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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라이브 14회-먹먹하게 다가온 이광수가 정유미를 위로하는 법

by 자이미 2018.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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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들 상처 하나쯤 가지지 않은 이 없을 것이다. 각자가 가슴에 새기고 있는 상처의 모양과 깊이가 다를 뿐 우리 모두는 상처들을 새긴 채 살아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성폭행 당했던 기억을 떨치지 못한 정오. 그런 정오를 위로하는 상수의 따뜻함이 묵직함으로 다가왔다.  

늙은 경찰vs젊은 경찰;
은퇴를 앞둔 경찰들과 진짜 경찰이 되기 위해 분투하는 경찰들, 그 두터운 삶의 무게



은퇴를 앞둔 삼보는 또 다른 부담감으로 힘겨워한다. 유학 간 딸이 박사 학위까지 밟겠다는데 이를 막을 부모는 없다. 은퇴 후 노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여건은 대한민국에 없다.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만 주어진 그 삶의 윤택함은 일반인들에게는 환상일 뿐이니 말이다.  


굴삭기 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삼보는 어떻게 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저 얼마 되지 않는 연금 가지고 딸의 꿈을 지원할 수는 없다. 그런 삼보의 시보인 혜리는 머리가 복잡하다. 함께 지구대에 배치된 정오와 상수는 큰 사건들을 해결하며 두각을 보이고 있는데 자신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속상하기만 하다. 


불만만 쌓이던 혜리는 자신이 정말 경찰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오토바이 교통사고 현장 수습을 하기 위해 나선 혜리는 끔찍한 현장을 보고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생전 처음 잔인한 사고 현장을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오에게 시기심으로 살인사건 현장을 가볍게 생각했던 혜리는 쓰러진 후 경찰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성폭행 예고 사건으로 고등학교로 출동한 정오는 화장실에서 피를 흘리는 아이를 발견한다. 혹시 끔찍한 일을 당한 것이 아닌가 당황했지만, 그 아이는 돈이 없어 생리대를 살 수 없었을 뿐이었다. 그런 아이에게 1회용 생리대를 건네고 주머니에 든 돈을 건네는 정오는 그 모든 것이 아프다.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나고, 학부모 간담회에 모인 이들과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문제는 불거졌다. 성폭행 사건 방지에 대한 부모들의 이야기들과 경찰의 이견은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정오는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 현실적 성교육을 요구하는 정오는 학부모들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학부모들에게는 조금 급진적이고, 학생 자체를 예비 범죄자로 보는 정오에게 당황했다. 정오가 그렇게 발끈하듯 할 말을 쏟아낸 이유는 그녀가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같은 학교 학생 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사후 피임약이 있는지도 몰랐다. 


성폭행 사건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교육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자신을 책망하고 뒤늦게 낙태 수술까지 받아야 했던 정오에게는 성교육과 성폭행 예방 프로그램은 절대적인 가치였다. 이런 충돌을 바로 잡은 것은 양촌이었다. 


학부모의 입장과 경찰의 두 입장인 양촌은 정오의 말이 틀리지 않았지만 방식과 장소가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성폭행 예고로 놀란 학부모들 앞에서 그런 발언은 반감만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교육청에 근본적인 대안을 제안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를 놀란 학부모들에게 강요할 사안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힘들게 과거의 상처를 드러낸 정오. 그런 정오를 위로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괜찮아. 이겨낼 수 있어"라는 식의 어설픈 위로를 하고는 한다. 명호가 정오에게 건넨 말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건 위로가 될 수 없다. 그 상처는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쉽게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 말이다. 


상수의 위로법은 그래서 따뜻함으로 다가왔다. 애써 상처를 들추려 하지 않았다.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리고 힘겨워 할 정오의 방 앞에서 밤새 지켜주는 것이 상수의 위로였다. 풀어내지 못하고 힘겨워하는 정오에게 뛰자는 상수의 제안은 가장 명확한 해법이었다. 


"슬퍼, 너무 슬퍼서 아무런 말도 안 나와. 네가 너무 대견하다고, 힘들었겠다고, 잘 버텼다고 위로해주고 싶은데. 너무 슬퍼서 아무런 말도 못하겠어"  


아무리 머리 속에서 수많은 고민을 해도 풀어낼 수 있는 답은 없다. 그렇게 뛰며 안에 있던 모든 것을 털어낼 수 있도록 돕기만 하는 상수는 진정 공감이 뛰어난 존재였다.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느냐는 정오에게 상수의 답변이 정답이었다. 속 시원하게 쏟아낼 수 있도록 옆에서 마음으로 지켜주는 상수는 그렇게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어설프게 그 감정 속에 들어가려 하지 않고, 스스로 그 감정에서 나올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는 마음. 그게 진정한 위로 일 것이다. 아픈 상처를 공감하고 이를 따뜻하게 감쌀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진 상수는 좋은 사람이다. 그리고 시작도 못한 사랑을 끝내려는 정오에게 네가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그저 서로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명호의 마음 씀씀이도 참 아름답게 다가온다. 


독직 폭행은 중요한 화두로 언급되었다. 교통사고를 내고도 뻔뻔한 가해자를 보고 참지 못하고 때린 것이 문제가 되어 경찰에서 쫓겨난 민수만 경위. 그렇게 연금도 받지 못하고 폭력 경찰이라는 비난으로 이혼까지 해야 했던 그는 아파트 수위로 겨우 살아가고 있다. 


술에 취해 자신의 차를 주차하라고 요구하는 입주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었다. 아파트 내 조명 등 좀 교체해 달라는 요구도 묵살한 그곳에서 민 경위는 교통사고가 나고 만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따지기도 전 가해자가 된 수위는 모든 책임을 떠안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외제차라는 이유로 수천 만원의 수리비를 요구하는 차 주인. 그리고 사고 난 상대방은 엄청난 병원비와 보상을 요구한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민 경위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들 딸도 전화를 받지 않고, 그 엄청난 돈을 더는 감당할 수 없는 민 경위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만다. 


민석도 민 경위가 경험했던 독직 폭행 위협에 빠지고 말았다. 술에 취한 채 싸우다 지구대까지 온 주취자를 제압하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저 넘어진 것이 전부였지만, 이후 스스로 자해한 후 민석이 독직 폭행을 했다고 고소한 이 사건은 민 경위 사건의 반복이다. 물론 지구대 CCTV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수는 남아있다. 


모든 경찰을 하나로 볼 수는 없다. 각자의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면 과정에 대한 대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솔은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친한 후배에게 비난까지 받게 되는 현실. 여론의 비판을 받게 되면 희생양을 삼아 책임을 물리는 조직의 생리에 분노하는 장미의 모습은 속 시원하지만, 거대한 벽과 마주하고 있듯 답답하기만 하다. 그 지독하게 힘겨운 삶은 라이브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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