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보다 시급한건 낙후된 지역 구장의 재건축이다!

WBC를 통해 돔구장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더니 야구인들의 숙원사업이라는 돔 구장이 드디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일본만해도 여럿가지고 있는 돔구장을 이젠 우리도 가져야할 시점이라는 이야기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시급하게 개선해야만 하는 문제가 바로 지역에 산재해있는 낙후된 구장에 대한 개선일 것입니다.

그나마 잠실이나 인천구장의 경우 수도권이고 최근에 건립되어 시설이나 여러가지 편의시설들이 좋은편이지만 수십년이 지난 지역의 구장들은 야구장이기를 포기한 공간이라는 점을 야구팬들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 운영하는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구장은 야구장이라 말하기 창피할 정도의 절망적 수준의 경기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지요. 한때 최고의 구단이었던 기아 타이거즈의 광주구장 역시 대구에 비교해 손색없을 정도의 낙후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저 경기장에서 야구만 하면 되고 관람은 집에서 TV로만 본다면이야 그라운드 상태만 좋으면 되겠지요. 그러나 수만명이 한꺼번에 입장해 야구를 봐야하는 처지에서는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주차장 문제도 그렇고 언제나 더러움의 상징인 화장실도 그렇고 뭐하나 즐겁게 관람할만한 편의시설이란게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매년 수백억의 적자가 예상되는 돔구장이 들어선다는 보도는 즐거움보다는 씁쓸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천만인구를 가진 서울에 돔구장 하나정도 들어서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돔구장이 단순히 야구만하는 공간이 아닌 다용도로 사용 가능하기에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는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의 역할도 할 수있을테니 말입니다.

천억 돔구장보다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구장 재건축이 우선

산재해있는 문제들을 제쳐두고 상징적인 돔구장으로 모든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문제일 듯 합니다. 최악의 경제난임에도 불구하고 돔구장을 지으려는 의도는 여러가지 함수들을 내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는 단순히 야구인들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는 차원보다는 정치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도 문제인데 철저한 조사와 대책없이 뭐 하나 지어보지 뭐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고척동 돔구장과 관련해 오시장의 치적처럼 홍보한다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벌써부터 정치적인 치적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안산시 역시 구체적인 돔구장 건립을 내년 3월부터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부산, 대구, 대전등 대도시들이 너나없이 돔구장을 짓겠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나라 대도시에 돔구장들이 모두 들어설 이유가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습니다. 거의 1000억원에 가까운 사업비가 들어가는 이 경기장을 그저 짓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구체적인 사업안이 명확해지지 않는 한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만 양산해내는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우후죽순 늘어가는 돔구장보다는 시민들이 언제나 편하게 찾을 수있는 공원형 야구장으로 재증축하는 방법이 더욱 현명한 방식이 되어줄 것입니다. 국민의 혈세로 지어지는 돔구장이니만큼 지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과연 어떤 결정이 중요한것인지 꼼꼼하게 따지고 고민해야만 할 것입니다.
 
돔구장이 모든것들을 해결해주는 마법의 상자는 아닐것입니다. 그저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함이 아닌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어떤식으로 부흥해낼 수있을까 부터 생각한다면 쉽게 결정할 수있는 문제는 아닐테니 말입니다. 1000억원을 들여 돔구장을 전국에 짓는것과 최소한의 경비로 2, 3만 수용가능한 공원형 야구장을 증축하는것 어느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경제적인지부터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에 돔구장 하나정도는 필요하지만 월드컵을 위해 지어진 수많은 적자투성이 축구장처럼 WBC를 위해 수많은 적자 돔구장을 지을 필요는 없겠지요.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쉽게 결정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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