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16. 10:25

그냥 사랑하는 사이 11회-나문희 떠나보낸 이준호, 파란약은 죽음인가 희망인가?

강두가 너무나 사랑하고 의지하던 마마가 사망했다. 붙잡고 싶었지만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그 죽음 앞에서 강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방식으로 마마와 이별을 해야 했다. 그 헛헛함을 이겨내기도 전에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는 강두에게도 전염되었다. 


지독하게 애절해진 사랑;

지금 안 가면 내가 이 손 안 놓는다, 문수를 향한 강두의 마지막 사랑



강두의 부탁으로 그렇게 싫어하던 병원에 입원한 마마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갑자기 높아진 뇌압으로 인해 긴급 수술을 했지만 고령에 수술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두려워하던 일이 벌어진 셈이다. 호흡기로 겨우 연명하는 마마를 바라보며 오열하며 살려내라고 외치는 강두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 두려웠다.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어머니마저 일찍 세상을 떠난 후 내던져진 남매. 강두가 할 수 있는 일은 여동생을 어떻게든 보호하고 키워내는 것이 전부였다. 그 어린 나이에 당돌하게 사채업자를 찾아갔던 강두는 그곳에서 마마를 만났다. 그 인연은 10년이 넘게 이어졌고, 강두나 마마에게는 가족이나 다름 없었다. 


강두에게 마마는 가족이다. 그런 가족을 잃은 강두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이라는 그 마음이 주는 간절함은 모든 것을 잃은 듯한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마마 장례를 치른 후 그저 잠만 자는 강두와 그런 그를 위해 조용히 강두를 살피는 문수. 


문수를 위해 매일 장을 봐 여인숙 주인 아주머니에게 건네는 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슬퍼하는 강두를 위로하는 방식은 그렇게 흔들리지 않고 곁에서 그를 지켜 봐주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홀로 남겨진 엄마의 헛헛함을 보며 미안해 하는 문수는 웃음을 잃은 채 10년을 살아왔다. 


마마는 강두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청유건설이 짓고 있는 타운의 가장 중요한 부지를 가진 이가 바로 마마였다. 그 모든 것을 강두에게 넘겼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들 혹은 손자 같았던 강두에게 주면서 유언장을 남겼다. 해야 할 일들 목록을 받아 들고 묵묵하게 해결하던 강두는 마지막 문장에서 막혔다. 


마마가 운영하던 가게에 들려 가끔 청소하라는 말은 차마 지키기 어려웠다. 가게 앞까지 가기는 하지만 들어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들어서는 순간 무너질 것 같은 강두에게 그건 큰 용기다. 그리고 "있는 힘껏 행복하라"라고 유언을 남긴 마마. 강두에게는 너무 힘겨운 일이다. 사고 후 한 번도 행복이라는 단어는 떠오르지도 못할 정도로 낯선 단어였으니 말이다. 


강두는 결정했다. 엄청난 돈으로 편하게 살라는 마마의 마음과 달리, 강두는 그 땅이 가지는 가치를 파악했다. 청유에서 짓고 있는 엄청난 사업의 핵심 부지가 바로 마마의 땅이다. 그리고 그곳이 바로 쇼핑몰이 무너진 장소이기도 하다. 빌려준 돈을 그 땅으로 받은 마마는 강두에게 유산으로 남겼다. 


강두는 그 땅에 추모비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엄청난 돈이 생길 수도 있었지만, 강두에게는 그게 행복일 수 없었다. 남겨진 이들이 모두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그 지독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이기 때문이다. 고가의 실버타운 주차장 자리에 추모비를 건립하겠다는 강두. 정 이사도 이를 거절할 수가 없다. 약자는 곧 강두가 아닌 자신이니 말이다. 


"억지로 안 되는 건 그냥 둬라. 슬픔은 노상 우리 곁에 있어. 그냥 받아들여라" 마마가 힘겨워하는 강두에게 했던 말이다. 문수를 사랑하지만 감히 그녀를 사랑할 수 없다는 강두. 좀처럼 가기 힘들었던 마마의 가게 앞에 그녀가 좋아했던 것들이 가득했다. 


콜라와 과자, 꽃들이 가득한 가게 앞. 사회가 외면한 이주 노동자들을 돕던 마마를 기리는 수많은 이들의 손길이 그렇게 이어지고 있었다. 힘을 내 가게를 찾은 것은 강두만이 아니었다. 문수는 할머니와 강두, 마리가 돌보던 길고양이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했었다. 고양이 사료를 사다 복숭아 통조림을 사서 가게를 찾은 문수. 


강두와 문수를 시작으로 사람들은 그 빈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마리는 마마가 항상 찾던 햄버거를 사들고 왔고 상만은 과자를 그곳에서 치료를 받았던 이주 노동자는 꽃 한 송이를 사들고 왔다. 침묵을 깨고 마지막으로 들어선 이는 강두 동생인 재영이었다. 마마의 짐을 가지고 들린 재영까지 마마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은 그녀가 없는 그곳에서 함께 했다. 


모두가 명확하게 알지 못하던 마마의 과거는 이주노동자가 잘 알고 있었다. 마마 남편은 빨치산이었고, 고아였다. 미군 부대에 있다 가수가 아닌 간호병으로 따라 다녔다고 한다. 남편 사망 후 돈을 모으기 위해 사채업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돈을 모아 사회에서 버린 이들을 돕는 일을 해왔다.  


모두가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는 상황에서도 강두 만은 무표정이다. 그는 이것으로 위로가 되지 않았다. 마지막 생존자였던 강두는 시체와 며칠을 같이 있었다. 강두를 현재까지 괴롭히고 있는 그 남자는 한 번도 대화를 해보지 못한 사람이다. 시체와 함께 있으며 강두 스스로 만들어낸 존재일 뿐이었다.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품고 살아가는 강두. 그 지독한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먹는 파란약이 문제인지, 이미 망가져버린 몸을 파란약이 버틸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분명한 사실은 강두에게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많이 슬퍼해야지 그래야 나중에 편해질 거 같아. 우린 못 그랬잖아. 서로 화내고 미안해 하느라" 


눈이 안 없어지고 입만 웃는 강두. 문수에게 모든 것을 들키는 강두. 강두의 슬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문수는 아버지 앞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많이 슬퍼하지 못해 평생 후회하고 힘겨운 문수 가족을 위한 언급이기도 했다. 


떠나보낸 후 마음껏 슬퍼하지 못하고 참아내다 무너져버린 가족은 그렇게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죄책감과 자책으로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문수 가족. 문수는 깨달았다. 지독한 슬픔을 지나야 비로소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지독한 고통에 잠에서 깬 강두. 집 앞까지 갔다 되돌아와 마마 가게를 다시 찾은 문수. 그런 문수에게 빨리 가라는 강두와 자신이 힘들 때 옆에 있어줬다며 자신도 곁에 있겠다고 한다. 그런 문수의 손을 잡은 강두는 "난 분명히 가라고 말했다. 지금 안 가면... 내가 이 손 안 놓는다"는 말로 용기를 냈다. 


너무 사랑하지만 그래서 가까이 갈 수 없었던 강두는 마마가 이야기 했던 "네 멋대로 살아라"는 명령을 뒤늦게 따르게 되었다. 지독한 고통 속에서 힘겹게 찾은 사랑. 강두와 문수의 애틋한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마마를 떠나 보낸 후 시작된 그 사랑. 그 사랑 뒤에 도사리고 있는 파란약은 죽음의 암시일까? 아니면 새로운 희망이 되어줄 것인가? 불안하기만 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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