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추적60분-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막는 시작은 국가 공권력 각성이다

by 자이미 2018. 7. 19.
반응형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심각성은 반복해서 말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 대상이 대다수 여성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대립으로 몰아가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서로 다른 성의 대립과 대결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문제다. 인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바로 디지털 섬범죄이기 때문이다.


인격 파괴하는 범죄;

남성중심사회에서 극대화 된 범죄, 국가 공권력의 각성에서부터 문제 해결은 시작된다



디지털 성범죄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흉칙한 인격 살해 범죄가 아닐 수 없다. 한 번 온라인에 뜨면 평생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가 될 수밖에 없다. 어떤 방법으로도 모든 것을 지울 수 없다. 처음 인터넷에 해당 영상이나 사진이 뜨는 순간 이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이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 역시 무참히 파괴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우리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이 기본이 된 세상에서 어느 곳에서나 벌어지는 참혹한 일상이다. 세상 어느 곳에서나 벌어진다는 점에서 디지컬 성범죄가 아무 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그만큼 심각한 수준의 범죄이며 세계 모든 나라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공통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 문제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인터넷 상에 올리면 삽시간에 전세계에 퍼지게 된다. 그렇게 퍼진 내용은 절대 인위적으로 삭제를 할 수가 없다. 구조적으로 영구적인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초 유포자가 자신이 올린 영상을 삭제한다고 해도, 이를 받아 보관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시작은 전혀 다른 의미로 퍼지게 되어 있다.


<추적60분>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홍대 앞에서 벌인 여성들의 분노가 왜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그 사례들을 들어 풀어냈다는 점에서 반갑다. 여성과 남성의 대립으로 문제를 바라보지 않고 피해자 중심에서 가해자들의 문제들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디지털 성범죄'를 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방송에서 언급된 사례들은 다양했다. 과거 사귀던 남성이 올린 동영상으로 인생이 파괴된 여동생 이야기부터, 인터넷 BJ에 의해 삶이 파괴된 피해자들도 등장했다. 그리고 최근 한 유튜버에 의해 세상에 공개된 '비공개 촬영회'의 문제도 심각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디지털 성범죄'의 모든 것을 지적했다고 보인다.


여동생 모르게 찍힌 몰카 영상이 전 남친에 의해 공개되었다. 신고를 했지만 '기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끝나버렸다. 가해자는 있지만 처벌은 받지 않고, 그저 피해자의 삶만 피폐해지는 현실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는 오빠의 모습은 그냥 쉽게 흘려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해당 남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그전에도 동일한 문제로 고소를 당했지만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질렀지만 가중처벌은 고사하고 '기소권없음'으로 아무런 판결도 받지 않았다. 이 부분이 문제다. 왜 범죄를 저질렀는데 처벌을 받지 않는가?


인터넷 BJ 문제 역시 심각하다. 일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며 경쟁은 치열해졌다. 그리고 여전히 호기심으로 타자를 바라보는 일부에 의해 그들은 극단적 행동들을 서슴지 않는다. 그 대상이 여성이 될 경우 이는 성범죄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피해 여성은 그저 호기심에 출연했지만, 술에 만취해 보여서는 안 되는 부분들까지 노출되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보통 이런 문제는 피해자 한 명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피해자가 심각한 고통을 호소해도 인터넷 BJ는 사과 한 마디 없다. 


방통위도 지적하지 않는데 왜 <추적60분>이 나서서 자신을 몰아붙이느냐 주장하는 행태 속에서 우리가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은 국가 공권력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의문이다. 기차에서 옆자리 남성이 자신을 촬영하는 것을 확인했다. 힘겹게 용기를 내서 해당 남성을 기차 안 다른 승객들과 함께 제압해 경찰 신고를 하게 되었다.


경찰이 출동한 것까지는 다행이었지만, 이후가 더 가관이다. 경찰 차량이 한 대 밖에 오지 않아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타고 경찰서로 갈 수 없느냐는 경찰의 제안이 경악스럽다. 현장의 경찰들이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명확하게 드러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가해자를 탓하기 보다, 피해자를 나무라며 합의를 종용하는 공권력의 문제가 결국 여성들을 거리에 나오도록 만들었다고 본다. 만약 국가 공권력이 제대로 자신의 힘을 이용해 유사 범죄들에 대해 단죄를 해왔다면 과연 이런 일들이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일상화 되었을까?


물론 과도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수많은 문제들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과도기가 길어지면 문제가 된다.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쉽지 않지만, 국가 공권력은 빠르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장의 경찰도 검찰과 형을 선고하는 판사까지도 여전히 성범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을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분노는 사라질 수 없다. 


'비공개 촬영회 불법 유통 구조'역시 쉽게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럴 듯한 스튜디오를 확보하고 모델이 되고 싶은 여성을 속여 음란한 사진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자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이들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한 달 수천 만원을 손쉽게 벌 수 있는 '비공개 촬영회'의 속성들은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음란물 산업'의 단면이기도 하다. 다양한 형태로 구축되어진 '음란물 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할 것인지 개개인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국가가 나서서 풀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음란물을 공급하는 사이트에 '디지털 장의사' 홍보가 존재하는 현실이다. 음란 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하고도 자신은 옳은 일을 하기 위함이었다 강변하는 이의 모습을 보며 당혹스러운 것은 당연할 것이다.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음란사이트에 광고를 의뢰하고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논리 모순이다.


무료로 삭제를 해주는 것도 아닌 고가의 수수료를 받고 '디지털 장의사'라는 일을 하고 있으면서 자신은 피해자를 돕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하는 것만큼 모순이 큰 것은 없다. 이런 혼재된 성범죄 인식은 사안들마다 강력한 처벌을 통해 기준을 만들어내야 한다. 


사법부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보다 강력한 처벌을 하며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했다면 많은 부분이 달라졌을 것이다.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며 마지막까지 변하지 않는 사법부의 시대 착오적 판결들이 결국 문제를 더욱 키우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무릎 사진을 다수 찍은 가해자에게 성적 희롱 목적이 없다며 무죄 선고를 한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수백장의 문제 사진들을 찍었지만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으니 무죄를 선고하는 등 사법부의 판결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방송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싱가포르 사례에서 치마 속 촬영 사진 몇 장 만으로도 실형 선고 받은 것과 너무 큰 차이다.

국가 공권력의 안일한 대처가 결국 범죄를 키우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현장의 경찰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에 강력하게 대처를 한다면. 검사나 판사가 보다 강력하게 법 적용을 해서 가해자 입장이 아닌 피해자 입장의 판결을 한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빠르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자발적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다. 스스로 인터넷 BJ가 되어 음란물을 양산하고 돈을 버는 여성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이유를 들어 '디지털 성범죄'를 희석시켜서는 안 된다. 워마드의 극단적인 발언도 용인 되어서 안 된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행동을 하며 남성 전체를 '일베'로 상정해 공격하는 것은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


범죄의 핵심은 '인격 살인'에 있다. '디지털 성범죄'도 다르지 않다. 인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이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국가 공권력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 자신들이 어떤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봐야 하는지 부터 정해지지 않으면 아무리 외쳐도 무의미한 외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는 '디지털 성범죄' 사회. 이제 우리는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이 이미 인간 사회를 통제하는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악랄한 범죄를 막아내는 것은 모든 이들의 인식 변화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것이다. 이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해결 방법이다. 국가 공권력이 보다 강력한 기준 속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시급해 보인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