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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나의 아저씨 6회-이지은 이선균 다른 듯 닮은 그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법

by 자이미 2018.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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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선명하다. 그저 스스로 현실을 보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남이 아닌 내가 보인다. 그런 자신을 보는 것이 두려워 애써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비겁한 행동일 뿐이다. 부유하는 섬처럼 따로 노는 동훈과 지안은 그렇게 서로를 통해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아무도 모르면 아무 일도 아니다;

너무 자신을 직시해 외롭고 아픈 동훈과 지안, 그들이 서로를 위로해주는 방법



설마 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었다. 혹시나 하는 상황이 현실이었다. 자신의 아내가 대학 후배이자 회사 사장과 불륜 관계라는 사실을 말이다. 현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은 처참하게 무너지게 만든다. 추측만 하던 상황들이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내와 영혼도 없는 점심을 먹고 공중전화 부스가 보이는 커피숍에 앉아 있던 동훈은 거짓말처럼 그곳으로 들어가 전화를 하는 아내를 본다. 그리고 동훈은 아내가 떠나고 빈 공중전화 부스에서 준영에게 전화를 한다. 상대가 누구인지 묻지도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 끊는 준영. 모든 것은 명확해졌다.


명확해진 후 동훈은 퍼즐 맞추기를 시작했다. 모든 것들은 정확해진다. 지난 해 봄 자신을 보며 웃으며 말을 걸던 준영과 차량 글로브 박스에 있던 호텔 키, 그리고 자신에게 했던 수많은 말들은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던 것이 아닌 모두가 이유가 있었던 것들이었다. 


혼란스러웠던 동훈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 생각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아내 윤희의 불만. 조선시대에 살았으면 좋았겠다는 윤희의 불만에 동훈은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동훈에게 가족은 새롭게 꾸린 가족이 아닌 자신의 가족 모두였기 때문이다. 


걷다 문제의 호텔 앞까지 다다른 동훈은 낯익은 차를 보고 숨었다. 아내의 차다. 익숙하게 호텔로 들어간 후 준영의 차가 들어간다. 너무 명확한 상황에서 동훈은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그리고 빌린 휴대폰으로 준영에게 전화를 해 본다. 통화 중 준영의 휴대폰 소리가 들린다. 두 사람이 같은 룸에 있다는 의미다. 


조기 축구회마저 자신을 외면한다. 참았던 울분이 폭발하며 무작정 나선 동훈이 찾은 곳은 한강대교다. 이 모든 것을 듣고 있던 지안이 뛰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동훈의 상태와 그가 한강대교 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안은 시간이 없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동훈이 동네로 접어드는 모습을 확인한 후 안심하는 지안은 이미 달라졌다. 동훈을 무너트려야 했던 지안이었다. 돈이 절실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지만, 동훈은 진심을 보여주었다. 자신에게 "착하다"라는 말을 해준 남자. 그 남자가 위험해지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게 된 지안은 그를 지키는 존재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준영과 윤희 사이에 작은 갈등이 생기며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안의 부추김에 이미 자신의 본심을 드러냈던 그는 윤희가 여전히 동훈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숨길 수 없는 감정선은 그들 관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영화 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결국 형과 함께 청소 일을 하는 기훈. 그가 그렇게 망해서 고맙다며 해맑게 웃던 유라는 통쾌했다. 그리고 행복했다. 자신 만이 아니라 연기를 지독하게 지적했던 기훈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동질감까지 느꼈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기훈을 싫어하던 애들과 자주 만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게 복수라고 생각했다. 


유라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었던 것은 기훈을 향한 복수가 아니었다. 지독한 외로움 속에 그저 막연하게 찾았던 대상이 기훈이었다. 그리고 기훈을 향한 마음은 미움이 아닌 사랑이었다. 사랑했기 때문에 모질었던 기훈이 미웠다. 그래서 헤어나지 못한 유라는 실패한 배우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이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자기 아버지 제사 음식을 싸들고 지안의 집으로 들어선 사채업자 광일은 행패를 부리기 시작한다. 대를 이은 사채업자 광일에게 지안은 애증의 관계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여자. 지안을 용서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독한 분노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광일의 행패에 제사를 위해 사온 술병을 들어 할머니를 괴롭히는 광일을 때리려다 오히려 폭행을 당하는 지안.


광일이 떠나고 조용해진 집. 지안은 동훈이 자신에게 해주었던 "착하다"라는 말을 반복해 들으며 위안을 받는다. 누구도 자신을 따뜻하게 위로해주지 않았다. 말하지 못하는 할머니는 애처로워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향해 모욕과 경멸만 보냈었기 때문이다. 


부서 내 갈등 상황 속에서 지안을 향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자신이 사내 불륜 중이라는 사실을 들킨 채령은 내쫓고 싶어하고, 자신의 뺨을 때렸다며 분노를 표출했던 김 대리도 지안이 불편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지안의 한 마디는 동훈을 흔들었다. "아저씨 욕해서"라며 김 대리가 했던 말들을 이야기하는 지안의 행동은 동훈에게는 큰 힘이었다. 


누군가 자신을 진심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누군가 자신을 욕할 때 아니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 하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래서 동훈은 미안해 했고 고마워했다. 함께 한 술자리에서 어른들은 뒤에서 욕을 많이 한다며 그렇다고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한다. 


"내가 상처 받은 거 아는 사람은 불편해"라는 말로 자신의 치부를 알고 있는 사람과는 만나기 어렵다고 한다. 고마우면서도 불편한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니 말이다. 아무도 모르면 상관없다는 동훈과 자신의 과거를 모두에게 알려야 편안할 것 같다는 지안. 그들은 그렇게 자신의 상처들을 풀어내고 싶어했다. 


AI 세상이 와서 연기도 모든 것들도 AI가 해주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유라는 누군가에게 상처만 주는 사람들이 싫다. 지겹다. 그는 그저 사람들은 사랑만 하는 세상을 동경한다. 우회적으로 밝힌 사랑 고백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아내의 옷에서 났던 장작불 냄새. 회장이 자주 가는 자연휴양림에서 준영이 불을 피웠다는 말에 동훈은 직접 그곳으로 향한다. 회장과 사장이 자연휴양림에 가끔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 만난다는 사실도 알고 있던 동훈은 그렇게 그들 앞에 섰다. 


동훈은 지안과 대화를 통해 용기를 얻었다. 변화하기 시작했다. 도망치거나 스스로 참아내고 삭히면 그만이라던 과거의 성격을 버렸다. 과감하게 당사자 앞에 서서 문제를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동훈은 변했다. 아내와 함께 있는 집은 말 그대로 가시방석이다. 


윤희가 창문을 열고 바깥 바람을 맞이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그 지독할 정도로 식어버린 집안의 분위기에 숨이 막힐 것 같았던 윤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저 창문을 조금 여는 것이 전부였다. 대사와 장면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나의 아저씨>는 명품이다. 변하기 시작했다. 지안은 동훈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동훈은 더는 도망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내 윤희의 외도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용서할 수는 없다. 회장은 사장은 준영보다 동훈을 더 눈여겨보고 있다.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상처를 입고 있다. 그 상처를 치유하고 치유 받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들의 변화들은 그래서 반갑다. 찢어진 패딩으로 인해 자체 CG를 하며 거리를 활보하는 첫째 상훈의 꿈도 이뤄질 수 있을까? <나의 아저씨>는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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