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그냥 사랑하는 사이 8회-놀이터와 버스정류장 그리고 국수집 그냥 사랑하는 사이다

by 자이미 2018. 1. 3.
반응형

오늘이 내일이 되는 별일 없는 지금이 난 참 좋다. 그런 일상의 삶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행복일 것이다. 우리 모두 행복이란 거창한 그 무언가에서 나올 것이라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 행복은 그런 일상 속 작은 행복에서 제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고된 균열;

사랑이 깊어지면 드러나는 상처, 그 아픈 기억들 속에서 진짜 사랑이 드러난다



"다행이다 너라도 괜찮아서"라는 강두의 이 한 마디는 모든 것을 정의한다. 이타적인 그의 마음이 적나라하게 잘 드러난 대목이니 말이다. 자신은 10년 동안 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문수는 머리를 다쳐 기억을 모두 잃었다. 그런 그에게 다행이라는 강두의 마음은 사랑이다. 


지독한 고통 속에 문수의 품에 안긴 강두. 그런 강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면 둘의 관계는 더 빨리 좋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완진의 비명 소리에 옥상으로 올라간 문수. 그런 미묘한 변화를 알지 못한 강두는 그저 그런 자신의 행동이 성급했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영원히 떠날 것 같지 않는 환영과 환청. 그 지독한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강두에게 상만은 가장 현명한 답을 내놓는다. 남들은 바보라고 하지만 상만이 이야기를 했듯, 용서할 때까지 사과를 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하지만 그 죄책감의 근원은 강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힘들기만 하다. 


공사 현장 자재까지 빼돌려 공사를 막는 현장 소장으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 강두는 해법을 찾아낸다. 발로 뛰어 자재를 찾아냈으니 말이다. 트럭을 몰던 아버지를 동경했던 문수는 그렇게 힘들게 특장차 면허를 땄었다. 그렇게 직접 대형 트럭을 몰고 공사 현장으로 향하는 그들의 모습은 든든할 정도였다.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웃음을 짓는 문수는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게 된 현실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에 문수 아버지도 놀라고, 사진을 보느라 정신이 팔려 전봇대에 부딪치는 것조차 상관없는 강두도 행복하다. 


고장 난 보일러를 고치던 문수. 낮 일로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그녀의 집까지 찾은 주원은 문수의 일을 대신 하고 함께 식사까지 한다. 이런 모든 것이 행복한 주원은 평범한 행복이 그리웠는지도 모른다. 강두는 싫어하던 문수 엄마는 주원이 마음에 든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직업이 있는 주원을 좋아하는 것은 어머니로서 인지상정이다. 


집밥이 그리운 것은 주원 만이 아니다. 사고 후 10년 동안 지독한 삶을 살아왔던 강두에게 라면은 일상이었다. 문수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런 삶이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수를 만난 후 부쩍 외로워지고 행복을 갈구하게 되었다. 그렇게 문수는 찾지 못하고 할머니를 찾은 강두. 그런 강두에게 통조림만 늘어놓은 할머니 숙희 역시 외로운 사람이다. 


지독한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강두. 하지만 그런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니니 그저 받아들이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숙희.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면 된다는 숙희는 정말 강두가 행복해지기를 원하고 있다. 병원에서 우연히 만났던 문수를 강두에게 맺어주고 싶은 숙희의 마음 역시 문수 어머니와 같이 인지상정이다. 


병원에서 재회해 숙희 가게에서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은 그래서 흥미롭다. 그리고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려는 강두. 차마 발을 떼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그에게 뒤에서 등을 밀어주는 문수. 머리가 둥글다며 말 안 들었을 것 같다는 문수와 그런 그녀의 머리를 만지며 "착했나 보네"라며 안는 강두는 사랑하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서로의 손을 잡은 채 보내지 못하고 떠나지 못하는 강두와 문수는 사랑 중이다. 동생을 먼저 보내고 그 안에 한 사람을 더 두고 왔다며 "나빴지?"라고 말하는 문수. 강두는 그 사람이 자신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문수는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 


현재 기억에서 지워진 강두가 아니라 말이다. 그런 문수에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곁을 지켜주는 강두는 깊게 사랑하고 있다. 그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 취한 그들에게 행복은 아직은 사치였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희생자 가족들은 생존해 있다. 그리고 은행 직원은 강두를 보고 분노했다. 


강두 아버지가 철근을 빼돌렸다며 분노하는 상황에서 문수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철근을 빼돌려 쇼핑몰이 무너진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 말이다. 건축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문수도 흔들릴 정도로 그들은 상처 입은 사람들이다. 노노갈등을 부추겨 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처럼, 희생자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청유건설은 그래서 나쁘다. 


알면서도 밝히지 않은 주원이 나쁘다는 유진. 그런 유진에게 법적으로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청유건설이 죄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주원. 그 지독한 갈등과 분노는 주원이 문수에게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절반 정도는 사랑일지 모르지만 온전하게 문수를 사랑한다고 할 수 없는 주원.


강두 아버지 일로 혼란스러운 문수. 그런 상황을 알고 있는 주원은 기회라 생각하고 문수에게 다가선다. 하지만 문수에게는 주원이 아닌 강두의 자리만 존재할 뿐이었다. 전화를 받지 않는 문수에게 국수 먹으러 간다는 말은 그녀 아버지 집으로 와달라는 부탁이었다. 


주원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도 강두 생각만 하고 있는 문수는 그렇게 서둘러 국수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주원은 그녀를 데려다 준다는 명분 하에 아버지의 집까지 함께 한다. 그리고 자기와 함께 있으며 남 생각하는 것이 싫다는 주원의 말과 이를 골목에서 몰래 들어야 하는 강두. 참 사랑 힘들다. 


문수의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강두를 싫어한다. 변변한 직업도 없는 그를 자신의 딸과 사귀는 것을 찬성할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그런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강두는 자신이 멀어지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최선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멀어지면 문수가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해질 것이라는 생각은 우둔한 판단 착오일 뿐이다. 


뭐든 잘하는 하지만 그래서 '슈퍼우먼'이 되고 싶지 않은 문수. 모든 일을 잘해야만 될 것 같은 그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스스로 만든 굴레였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 지독한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말이다. 놀이터와 버스정류장, 그리고 국수집 앞에서 보여준 강두와 문수의 사랑은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드라마이지 잘 보여주는 장면들이었다. 


거대한 재난에서 힘겹게 살아난 사람들. 그렇게 남겨진 그들의 고통을 들여다보며 사랑을 통해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분명 대단한 드라마다. 완벽한 조화 최고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는 이 드라마는 대단한 이유 없이 '그냥' 사랑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감사할 정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