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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화유기 주말 결방 tvN 총체적 난국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by 자이미 201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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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화유기>가 2회 방송 후 결방이 결정되었다. 결방 과정에서 배우들에게 통보도 늦어 논란을 자초한 <화유기>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2회 방송사고는 충분히 예방이 가능했지만, 안일함이 만든 결과였다. 그리고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 부상 역시 안일함이 만든 인재였다. 


화유기와 tvN;

박볼트 박홍균에 대한 비난부터 tvN에 대한 분노까지 화유기로 촉발된 위기 상황



2회 역대 최악의 방송사고를 낸 <화유기>는 3회 방송 후 한 주를 쉰 후 방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휴식과 함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급하게 김정현 피디를 투입해 현장을 보다 원활하게 이끌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뒤늦게 드러났지만 <화유기> 촬영장에서 첫 방송이 되기 전 미술팀 스태프가 추락해 중상을 입은 사고가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촬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장의 과도한 요구가 빚은 참사였다. 더 큰 논란은 이 사실을 제작사와 방송사가 모두 숨긴 채 첫 방송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사고를 당한 현장 스태프는 하반신 불구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처자식이 있는 피해자는 그렇게 외면 당했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며 고용노동부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CG 사고까지 발생했다.  


존재할 수도 없는 최악의 방송사고는 어쩌면 예고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현장에서 스태프가 큰 중상을 입고, CG 분량은 많은데 결과물은 더딘 상태였다. 여기에 방송일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그 상황에 맞추기 위해 노력은 했지만 결과는 최악이 되었다. 


사전 촬영이 되어 있었고, 제작사는 8회 분량을 촬영 중이라는 말도 했다. 이 말은 충분히 시간이 확보되었고, CG 사고가 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이 과정에서 뭐가 문제인지에 대해 제작사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CG 작업팀의 문제인지 아니면 최종 편집자의 잘못인지 가려지지 않았다. CG가 미완성임에도 방송 강행을 위해 그대로 편집했다고 해도 그건 최종 결과물을 내는 이의 잘못이다. 이런 식의 주먹구구라면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추락 사고와 함께 무너져 내린 세트장 천장을 보수했는데도 곳곳에서 천장을 지탱하는 목재와 합판 사이가 벌어져 있었다. 또한 세트장 내부 이동 통로는 매우 어둡고 비좁은 데다 바닥에 각종 케이블과 목재, 페인트 등 인화물질이 어지럽게 놓여 있어 낙상 사고나 화재로부터 매우 취약한 구조였다. 세트장을 재설치하거나 보강하지 않고 현장을 땜질식으로 수습해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따르면 <화유기> 세트장은 제2의 사고가 우려될 정도로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이번 사고는 말 그대로 예고된 인재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화유기> 촬영 현장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촬영 현장이 이런 식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천만 영화와 엄청난 수익을 내는 드라마들이 만들어지고 있기는 한다. 하지만 정작 촬영 현장의 환경 문제와 스태프들에 대한 처우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제작사와 스타와 작가들은 큰 돈을 벌고 있지만,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은 여전히 박봉에 말도 안 되는 노동 시간에 시달리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현장 책임자인 이철호 JS픽쳐스 미술감독은 '샹들리에 설치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조명 등을 달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고지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또 추락사고 직전 피해자가 천장에 올라간 사실, 천장이 무너져 내린 사실을 목격하거나 알지 못했다고 했다가 현장 검증에서는 바로 옆 소파에 앉아 반쯤 잠든 상태였다고 답하는 등 진술도 일관되지 않았다"


언론노조는 면담에서도 제작사 측이 책임을 회피했다고 한다. 한 스태프가 중상을 입은 사고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이 정상은 아니다. 그저 조명을 달아야 할 것 같다고 고지했다는 식의 발언이 사실일 것이라고 믿는 이유는 없다. 절대적인 갑을 관계 속에서 지시가 존재했고, 을인 그들이 이를 무시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사고 당시를 몰랐다고 부인하던 미술감독은 현장 검증에서는 사고 지점 바로 옆 소파에 앉아 반쯤 잠든 상태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철저하게 사실을 부인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행동이 비난을 받는 이유가 되고 있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화유기> 사태는 그냥 대충 넘어갈 일이 아니다. 


박홍균 피디는 '박볼트'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전작들에서 보인 모습으로 인해 만들어진 별명이다. 배우들이 좋아할 수 없는 감독이라는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완벽주의자라 수없이 반복해서 촬영을 한다는 증언들은 언뜻 대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떨어지는 능력을 반복되는 촬영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크게 달라질 것도 없는 상황을 무한 반복해서 촬영한다는 것은 감독 스스로가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지 완벽주의자의 자세는 아니다.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김원석 피디에게서는 이런 문제점들이 드러나지 않는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후반 작업에 철저한 김원석 피디는 완벽주의자이지만 현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힘들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는 크다. 


박홍균 피디의 초기작인 <늑대>는 <화유기>와 유사하다. 방송 초반 주인공인 에릭이 촬영중 큰 부상을 당했다. 한지민 역시 부상을 당하며 이 드라마는 단 3회 만에 종영되었다. 이런 문제는 이후 작품들에서도 지속적으로 나왔다고 하니, 박 피디의 작품에는 부상과 불안함이 공존하는 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작품에서 문제가 노출되고 비난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된다면 이는 결격 사유가 될 수밖에 없다. '뉴하트' 촬영 당시 2, 3분 분량의 수술 장면을 24시간 촬영했다는 지성의 고백은 충격이다. 이건 완벽주의가 아니라 제대로 촬영을 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로 읽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능력 부족을 열정으로 포장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선덕여왕> 촬영 당시에도 고현정은 최악의 환경에서 무한 반복 촬영에 시달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화장실도 없는 산속에서 며칠 동안 촬영을 하고 세트장은 더럽고 식사 역시 부실했다고 한다. 주연 배우가 이 정도였다면 현장 스태프들이 겪은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함께 찍었던 배우들이 공개적으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화유기> 문제는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확신으로 이어진다. 예고된 참사에서 제작사는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그 열악한 환경에서 제작 스태프는 추락해 하반신마비 상태가 되었다. 


방송사고 이후 대처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의 연속이다. 작은 부상이라고는 하지만 촬영 현장에서 다시 스태프 부상이 발생했고, 촬영이 무산되고 방송 역시 갑작스럽게 취소되는 등 역대급 논란이 쏟아지고 있는 <화유기>는 조기 종영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작가인 홍자매만이 아니라, 이승기와 차승원에게도 <화유기>는 중요했다. 물론 박 피디에게도 부진을 씻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성공이 간절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총체적 난국 속에서 <화유기>는 재앙이 되고 말았다. 이는 tvN에 대한 불안과 불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예능은 나영석 사단 외에는 존재감이 없고, 드라마 역시 큰 차이가 없다. 외부의 스타 작가의 작품이 아니면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혼술남녀> 이한솔 피디 사망 사고 후에도 변한 것이 없다는 지적이 <화유기>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열악한 작업 환경은 결과적으로 tvN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한솔 피디 사망 후 바뀐 것이 없다는 지적은 중요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지독한 노동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사건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바뀐 것이 없다면 이는 CJ E&M의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외피를 늘려가며 거대한 왕국을 건설하는데 집착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은 과거 열악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큰 문제다. 


그저 열정 페이와 노동력 착취로 일궈 놓은 성과는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는 점에서 <화유기> 사태는 쉽게 넘겨서는 안 된다. 물론 <화유기> 하나로 CJ 전체의 문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불합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고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촬영 현장부터 바꾸지 않는 한 구조적 문제를 풀어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들은 큰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제작사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 한 <화유기> 사태는 이후에도 무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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