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14. 10:14

라이프 7회-이동욱 이규형 형제들의 반격 원장 선거 판을 흔들다

구승효 사장의 움직임 뒤에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 대외적으로 행하는 모든 일에는 사업적인 목적이 수반된다. 그리고 그런 구 사장을 흔든 것은 노을이다. 구승효라는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노을의 이 한 마디는 결과적으로 서서히 그리고 조금씩 승효를 흔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원장 선거전 시작;

구승효에 의해 적나라하게 드러낸 의사들의 욕망, 권력을 향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구승효는 어떤 인물일까? 노을은 궁금해 한다. 그는 유일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병원에서 구 사장을 인정하는 의사다. 다른 이들이 견고한 자신들의 성에 들어온 이방인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어떻게든 쫓아내고 싶어하는 의사 집단은 그렇게 원장 선거를 통해 실현하려고 한다.


젊은 나이에 오너 집안이 아닌 사람이 사장이 된 것은 처음이라 했다. 그 첫 인물이 바로 구승효다.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성취다. 오직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올라섰고, 그룹 내에서도 감히 그에게 함부로 대들 수 있는 존재가 없을 정도로 강하다.


험한 일을 맡아 하면서도 싫은 소리 없이 처리를 해내는 승효는 그렇게 자신을 단련해왔다. 화정그룹 장학생으로 성장해 입사해 초대 회장의 눈에 들어 승승장구했던 그는 철저한 성격이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한다는 점에서 승효는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의사 집단에 들어와 판을 흔들어 그들이 화정그룹, 아니 자신 앞에 줄 설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데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똑똑하지만 의사들은 절대 승효를 이길 수 없다. 처음부터 시작이 달랐고, 전문 분야가 다른 그들이 대결해서 이길 수 있는 존재는 결국 승효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구 사장이 굳이 쉬는 날 병원 사람들을 동원해 유기견 보호센터를 찾은 것은 명확한 이유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비서인 경아가 툭 던진 말이 시발이 되었다. 반려견을 키우는데 보험료가 적용되지 않은 많은 돈이 든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구 사장은 노선을 정했다.


기존 병원 구조에서 더는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 수익을 늘리는 방법은 미용 등 특화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생활 건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성형, 탈모 등 수익이 큰 종목을 추가하고, 여기에 수의학과를 들여 반려 동물 치료까지 더해 수익을 키우겠다는 구 사장은 철저하게 사업가다.


유기견 보호센터 자원봉사는 이를 통해 상국대병원에서 수의학과도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는 홍보였으니 말이다. 구 사장의 사업적인 마인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의사 집단들에게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 의사가 알아서 장사를 하면 그에 합당한 성과급을 주겠다는 것이다.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에서 가장 효과적이면서 잔인한 방식이기도 한 '성과급'은 병원에서 해서는 안 된다. 병원은 단순히 돈을 버는 공간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건강하게 유지 시키는 기본적인 사명감을 가진 집단들의 공간이다. 그런 곳이 오직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면 국민들의 건강은 결과적으로 낙후될 수밖에 없게 되니 말이다.


과도한 진료를 하게 되고, 주지 않아도 되는 약을 처방하는 등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수많은 범죄에 가까운 일들은 많다. 양심상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 뿐 돈을 벌고자 작정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의사 집단이다. 그만큼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다룬다는 점에서 절대적 우위에 서 있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어설픈 정의감을 내세운 채 오직 자신들의 이익에만 골몰했던 의사 집단이 구 사장이 입성하며 노골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의사 양심상 할 수 없었던 일을 판을 깔아주자 알아서 준비하는 그들에게 구 사장은 어쩌면 구세주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무한경쟁을 통해 억대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게 된 병원. 약 몇 개만 바꿔 처방해도 한 달 수천 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병원. 그렇게 양심을 팔고 인센티브를 선택하는 순간 의사와 병원은 엄청난 돈을 벌게 된다. 역으로 그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동일한 효과를 내는 약을 의사의 선택에 의해 고가에 사면서 의료비 상승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환자의 주머니를 털어 자신들의 배를 불리려 노력하는 자들과 이에 맞서려는 소수의 싸움이 바로 <라이프>의 진짜 재미이자 핵심이다. 김태상 부원장을 중심으로 센터장들이 구 사장 앞에 도열하고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원장이 되면 구 사장을 몰아내겠다며 구체적인 방안까지 마련 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들에게 구승효 사장은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구 사장이 자신들이 감추고 있던 욕망을 모두 채워줄 구세주라는 사실을 그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의술을 펼친다는 자부심을 앞세우지만 결국 그들도 인간이다. 인간의 욕망은 그렇게 직업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태동하고 타오른다. 

주경문, 예진우, 이노을은 거대한 병원의 탐욕 속에서 섬 같은 존재들이다. 사망한 이 원장과 친했던 인물들이기도 한 그들은 구 사장이 이끄는 상국대병원의 변화에 우호적이지 않다. 물론 노을은 기존 의사 집단의 폐쇄성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구 사장을 지지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모든 상업성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주경문과 예진우는 철저하게 구 사장과 권력을 품은 의사 집단과 맞서고 있는 형세다. 병원의 순수성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오직 돈을 쫓아 변해가는 병원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잘못된 방향으로 항해를 시작한 배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선장을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


선장은 단순히 최고가 아니라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누가 선장이 되느냐에 따라 배가 제 길을 가거나 산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우가 극단적 방법을 동원해 심평원 사람들을 병원으로 이끈 것도 그 이유다. 있을 때는 잘 몰랐지만 원장이란 자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깨닫기 시작했다.


아버지나 다를 바 없었던 이 원장에 대한 그리움만이 아니라 그가 병원을 위해, 그리고 환자를 위해 해왔던 수많은 일들이 그의 부재는 선명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탐욕스럽고 가증스러운 김 부원장이 차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 부원장이 원장이 되는 순간 상국대병원의 미래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진우는 확신하고 있다. 개인적 악감정을 제거하고서라도 김 부원장은 절대 원장이 되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방송에 나가서 떠들고, 그게 자랑이라며 사진까지 병원에 걸어둔 한해 5천 6백 명 수술이라는 문구는 모든 것을 설명한다.


정형외과 전문의로 크게 알려진 김태상 부원장은 실력을 탁월하고 병원에 돈을 벌어다 주는 존재임은 명확하다. 하지만 환자에게 수술을 강요해서 얻은 결과라면 이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수술 권하는 사회. 이는 위험하다. 단순히 성형 공화국이 아닌 인공 관절 등 돈이 되는 수술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결과적으로 수많은 병원 노예들을 양산한다.


병원은 수익을 극대화하지만 이런 치료로 인해 환자들은 영원히 병원을 벗어날 수 없게 된다면 그게 과연 치료라고 할 수 있을까? 정형외과의 경우 노인들에게 무조건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리 치료로 수술 없이 통증을 완화하고 치료가 가능한 사안도 수술로 이끄는 현실은 더 큰 문제를 키운다.


심평원에서 김 부원장을 조사하기 위해 나선 선우가 구 사장에게 이야기를 하는 대목은 단순히 극중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대한민국 노인들은 모두 수술 요구에 내던져 있다. 수많은 정형외과 의원들은 수술로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인공 수술은 신중해야 한다. 10년 후 마모된 인공 관절을 교체하는 것은 어려워 정말 불구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김 부원장의 직감대로 그를 심평원에 고발한 이는 진우였다. 절대 김태상이 원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없는 죄를 만들 수는 없다. 누구보다 김 부원장을 잘 알고 있는 내부에서 고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진우의 선택은 도박이나 다름 없었다.


진우는 심평원에서 선우가 아닌 다른 이가 올 것이라 확신했지만, 정형외과 전문이 그 혼자라는 점에서 위태로운 도박이 되고 말았다. 진우와 선우 형제로 인해 상국대병원 원장 선거는 혼돈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가장 강력한 후보이자 구 사장도 원했던 김 부원장이 심평원 심사로 낙마하며 많은 이들이 각각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원장 선거에 나서게 되었다.


병원 개혁을 요구하는 이들과 기득권을 유지하며 자신의 탐욕을 채우려는 자들. 이는 병원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화두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어느 조직이나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병원 이야기이지만 고도의 정치가 숨겨져 있는 <라이프>는 그래서 흥미롭다. 노을을 사이에 둔 진우와 승효의 미묘함과 인간의 다양한 본능들을 섬세하게 담고 있는 <라이프>는 역시 매력적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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