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30. 11:09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최순실 찾아 움직인 미세먼지 같은 삼성의 힘

삼성공화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삼성은 어떤 존재일까? 2심 판사의 노골적 삼성 편들기가 현실일 것이다. 삼성은 나라 위에 군림하는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그 판사는 노골적인 방식으로 외쳤으니 말이다. 최순실이 삼성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삼성이 최순실을 찾아내 활용했다는 사실은 그래서 흥미롭다. 


독가스 같은 삼성;

일본식 총리제로 장기 집권을 원하는 정치꾼들의 개헌 요구, 국민이 반대한다



이명박근혜는 기묘한 존재들이다. 그들이 한나라당 시절 대선 후보로 싸우는 과정에서 이들은 적이었다. 하지만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후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그들은 동지였다. 신랄하게 싸우던 당시 그들의 주장이 현재 모두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그들의 죄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던 그 해, 한나라당 대선 후보 토론회를 보면 모두 알 수 있다. 현재 검찰에 의해 밝혀진 모든 죄목들이 당시 이명박근혜에 의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자들은 그렇게 황당하게 대통령이 되었다. 


박근혜와 최순실, 그리고 이명박이 함께 있는 사진은 이제 전설이 되었다. 젊은 시절 그들이 함께 했던 사진이 이렇게 지독한 운명처럼 소환될 것이라고 그들도 몰랐을 것이다. 전두환 노태우에 이어 두 명의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된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의 의지와 바람은 단 하나다. 법대로 하자. 


삼성 승계 문제는 오래 전부터 꾸준하게 언급되어왔던 일이다. 그걸 모르는 이는 없다. 물론 2심 재판부의 판사는 외면하고 아니라고 했다.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모든 것이 뒤틀려버린 상황 속에서 SBS는 삼성의 에버랜드 땅에 대한 집중 보도를 했었다. 


이재용의 승계를 위해 삼성이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지 에버랜드 땅 값의 변화를 보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게 되고, 이 부회장이 거대한 이익을 보게 되는 과정은 씁쓸하다. 세금은 내지 않으며 부당한 방식으로 승계를 이어가는 그들의 세습은 결국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500조가 넘는 삼성이라는 거대한 그룹을 17조를 가진 이재용이 움직이고 있다. 이는 기이할 수밖에 없다. 주식회사이지만 주식회사라고 볼 수 없는 이 기괴한 구조는 결과적으로 무리한 상황들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다.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결정되어야 할 문제들이 삼성에서는 '실'로 불리는 특별한 조직에서 도맡아했다. 


비서실로 시작해 이제는 미전실로 진화한 이 조직은 삼성의 실세다. 그곳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미전실의 실체는 섬뜩하다. 장충기 사장의 톡에 남겨진 수많은 사안들은 삼성이 실질적인 대한민국의 지배자였음을 보여주었다. 


삼성 시스템은 일본 재벌들의 방식을 모방했다. 철저하게 관리하는 방식을 차용해 국정원과 손잡고 삼성만의 방식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삼성의 거대한 힘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건 사장이 놀랐던 부분은 청와대를 움직인 부분이었다고 했다. 


이완수 변호사를 감사원 사무총장에 앉힌 것은 다른 누구가 아닌 삼성이었다. 장충기 사장과 국정원이 직접 나눈 대화에서 그들은 청와대를 움직이고 있었다. 유력한 후보를 제거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완수 변호사를 감사원 사무총장 자리에 앉히는 순간 삼성은 이미 국가 위에 군림하는 존재였다. 


삼성의 변화는 자동차 사업 후라고 지적했다. 이건희 회장이 자동차 광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게 자동차 사업을 갈구하던 이 회장은 노태우 정권에서는 실패했지만, 김영삼 정부에서 자동차 사업을 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로비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동안 독재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하는 것은 단순하다. 독재자 하나에게 집중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권력이 나뉘는 상황에서는 대통령 하나로 문제를 풀 수는 없었다. 보다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로비를 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삼성의 로비는 바뀌었다. 말단 직부터 한직으로 물러난 이들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는 체계는 집요하다.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돈의 힘으로 필요한 모든 이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삼성. 그 변곡점은 최순실이었다. 충성 경쟁을 하던 장충기는 최순실을 찾아냈다. 박근혜와 특별한 관계인 최순실을 이용해 3대 세습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국민연금까지 움직여 만들어낸 이재용을 위한 승계 작업은 그래서 씁쓸하다. 


삼성을 위해서라면 진보와 보수 언론에 차이가 없다. 모두가 하나 같이 삼성을 위해 뛰었다. 그렇게 돈은 권력의 중심이 되었다. 전직 대통령인 박근혜와 최순실은 국정 농단으로 구속되어 35년과 30년 형을 받았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2심 판사에 의해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이 상황이 보여주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 명확하다. 돈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 사회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니 말이다. 


대통령 발의에 의해 개헌 논의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이 논의가 정리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자한당은 일본식 총리제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하기 힘들지만, 300명의 국회의원들 중 권력을 나누는 것은 쉽다는 판단에서다. 


몰락해가는 일본식 총리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이 한심한 무리배들은 정치꾼들일 뿐이다. 국민을 위한 개헌이 아닌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개헌을 요구하는 집단은 더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 현행 선거구제인 소선거구제가 아닌 '중대형 선거구제' 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기 위해 일본식 총리 내각제를 요구하는 것은 자신들 밥그릇을 차지하겠다는 탐욕일 뿐이다. 몰락을 위한 선택을 요구하는 것은 범죄다. 선거구제 자체를 바꿔 진정한 권력 분산을 하는 것이 해법일 수밖에 없다. 지역 분권을 보다 공고하게 하고,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보다 다양한 정치 세력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법이 될 테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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