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23. 07:07

신혼일기2 2회-오상진 김소영 프로그램의 본질을 제대로 살려냈다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전직 아나운서 커플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런 우려는 첫 방송으로 이미 끝냈다. 기존 이미지와 다른 그래서 반가운 이들의 모습은 <신혼일기>에 대한 기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건 다큐가 아닌 예능이라는 점이다. 


결혼 장려하는 오상진;

현실과 이상 사이 그 어딘가 있는 이들 신혼부부가 보여주는 달달한 일상



오상진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김소영은 상대적으로 낯설다. 뉴스 진행 등으로 익숙한 그 얼굴과 현실 속 그녀의 모습을 하나로 일치 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것도 신혼 부부로서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 자체는 결코 쉬울 수는 없다. 


제주도에서 시작된 시즌 2의 장소 선택은 아쉬움이 좀 있었다. 제주 바다와 맞닿은 집이 주는 매력도 상당하지만 뭔지 모를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큰 키의 부부와 아이가 함께 하기에는 뭔가 어색한 느낌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신혼일기>를 시작한 강원도 인제의 빨간집은 포근함을 선사했다. 


집 자체는 크지 않지만 커다란 통창과 넓은 마당, 그리고 산과 강이 함께 하는 그곳이 주는 매력은 익숙함 그 이상이 있었다. 그리고 영상 역시 이런 특징들을 충분히 살렸다는 점에서 반갑다. <삼시세끼>에서도 사라져 버린 공간이 가지는 힘을 다시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인제의 빨간집은 특별했다. 


신혼 100일 부부와 반려견인 후추와 일상은 달달하다. 3년이라는 연애 기간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결혼은 연애와는 다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신혼은 뭔지 어색하고 부족해 보이면서도 풍성함을 선사하고는 한다. 신혼이기에 가능한 그 넘치는 애정은 시청자들에게는 달달한 선물과 같이 다가올 수밖에 없다. 


라이프 스타일이 너무 다른 오상진과 김소영은 그래서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밤 9시만 되면 잠이 드는 상진과 늦은 시간까지 깨어있는 소영.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너무 사랑하는 소영과 달리, 상진은 2000년대 이후 노래는 듣지 않는다. 다양한 요리에 재능을 보이는 상진과 제빵기능사 자격증까지 가진 소영은 닮은 듯 다르다. 


둘 다 책을 너무 사랑하고, 게임을 좋아한다. 공통점도 많지만 서로 다른 점 역시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그들이 서로를 너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서로를 인정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소영은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남편의 취미를 이해하고 존중한다. 


프라모델과 스포츠를 너무 사랑하는 남편. 소영에게는 스포츠는 남의 일이다. 프라모델에도 관심은 없다. 하지만 최대한 남편의 취미를 존중한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각자가 좋아하는 것은 애써 권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함께 한다면 상관없지만, 내가 좋아하니 너도 좋아해야 한다는 강요가 그들에게는 없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준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부부가 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는 법이다. 서로 각자 살아온 삶을 인정하는 것부터 진짜 부부로서 삶은 시작된다. 그런 점에서 이들 부부는 무척이나 현명하다. 


부부이기에 가능한 19금 대화와 장난. 그 애틋함은 아이를 낳기 전 신혼에서나 가능한 행복이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한다. 사랑이라는 물리적인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맞는 말일 것이다. 그 뒤로는 사랑이라는 그 뜨거운 감정이 아닌 삶이 함께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신혼일기>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전달된다. 


가까운 내린천에서 함께 낚시를 하고, 속초로 여행을 떠난 부부. 초반 서로를 알아가던 시절 함께 찾았던 맛집을 다시 찾은 이들 부부는 더욱 특별한 감정이었을 듯하다. 연인 시절 함께 했던 장소를 부부가 되어 다시 찾은 이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추억이 되어 쌓이고 있으니 말이다. 


7살 차이기는 하지만 과하게 복고적인 상진과 달리, 그가 살아왔던 삶이 낯설기만 한 소영. 그들은 그렇게 서로 다른 모습이 즐겁기만 하다. 서울 토박이 소영과 울산 토박이 상진이 살아온 환경과 서로 다른 세월이 만든 경계 역시 분명 차이는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고 결혼 생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상진이 마지막으로 결혼은 좋은 것이라며 왜 결혼을 하지 않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는 애찬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극과 극의 평가가 나올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누구도 이들 부부와 같은 삶을 살 수는 없다. 소영이 아쉬움과 약간의 불안함이 드러난 월급을 받지 못하는 부부라는 말은 일반 서민들과는 명확한 경계로 다가오니 말이다. 


그들이 느끼는 삶의 무게와 대중들이 느끼는 무게감은 다를 것이다. 물론 모두에게는 각자의 무게가 존재하지만 그 무게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상진의 결혼 애찬론에 대한 반박을 하는 이들은 삶의 무게에 지친 상태에서 이상과 같은 이들 부부의 삶은 말 그대로 드라마처럼 다가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말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해줄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부와 빈을 떠나 함께 살고 싶은 욕망을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결혼은 계약일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그 현실을 넘어설 수 있는 사랑이라는 단어의 힘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해에서 시작될 수 있으니 말이다. 


오상진과 김소영 부부의 일주일 간의 여행은 그들에게도 일상에서 잠시 나와 보내는 특별한 시간이다. 일상의 모든 고민을 조금을 멀리 털어내고 부부의 삶에 충실한 그들의 모습이 전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느끼는 미묘한 경계처럼 그들에게도 인제 빨간집에서 여정은 특별한 추억의 공간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이를 언제 낳을지 고민하던 그들의 대화 속에서 많은 이들은 감동 혹은 깊은 생각을 공유하게 되었을 듯하다. 직장에 있다면 육아 휴직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음에 아쉬워하는 아내를 향해 상진은 아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는 말은 그의 결혼관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의외로 솔직한 이들 부부의 일상은 다큐와 예능 그 경계선에 서 있다. <신혼일기>가 보여주고 싶은 그 깊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다. 서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이들 부부를 보면 정말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정도이니 말이다. 


강원도 인제 밤이 되면 반딧불이가 찾아오는 그 어둠이 지배하는 공간은 여전히 뜨겁다. 구혜선이 그린 캐릭터가 여전히 함께 하는 그 집은 신혼 부부들이 한 번은 찾아 자신들의 사랑을 확인해보고 싶은 장소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상의 색다름을 즐기는 이들의 삶은 그래서 반갑다. <삼시세끼>의 진화형인 <신혼일기>의 매력이 다시 찾아왔다. 자연과 음식,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이 어울린 인제는 그래서 아름답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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