로 피해를 받아왔던 민 감독으로서는 이런 독과점 상황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민 감독만이 아니라 상업적 가치는 적지만 영화적 상상력과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가는 이런 독과점 형태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 


<군함도>가 가지는 역사적 가치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철저한 상업영화다. 다큐멘터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유행이었다. 소위 장사가 되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그 소재주의의 정점이 바로 <군함도>일 가능성도 높다. 


정점에 오른 이 영화가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지 모르지만 아무리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군함도>로 인해 다른 많은 영화들이 기회를 놓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수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재벌가가 독점하는 영화계는 그래서 암울하다. 장사가 되지 않으면 그들은 떠난다. 시장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그런 변화에 누구보다 빠른 태세 전환을 하는 그들의 독점은 결국 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병훈 감독의 분노는 그래서 공감할 수밖에 없다. <군함도>가 크게 성공하면 할수록 이런 독과점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씁쓸하다. 


공정위에서 독과점과 프랜차이즈 갑질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하는 것처럼 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해법 역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영화라는 문화가 보다 튼튼하게 자라기 위한 최소한의 틀은 만들어야 하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재벌가의 독과점 문제는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 규모의 전쟁 가장 최전선에 선 <군함도>는 그래서 더욱 복잡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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