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3 10:38

기름진 멜로-불편해지는 등장인물들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서숙향 작가의 신작인 <기름진 멜로>가 이렇게 지리멸렬하고 한심하게 이어질 것이라 예측을 못했다. 첫 회에서 보여준 위트와 빠른 전개가 이 드라마의 전부였다.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은 늘어져 있고,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하나 같이 기괴한 캐릭터들만 있다. 


만화적 상상의 한계;

민폐에 표독하고 돈만 밝히는 여자들과 한심하고 맹목적인 남자들 



첫 회를 보며 서숙향 작가의 위트와 재미로 색다른 드라마가 나올 것이란 기대는 3, 4회를 지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빠른 전개로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던 것과 달리, 3회부터 12회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는 끊기지 않는 가래떡 뽑듯 늘어져 있을 뿐 진전이 없다. 겨우 채설자가 들어와 주방의 틀이 잡힌 것이 전부다. 


이 드라마에는 주요한 여성들로 단새우, 진정혜, 채설자, 석달희 등이 등장한다. 이름마저도 노골적인 캐릭터를 농축 시켰다는 점에서 씁쓸하기는 하다. 이들 중 그나마 능동적인 인물은 채설자가 유일하다. 다른 이들은 모두 수동적이며 자기애만 가득한 인물들이다. 


현재까지 보여진 단새우 캐릭터는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축은행 회장 딸로 어려움 없이 살아왔던 그녀가 구김살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많은 시청자들이 저주하는 민폐 캐릭터에 가까운 존재로 전락했다. 세상 물정 모르고 좌충우돌하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하지만 의존적 사고는 피곤함까지 준다. 


결혼식장에 나타나지도 않은 채 도망간 남편. 그를 기다리기 위해 월세 천만 원이 넘는 곳에서 기거한다는 것도 기괴하다. 그동안 살아왔던 것이 있어 그렇다고 할 수는 있지만 아버지가 구속되고 망한 상태에서 설득력은 떨어진다. 아버지가 무조건 자신만 믿고 기다리라는 말에만 집착하는 모습 역시 캐릭터의 성향을 구축한다. 


채설자의 도발적인 행동도 불편하다. 조폭 출신 오맹달에게 뜬금없이 키스를 하고 함께 잠자리를 가지기 위해 호텔까지 찾는다. 뭐 사랑은 순간적인 것이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호텔 문 앞에서 집이 없다는 말을 듣고 불같이 화를 내며 돌아서는 채설자의 행동은 여성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 불편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이 모시던 새우 어머니를 위함이라는 추측이 가능하지만 그게 더 기괴하다.


석달희라는 인물 역시 채설자와 유사하다. 오랜 시간 사귀며 결혼까지 앞둔 상태에서 호텔 사장과 바람이 났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이니 파혼을 하고 정리에 나서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풍이의 강렬한 키스에 결혼식까지 치른다. 이 과정에서 풍은 흔들리는 달희의 감정을 느꼈고, 막기 위해 한 행동이었다. 


달희라는 여성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낸 장면이기도 했다. 육체적인 관계에 약하고, 돈에 약한 한없이 속물인 여성. 성형외과 의사인 달희는 돈 많은 호텔 사장과 결혼에 대한 기대치도 없이 오래된 연인이자 남편인 풍이를 버린다. 이후 풍이가 새롭게 시작하려는 사채업자 건물에 성형외과를 열며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풍이는 호텔에서 쫓겨나고 아내에게도 버림 받은 상태에서도 달희만은 놓칠 수 없다고 한다. 오래 사귀었고 자신의 요리 스승의 딸이기도 하기 때문이라 미련이 남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고집과 집착 속에 뜬금없이 이미 유부녀가 된 단새우에게 묘한 감정을 쏟아내는 것 역시 기이하다. 


정상적인 인물이 이 드라마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도 알 수가 없다. 단새우에게 빠진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은 감정만 앞서 있을 뿐이다. 여전히 정신 없고 대책도 없는 단새우는 갑자기 망한 처지에 징징대기는 하지만 그렇게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엄마까지 설거지를 하게 된 상황에서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게 전부다. 단새우 집에서 일을 하던 채설자와 임걱정이 뭉쳐 서풍의 주방에서 일을 하는 과정도 씁쓸하다. 착한 부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충성하는 노동자의 모습은 비정상적으로 다가올 뿐이다. 


너무 착한 부자와 그런 주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노동자의 공생 관계는 잘못된 시각이 부른 설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서 작가의 사고관이라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씁쓸하다. <기름진 멜로>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민망하다. 


남자 캐릭터들 역시 찌질하고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여성 캐릭터는 진부하다 못해 시대 착오적인 존재라는 점에서 우려마저 들게 한다. 여자는 여전히 남자가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리고 여자들은 남자들의 재력에 끌려 남편도 버린다. 


수동적이며 누군가의 보호를 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인 여성들. 물론 드라마 흐름상 그들이 성장하고 자립해 당당한 여성이 되어간다는 이야기를 담을 수밖에 없다. 단새우가 시댁 부모가 찾아와 우리는 법조인 가족이라 사기꾼과는 사돈 관계를 맺을 수 없다며 이혼을 요구하는 과정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한심했다. 


뜬금없는 방식으로 서풍과 단새우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억울한 삼각관계의 희생양이 되는 두칠성의 모습은 진부할 뿐이다. 결혼했지만 혼인 신고를 안 한 남자와 결혼식은 못했지만 혼인 신고는 한 여자. 그들이 불륜 아닌 불륜이라는 설정도 불편하다. 꽉 막힌 이야기 구조 속에서 설득력 떨어지는 전개와 캐릭터는 시청자들을 힘겹게 만들고 있다. 


단새우는 당당한 여성으로 성장할 것이다. 단새우 아버지는 누명을 벗을 것이다. 나약하기만 하던 단새우 엄마도 홀로 설 수 있는 여성이 될 것이다. 그렇게 나쁜 부자를 향한 그들의 연대는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서풍과 단새우는 행복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뻔한 이야기 속 변수는 존재하지 않고 민망할 정도로 늘어지는 이야기 속에 자기 파괴적인 캐릭터들이 기괴한 움직임을 하는 <기름진 멜로>는 민망한 수준이다. 서숙향 작가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드라마적 재미마저 상실한 이 드라마는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Trackback 0 Comment 18
  1. 33333 2018.06.15 10: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도 딱 이래서 보다 관뒀는데

  2. 니나 2018.06.19 11: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쎄요~그렇게 개연성 똑부러지고 정상적인 인물로 그득한 드라마가 식상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것도 아셔야죠. 요즘드라마 재미없어 미드 중드 전전하다 올만에 재미난 드라마다 싶어 열심히보고있는 시청자입니다. 연출의 새로운 시도도 인물들을 통해 표현하려는 메시지도 작가의 내공도 엿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웃기면 그냥 웃으세요 ~한심하다고 생각말고~ㅎ

  3. 양양이 2018.06.20 06: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잼있기만 하든데...
    앞으로 전개가 기대가 됩니다~

  4. 앙징이 2018.06.20 16: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 드라마 하나에 너무많은 현실적은 눈으로만 보시네요 너무 현실적이라면 그게 다큐지 드라마가 될까요 ㅠㅠ 그냥 계연성없는 막장 드라마를 찿아서 꾸짓어주세요
    그런드라마도 엄청 많은데 이드라마는 배우들 연기도 그렇고 작가님 특색도 그렇구 전 너무 잼나게 보고있는데

  5. Thek 2018.06.21 13: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뻔한전개, 현실감 없는 설정, 긴장감 전무 제가 4회만에 드라마 안보게 된 이유 입니다. 사실 팬심으로 계속 보려고 했는데, 재미없는건 사실이니까요..

  6. 달림 2018.06.24 16: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소재와 아이디어는 기발하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기본기가 부족한 걸로 보입니다 공중파
    드라마에서 개연성과 억지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줄은 몰랐네요

  7. 규탱 2018.06.24 20: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에 정말 공감합니다.. 이 작가는 질투의 화신때도 그렇고 여자 주인공을 참.. 짜증나게 만들더라구요 민폐가 정답인것 같습니다.. 남자주인공은 항상 버럭하고 화내는 역할. 1.2회때 기대감으로 쭉 보려고 했으나 개연성 없는 러브라인에 답답한 전개.. 차라리 요리 드라마로 갔으면 나았을거 같기도하고.. 가끔 볼 거 없어서 봤는데, 어이없고 한심한 장면이 많이 연출되서 아쉽습니다

  8. 석지혜 2018.06.27 01: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나게 아주 아주 잘보고있어요~~등장인물 캐스팅도 넘 좋구요~^^

  9. 드라마 2018.06.28 15: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고, 그지깡갱이 같은 여타 공중파 막장 드라마보다 그나마 났다고 생각되는 드라마

  10. 2018.07.06 11:3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이레 2018.07.17 23: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는 넘 재밌다요~♡♡♡♡♡풍이와 새우 넘 달달해~~

  12. 아우 2018.07.19 11: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지금 드라마보면서 엄마랑 욕하다 ㅋㅋ검색 돌렸더니 내맘과 똑같은 글이 똳! 소재는 좋은데 캐릭터 멘탈이 시궁창이야. 려원이랑 려원 엄마는 민폐정신 만렙에 염치도 없는 암컷으로 나오고.. 결국 풍이는 피해자 코스프레하지만 장혁 등골만 쪽쪽 빨아먹고, 그 와중에 연애질이라니.,욕하는 재미에 드라마봤는데 더운날 울화치미는 부작용이 있네요

  13. 아우 2018.07.19 11: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 생각없는 미성년이나 사회경험 없는 백수나아님, 려원이나 풍같은 이기적이인 민폐캐릭들은 동질감 느껴서 재밋게 볼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14. 김작가 2018.07.20 01: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서숙향작가를 믿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 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15. -- 2018.08.26 04: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만 파셨나... 세상일이 지금 글쓰신것처럼 원칙대로 되던가요? 뭐는 이래야 한다 뭐는 이래야한다ㅋㅋ...
    드라마속 주인공이 현실에 있다고 착각하는건지.... 지금 주변을 둘러보세요 드라마 주인공처럼 원칙지키고 정의로운 사람이 주변에 있어요? ㅋㅋ 다들 자기 욕심 부리고 시기도하며 질투도 하고 살아요 .

  16. 재밌기만 2018.10.11 02: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쓴이 니가 작가 해봐라

  17. 2018.12.01 22: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여자를 너무 다르게 표현했다는 말도 웃기네. 그럼 글쓴 분은 여자가 이렇다 할 걸 다 아는건가? 저런 여자들은 충분히 있을 수 있고 현재에도 존재하는데 그걸 보편화해버리는 건 좀 어이없네요. 물론 드라마상 스토리가 진부하고 뻔하긴 하지만 나름 재밌게 봤습니다. 제목 그대로 멜로를 다루니까. 그리고 애초에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이 어딨는지 궁금하네요. 그만큼 절실하니까 풍이가 두칠성한테 찾아간거고 돈 앞에서, 권력에서 이길 방법은 크게 없습니다. 까고 싶으신건 알겠는데 좀 더 생각하고 까주시길.

  18. 준준 2019.02.06 22: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캐릭터들이 너무 개연성없이 움직이긴 했어요 ㅋㅋ 그치만 그게 개연성이없는건지 다들 똘기있는 캐릭터라그런건지 고민했지만 후자로 생각하는게 어울리는것 같았어요. 톡톡튀는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봤어요 그리고 달달한 멜로도 좋았구 제가 딱 좋아하는 캐릭터형이라 재밌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