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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그냥 사랑하는 사이 6회-이준호 원진아 고마워 키스로 시작된 사랑 위태롭다

by 자이미 2017.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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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았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살아남은 것이 항상 축복일 수는 없다.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지독한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하니 말이다. 적절한 정신적 치료가 병행되어 사고 당시의 트라우마를 지우고, 진실이 밝혀진다면 살아남았다는 것은 축복이 될 수 있다. 반대의 경우 생존은 곧 악몽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고마워 키스;

처음으로 잡은 손과 버스가 아닌 택시도 좋아, 숨 죽인 채 살아왔던 문수를 깨운 강두



지독한 악몽은 끝날 줄을 모른다. 지독한 외로움에 어쩔 줄 몰라 공사 현장으로 온 강두는 다시 악몽에 시달린다. 함께 3층 아이스크림 가게에 있었던 문수의 첫사랑 성재. 강두는 성재를 기억하고 있었다. 화려한 외모와 반짝이던 운동화. 축구를 하던 자신의 낡은 축구화와 극단적으로 비교되던 그의 신발을 강두는 기억하고 있었다. 


문수가 어렵게 구조된 후 남겨진 강두를 찾는 이는 성재였다. 무너진 건물에 묻힌 성재는 도와달라고 했다. 살려 달라는 그를 위해 힘겹게 무너진 벽을 밀어내던 강두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신발은 먼지로 가득했고, 다리는 이미 몸과 분리된 상태였다.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싸움을 하는 강두는 견디기 어렵다. 그 지독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마마는 공사 현장에 있는 땅을 보러 왔다가 쫓겨나 집으로 돌아가다 문수를 만났다. 친절한 문수에게 돈을 건네며 언제 다시 만날지도 모르는데 신세 지고 싶지 않다는 마마는 그렇게 쓰러지고 말았다. 


제영은 알고 있다. 마마가 오래 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사람을 경계하며 살아왔던 마마는 친근한 문수가 두려웠다. 밀어내고 싶었지만 문수는 살갑게 마마를 대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마마는 문수의 손을 잡으며 차가운 벽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마마가 먹고 싶다는 복숭아 통조림을 산 문수는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의사인 재영은 마마를 급하게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문수는 그날 월차를 냈다. 그리고 그녀는 강두가 발견한 희생자 최일두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했다. 강두와 함께 가고 싶었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 그로 인해 마마를 만나게 되었다. 


문수는 어쩌면 마마에게서 최일두 어머니가 생각났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버려진 이들의 죽음. 그 죽음의 가치와 의미가 얼마나 무거운지 알고 있는 문수에게는 쉽게 외면할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이런 문수에게 마마는 강두를 소개시켜주고 싶었다. 참한 색시가 자신이 사랑하는 강두와 만나고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으니 말이다. 


청소를 시키는 마마에게 화를 내는 강두. 중요한 서류와 거래처 장부 등을 이야기하는 마마를 보며 강두는 불안하다.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마마가 죽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런 바람과는 언제나 다르게 흘러갈 뿐이니 말이다.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강두와 문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키우기 시작했다. 누가 강압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그 감정은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찾아왔다.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문수가 사온 아이스크림을 모두 먹고 이모티콘을 만들어 문자를 보내는 강두는 이미 사랑 중이다. 


문수가 희생자 최일두 어머니 장례식에 갔다왔다는 말을 듣고 뭉클한 강두. 마침 오는 버스를 잡기 위해 문수의 손을 잡고 뛰는 강두. 그렇게 버스를 태워 보내는 강두와 버스 끝까지 달려와 강두를 바라보는 문수. 그렇게 자리에 앉아 문수는 여전히 남아있는 강두 손의 온기를 확인한다. 그게 사랑이라는 것을 문수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택시 타고 가도 되는데"라는 문수의 혼잣말 속에 그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좀 더 강두와 있고 싶은 마음이 문수에게 있었으니 말이다. 외면하고 싶었던 이 남자. 지독할 정도로 망가진 이 남자 피하고 싶었다. 반듯하고 멋진 남자와 사랑하고 싶다는 문수의 바람은 언제나 과거의 기억과 고통에 막혀 있었다. 


절친인 완진에게 좋은 사람이니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며 주원의 마음을 애써 외면하는 문수는 그랬다. 자신으로 인해 첫사랑 성재는 사망했다. 자신이 그곳으로 부르지 않았다면 지금 행복하게 살았을 성재는 그렇게 문수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끝났다고 생각할 때 찾아오는 것이 사랑' 마리가 한 이 말은 실제 그들에게 이어졌다. 희생자 가족을 만나기 위해 나서던 문수는 엄마의 행동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모가 발라준 립스틱. 예쁘다는 이 말에 엄마는 무너졌다. 떠나보낸 딸에게 그날 엄마는 립스틱을 발라주며 예쁘다고 했다. 


두렵다. 문수의 입술을 문질러 지우며 너는 그러면 안 된다고 소리치는 엄마. 당황해 왜 그러냐는 문수에게 엄마는 어린 애에게 립스틱을 바르고 그래서 그렇게 되었다고 오열했다. 애써 참았지만 엄마는 힘들었다. 딸의 작은 변화 평생 화장도 하지 않았고, 피부 관리도 하지 않던 문수가 달라졌다. 그게 두려운 엄마는 과거의 기억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지워진 립스틱. 그리고 애써 눈물을 참으려 해도 참기 힘든 현실. 그 모든 것을 멀리 서 보고 있던 강두는 예정된 약속을 깨고 문수와 놀이공원에 함께 간다. 평생 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곳에 그들은 갔다. 지독한 두려움과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강두와 문수는 결코 남들처럼 행복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에 갇혀 살아야 했다. 


겨우 회전목마를 타는 것이 전부인 그들은 행복할 수가 없었다. 어색한 놀이공원 나들이 끝에 강두는 문수를 의도적으로 흔들었다. 무조건 괜찮다는 문수.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가 애처로웠다. 이는 곧 스스로 자멸하는 길임을 강두는 알고 있었다. 


강두로 인해 안에 있던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한 문수. 그런 문수에게 더 소리치라는 강두.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좀 더 알아가기 시작했다. 술에 취해 처음으로 편안한 모습을 보이는 문수의 행동이 낯설기는 했지만 싫지는 않았다. 그렇게 문수는 강두에게 키스를 했다. 그리고 "고마워"라는 말을 남기고 그의 품에서 잠들었다. 


술에 취해 한 행동이기는 하지만 "고마워"라는 말 속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준 사람이라는 점에서 문수에게 강두는 특별하다. 잠에서 깨 어색함이 흐르는 상황에서 가자며 손을 건넨 강두와 그런 그의 손을 바라보는 문수.  

 


강두와 문수의 위태로운 사랑과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희생자 가족들을 찾아다니는 여정은 그들에게는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추모비를 통해 둘은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있었다. 남을 위한 행동이라 생각했던 그 모든 것은 결국 무너지기 직전의 강두와 문수를 회복시키는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아직, 있다'는 루시드 폴의 노래는 여전히 강렬함으로 자리하고 있다.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들. 세월호 참사는그렇게 여전히 아직 그곳에 있다. 희생자와 그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 그 고통은 영원히 함께 가져가야 할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 지독한 고통의 기억들을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담담하게 하지만 강렬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린 여기 있고, 아직 그들 역시 그렇게 있다고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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