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31. 09:43

JTBC 뉴스룸-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미투 운동 사법 개혁 이끈다

간증과 회개만 하면 자신의 모든 죄는 사해지는 것일까? 황당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말 장난을 하던 범죄자에 분노한 서 검사는 큰 용기를 냈다. 방송 출연 후 서 검사를 응원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하루 종일 서 검사에 대한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졌다. 그렇게 미투 운동은 시작되었다. 


미투 운동 사법 개혁도 이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사법 적폐 논란 속 대대적 개혁은 시작된다



안태근 전 검사는 대형 교회에서 간증을 하며 스스로 위안을 찾았다. 당사자에게는 사과조차 하지 않은 그 자는 거대 병원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에 합류하며 자신이 대단한 가치를 만든 존재인 것처럼 자체 미화하기에 급급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뇌관은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침묵 아닌 침묵을 할 수밖에 없었던 서 검사는 안태근의 회개 발언을 듣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참을 수 없는 모욕감과 수치심으로 유산까지 했던 서 검사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 사실에 대해 처벌을 받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 피해자를 찾아 사과는 했어야 했다.


정작 해야 할 사과는 하지 않은 채 자신과 가족을 위한 위안 찾기에 몰두했던 안태근은 그래서 용서 받기 어려운 존재일 뿐이다. 우병우의 최측근으로 사법 시스템마저 무너트렸던 인물은 좀처럼 반성하지 않는다. 법꾸라지들처럼 법을 잘 안다는 이유로 법을 피해 다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뒤 정치권에서도 즉각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즉시 성명서를 내고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사회 곳곳에서 수많은 이들은 서 검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했다. 그리고 그 '#Me Too'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방송 인터뷰에서 다 하지 못했던 수많은 증언들은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SBS 뉴스에서는 전직 여검사가 자신 역시 서 검사와 비슷한 성추행을 경험했었다고 밝혔다. 그 여검사의 경우도 문제재기를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사직 요구였다고 한다.


가장 청렴하고 법 앞에 평등하고 강직해야 할 검찰 조직이 이토록 부패했다는 사실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사법 개혁이 절실하다는 국민들의 바람은 이런 추악한 진실은 아니었다. 정치 검찰들의 횡포가 더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 조직은 국민이 아는 것 이상으로 더 추한 조직이었음이 서 검사의 용기로 드러나게 되었다.


우병우 라인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검찰의 현주소는 과거 공안 검찰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든 검사가 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그들의 법이라는 감투를 쓰고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는 괴물들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판사 조직이 바르다고 할 수도 없다. 양승태 체제에서 행한 수많은 악행들은 경악스러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법 적폐만 바로잡아도 대한민국은 보다 발전할 수 있다. 삼권분립마저 붕괴시키려던 자들이 바로 사법부였다. 스스로 정치 권력화하겠다고 나선 사법 적폐들은 청산되어야 한다. 그들이 청산되지 않는 한 법치주의 국가 대한민국 법은 제대로 실현될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영화 <굿 윌 헌팅> 의 주인공, 청소부 윌은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었지만 늘 세상과 불화 했습니다. 어린 시절 양아버지의 폭력에 고통 당하면서도 오히려 자신을 책망했던 소년. 마음 속 깊이 담아 놓았던 그 상처 탓이었을까… 세상을 향해 굳게 닫혀있던 그의 마음을 녹인 한마디는 별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수 없이 반복된 위로의 말을 들은 윌은 끝내 울음을 터뜨리게 되지요. 무언가 해결책을 내어준 것도 아니었고 달라진 상황은 하나도 없었지만…그는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불가항력으로 인한 고통. 항상 자책해왔지만…그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기에…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제 뉴스룸에서 만난 서지현 검사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을 그 일을 겪은 이후 긴 시간 그를 괴롭혀온 것 역시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모두가 모른 척…" "내가 환각을 느끼는 게 아닐까…" "남자 검사 발목 잡는 꽃뱀이라 비난…" "인사 불이익… 직무감사… "항변할 수조차 없이 모든 것이 자연스레 비쳐졌던 당시의 상황.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오히려 문제시했던 조직의 분위기. 성폭력 범죄의 경우 가해자와 동조자, 혹은 방관자들이 만들어내는 가장 비겁한 방법은 피해자의 수치심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하죠. 그렇게 해서 '문제는 너에게 있다', '잘못은 너에게 있다'는 가해자의 논리를 피해자의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입니다"


""술을 마셔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일 있었다면 사과드린다"-안태근 전 검사 

"보고 받은 적도, 덮으라 말한 적도 없다" - 최교일 당시 검찰국장검사"


"서지현 역시 8년이란 시간을 불가항력으로 자신을 지배했던 가해자의 논리와 싸워야 했지만 결국, 진정한 사과를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은 검사 서지현 한 사람이 겪어낸 부조리가 아니라 세상의 곳곳에서… 지극히 평범하고 힘없는 또 다른 서지현들이 겪었고, 당했고, 참으라 강요 당하고 있는 부조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 시간 마음을 다쳐온 그는 자신 스스로를 향해 그리고 똑같은 괴로움으로 고통 당했을 또 다른 서지현들을 향해서 말했습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대단한 것이 필요 없었다. 작은 위로 하나 만으로도 평생 자책해왔던 이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손 앵커의 '앵커브리핑'은 영화 <굿 윌 헌팅> 속 대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의미를 극대화 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 의해 억압 받는 현실을 잘 표현한 위로였다. 


지독한 고통 속에서 8년을 버텨왔던 서 검사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향해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그 안에는 자신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가해자인 안태근은 교회를 빌어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고 억울함 속에서 종교의 힘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주장하기에 급급했다. 


피해자인 서 검사는 방송을 통해 모든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응원을 보냈다. 일반인이 아닌 검사라는 직책을 가진 이마저도 이처럼 처참한 상황에 놓여야 하는 현실. 그건 비정상이다. 그런 점에서 서 검사의 용기는 위대한 시작이 될 수밖에 없다. 


사법 적폐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그들에 의해 막혀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 내 만연한 성폭력 폭로는 다른 측면을 통해 사법부 전체의 개혁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공수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뉴스룸은 마지막 멘트가 끝나고 오늘의 노래로 케샤의 'Praying'이 선곡되었다.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케샤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이 곡은 케샤 본인이 자신의 전 프로듀서인 닥터 루크에게 제기한 성폭행 소송에서 패한 후 다시 일어서겠다는 다짐은 담은 곡이다. 


영화계가 검은 옷으로 '미투' 운동을 이끌었다면 음악계는 하얀 옷으로 '미투' 운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부른 케샤의 'Praying'은 그렇게 대한민국에도 울려 퍼지고 있다. 그렇게 사회적 변화는 작은 울림에서 시작된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는 사법부 적폐 청산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여전히 만연하고 있는 낡은 가치관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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