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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추적 60분-살인을 해도 집행유예를 받는 대한민국 데이트 폭력의 실태

by 자이미 2018.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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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일이다. 5년 동안 사귄 여성을 잔인하게 폭행해 살해한 남성에게 법정은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연인 관계에서 벌어진 데이트 폭력에 대한 재판부의 이 관대함은 무엇을 위한 판결인지 의아하게 만든다. 억울하게 사망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만 서글픈 잔인한 폭력의 시대 법은 가해자의 편이었다. 


악마가 된 연인;

주취자에게 관대했던 사법부, 데이트 폭력 잔인한 가해자에게도 관대하다



대로변에서 여성을 향해 무차별 폭력을 가하는 남성. 주변 사람들이 말려도 소용없는 이 폭력은 상대가 죽지 않는 한 끝나기 어렵다. 헤어지자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성을 납치해 잔인하게 폭력을 휘두른 남성. 그리고 그런 남성을 비호하고 여성이 맞을 짓을 했다는 부모의 행동에 우리는 분노했다.


<추적 60분>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을 다뤘다. 사례를 통해 이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잘 보여주었다. 폭력의 심각성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재판분의 판결은 언제나 가해자의 시각이다.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데이트 폭력은 연인들 간의 사소한 사랑 싸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스토킹 범죄에 대해서도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가해자 입장이 많이 반영되어 있을 뿐이다. 10만원 이하의 경범죄로 취급 받는 스토킹은 잔인한 살인을 불러온다. 2016년 4월 19일 김정은씨 살인사건은 그래서 충격적이었다. 데이트 폭력과 이별 요구에 이어진 스토킹. 그리고 잔인한 살인까지 이 모든 것은 사망자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를 두렵게 했다. 


범인은 우발적으로 이뤄진 살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지속적인 스토킹을 해왔다는 사실을 고인은 증거로 남겼고 이게 결정적으로 범인을 무기징역으로 이끄는 이유가 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하지도 않은 가해자에게 법원은 1심에는 있었던 전자발찌 부착마저 무의미하다고 취소했다. 그게 재판부의 한계다. 


여성을 살해한 것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를 죽이겠다는 협박을 했었던 자에게 전자발찌가 필요 없다는 2심 재판부의 판결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무기징역은 사형이 아니다. 감형이 가능한 형이라는 점에서 언제 사회로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자로 인해 결국 피해자 가족은 그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재판부는 요구했다. 


데이트 폭력이 심각한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하는 범죄라는 점이다. 믿었던 사람이 어느 순간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그 어떤 공포심보다 강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법은 여전히 가해자의 편에 선 모습일 뿐이다. 그저 사랑하니까 때리는 것인데 그걸 법을 처벌하는 것이 옳으냐는 가해자의 주장에 더 큰 힘이 실리는 것이 문제다. 


잔인한 폭력에 시달리던 여성은 힘들게 경찰에 신고했다. 친구들과 만났다는 이유로 3시간 넘게 차량 안에서 폭력을 휘두른 남자. 만난 80일 동안 매일 폭행을 일삼았던 이 남자를 뒤늦게 신고한 여성은 큰 용기를 낼 수밖에 없었다. 폭력 후 사과하고 평소에는 잘 대해주는 이 전형적인 패턴이 결국 신고를 싶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잔인하게 폭력을 휘두른 남성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며 한 발언들이 더 가관이다. 맞을 짓을 했으니 때린 것인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뻔뻔한 답변은 당혹스럽다. 세상에 맞을 만한 짓을 하는 이유는 없다. 폭력을 정당화하며 '사랑하니까 때렸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이 상황이 결국 더 큰 범죄를 불러오는 이유가 된다. 


오랜 시간 이어진 폭력과 집착이 부른 사건도 충격이었다. 폭력이 심해지자 이별을 선언했지만 상대는 멈추지 않았다. 잠긴 문을 열기 위해 커다란 돌멩이를 동원하고, 그렇게 무단 침입한 후 여성을 제압하려는 남성. 겨우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해결이 되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법정 다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남성은 집요하게 접근해왔다. 법원의 접근 금지에도 집 앞 공중전화로 연락을 하고 공포 분위기를 만드는 상대 남성으로 인해 여성의 삶은 완전히 망가질 수밖에 없었다. 잠자고 있는 여성의 집에 몰래 들어와 칼로 위협하는 상황이 정상일 수는 없다. 언제든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 앞에서 이를 견딜 수 있는 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1년 6개월 형을 선고 받은 후에도 여성은 안심하지 못했다. 결국 1년 6개월 후에는 다시 사회에 나오는 상대 남성이 언제든 자신에게 더 큰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무서워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름까지 바꾸겠다는 여성은 심각한 수준의 상처를 받았다. 자신이 피해를 받고 있음에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가해 남성의 발언에 수긍하는 '정당화' 상태에 빠져 있었다. 여기에 '이타적 망상'까지 들어 한때 사랑했던 남성이 최악의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어 처벌을 망설이게 만든다. 


데이트 폭력이 중요하고 심각한 범죄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가정 폭력이 쉽게 세상에 알려지기 어려운 것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가족은 쉽게 남이 되기 어려운 존재 들이다. 그런 점에서 가정 폭력은 잔인하고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서야 겨우 신고가 되고 처벌이 되는 가정 폭력과 데이트 폭력은 유사성이 높다. 


가정 폭력과 데이트 폭력은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점에 모든 사고를 둔화 시킨다. 다른 상태라면 폭력에 대해 객관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이들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개입되면 폭력을 폭력이 아닐 수도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사랑했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상대를 잔인하게 죽이고, 콘크리트로 묻기까지 한 엽기적 살인도 재판부는 선처를 한다. 엽기적인 살인을 한 자에게 겨우 3년 형을 선고하는 재판부는 살인을 방조하고 부추기는 역할만 하고 있을 뿐이다. 초범이라는 이유로 한때 사랑했다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선고를 하는 재판부로 인해 가정 폭력과 데이트 폭력은 줄어들 수가 없는 구조다.


폭력은 그저 폭력일 뿐이다. 스스로 위축되고 사소한 폭력이라도 벌어지는 순간 그 관계는 끝이다. 사소한 행동이 결국 걷잡을 수 없는 폭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빠른 판단을 해야만 한다. 그런 행동을 그저 자신에게 보인 관심을 하나로 인식하는 순간 잔인한 폭력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데이트 폭력은 경범죄로 처벌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점점 강력해지는 데이트 폭력은 가정 폭력과 동일하게 다뤄야 한다.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당하는 폭력은 깊은 상처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법이 빠른 시간 안에 바뀌어야 한다. 


처벌만이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강력한 처벌 또한 범죄를 막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 미국의 경우처럼 데이트 폭력에 대해 철저한 교육도 이어져야 한다. 가정 폭력과 데이트 폭력 등 친한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반복적 교육을 하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의 인식 변화가 이어져야 한다. 폭력은 어떤 관계이든 정상일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사랑싸움이 폭력으로 이어진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인식 변화는 곧 이런 폭력들이 사라지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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