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5. 13:13

신혼일기2 오상진 김소영 부부 충분히 행복했다

일주일 간 강원도 인제 빨간 집에서 보낸 오상진 김소영 부부의 신혼일기가 종영되었다. 이들의 마지막 일정은 <신혼일기 2>의 마지막이기도 했다. 가상 결혼이 아닌 실제 신혼 부부들의 일상을 담았다는 점에서 깊이 자체가 달라질 수밖에는 없었다. 


자연과 책 음식이 함께 한 신혼일기;

출연진에 따른 호불호가 강해진 신혼일기 시즌 3는 가능할 수 있을까?



오상진과 김소영 부부가 강원도 인제에서 일주일 동안 생활하는 모습을 담은 <신혼일기 2>는 흥미로웠다. 결혼한 지 100일 지난 진짜 신혼부부라는 점에서 많은 부분이 생생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이 된지 100일 밖에 안 된 이들 부부의 일상은 <신혼일기>에 가장 어울렸다. 


강원도 인제 빨간 지붕 집은 이제 <신혼일기>와 떼어 놓기 어려운 공간이 되었다. 배산임수에 넓은 마당도 있는 그곳은 어쩌면 가장 행복을 전해줄 수 있는 공간이었을 듯하다. 오래된 한옥을 리모델링한 이 공간의 핵심은 넓은 유리로 만든 통창이었다. 


그곳에서 밖을 내다보면 푸른 자연이 바로 앞으로 다가온다. 비가 와도 눈이 오는 날에도, 심지어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는 날에도 그 큰 통창은 그 공간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평생 그곳에서 사는 것이 부담일 수는 있겠지만 이들처럼 일주일 정도 즐길 수 있다면 이 공간보다 더 좋은 공간은 없어 보인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3년의 연애 기간을 거쳐 결혼한 이들 부부의 삶. 대단하지 않다. 그들이 걸어온 길이 일반적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삶 자체가 일반인과 동떨어진 삶일 수는 없으니 말이다. 서로를 위해주고 아끼는 것 자체가 행복인 신혼 시절 그들의 모습은 여느 신혼 부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요리를 잘하고 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오상진과 빵을 만드는 김소영. 그렇게 서로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도 재미있다. 성 역할이 정해지지 않은 모습은 이제 익숙해져야 할 풍경이기도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니 말이다. 물론 여전히 일하는 남자와 집안 일을 담당해야 하는 여자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는 이들의 모습은 말 그대로 그들 만의 세상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 하루를 남긴 그들의 일상은 보다 그 공간에 대한 감상이었다. 주변 숲을 거닐고, 반려견 후추와 함께 산책을 하는 그 일상의 소중함. 통창에 기대 책을 읽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는 소영의 말처럼 자연과 맞닿아 있는 그 공간이 주는 마력은 시청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되었다. 


'감자 짜글이'를 시작으로 두 가지 파스타, 그리고 샹그리아는 그들의 마지막 날을 위한 만찬이었다. 그들의 인제 마지막 식사는 라따투이였다. 영화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쥐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떠올릴지도 모를 일이다. 단순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라따투이를 간단하게 만드는 상진은 여전히 대단해 보였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의 추억이지만 그들에게 인제의 일주일은 무엇보다 소중하게 간직 되었을 듯하다. 서로 바빠 일주일 내내 단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이 없었던 이들 부부에게 그 일주일은 마법과 같았을 듯하다. 있는 그대로 모습을 서로 확인하고 사랑하고 있음을 그리고 부부라는 사실에 만족해 하는 과정은 그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값진 성과였을 듯하다. 


"솔직히 내가 다 누리고 있긴 하지만 너무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안 좋을 수도 있어"


"사람들이 오빠를 좋아하고 환호성을 쳐줬을 때는 오히려 오빠가 어리바리할 때였다.완벽해서 환호하게 아니라 이런저런 실수하지만 그치만 좋은 길로 가는 모습에 환호를 한 거야. 나한테 조금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도 내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신혼일기2>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마지막 저녁 함께 샹그리아를 마시며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앞으로도 잘해 줄께라는 상진의 말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마"라는 답변은 상상했던 것이 아니다. 당연하게도 고마워나. 그래. 정도로 끝날 수 있는 대화였기 때문이다. 


집안의 장손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빠져 살아야 했던 상진에게는 완벽주의자 같은 성격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도 자신이 완벽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라고 한다. 강박관념에 빠져 있는 상진에게 소영이 툭 하고 던진 이 한 마디는 왜 결혼을 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잘 해주는 상진에게 감사하고 행복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매번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결혼이란 잠깐 인제에서 살아보는 수준이 아니다. 최소 수십 년을 함께 해야 하는 긴 여정인데, 그 긴 세월을 매번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완벽함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원하는 소영의 모습은 현명함으로 다가온다. 긴장감을 풀고 조금 실수도 하고 모자란 부분들도 보여주는 것이 가족이기 때문이다. 책임감을 홀로 감당하려 하지 않고 부부가 같이 나누는 것 만으로도 서로 행복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작은 실수만 해도 자책하는 상진을 향해 언제나 "괜찮다"고 이야기 해주는 소영은 이미 부부라는 틀 속에 깊숙하게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상진은 여전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열망이 너무 강하다. 조금 실수해도 상관없지만 그것마저 용납되지 않는 상진을 향해 너그럽게 품어주는 소영은 정말 현명한 부인이다. 


상진이 결혼을 장려하고 정말 결혼 잘했다고 팔불출 같은 발언을 쏟아낸 이유는 명확하다. 현명한 아내와 함께 사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서로에게 만족하기 못하고, 실망했다는 이유로 남보다 더 못한 관계를 유지하며 버티는 삶을 사는 이들도 많다. 그게 그저 부부의 삶이라 치부하며 결혼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키우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신혼일기>는 가장 행복한 시절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그들의 삶은 마치 동화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 가족이 더 생기고 일상에 치여 살게 되면 당연히 달라진 삶을 살며 결혼을 후회하는 경우들도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 순간 <신혼일기>는 초심을 되찾게 하는 좋은 팁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영상이 아닌 실제 자신들의 신혼일기를 함께 쓰는 행위 자체가 큰 의미로 남겨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시청률을 앞세워 실패를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과연 시청률로만 실패와 성공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신혼일기>에 담긴 그 매력은 보면 알 수 있다. 다만 출연진에 대한 호불호가 진입을 막는 이유가 될 수는 있다. 이런 문제는 향후 시즌 3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가장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서로를 배려하고, 그리고 이해하는 것. 그건 단순히 부부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수많은 이들과의 관계에서도 통용되는 기본이니 말이다. 너무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소영의 말과 그런 아내의 마음에 행복해 하는 남편 상진의 모습은 충분히 행복해 보였고, 아름다웠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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