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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알쓸신잡3 5회-갈릴레오 천재성과 게이지수가 던지는 의미

by 자이미 2018.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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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는 정말 정치를 하고 싶지 않은 듯하다. <알쓸신잡3>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낼 정도이니 말이다. 자연인으로 개인의 삶이 존중되는 그런 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잘 드러났다. 키안티 농가에서 마무리된 이탈리아 여행은 미래 도시인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로 이어졌다.


갈릴레오가 깨운 과학의 재미;

시에나 캄포 광장이 던지는 도시의 기능과 3T이론을 만들어낸 게이지수의 가치



갈릴레오의 삶을 간단하지만 명료하게 확인하게 되는 자리 만으로도 충분했다. 의대를 가서 수학 공부만 했던 그는 의사가 아닌 수학 교수로 피사 대학으로 간 그는 역사적인 모든 것을 발견해내기 시작했다. 철학이 대세이던 시절 수입이 1/10 수준의 수학 교수였던 그는 과외를 하며 인맥을 넓혀갔다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세 명의 자녀를 뒀던 갈릴레오. 두 딸은 모두 수녀가 되어야 했고 지동설로 인해 자택 구금을 당한 채 10년을 살다 사망한 갈릴레오의 삶은 평범할 수 없었다. 피사의 사탑에서 직접 실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이 지배하던 시절 우박을 보며 다른 이론의 가능성을 봤다. 


마찰이 없다면 같은 크기의 물체는 무게와 상관없이 떨어지는 속도가 같다는 이론을 만들어냈고, 이는 뉴턴에 이어 확립되었다. 진자 주기는 다니던 성당의 샹들리에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맥박을 재며 그 비밀을 알아냈다고 하니 평범할 수 없는 천재라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가택 연금 상태에서도 망원경 하나로 우주의 원리를 파악해낸 갈릴레오의 천재성이 곧 현재의 우리의 삶을 만들어냈다. 과거의 천재가 만든 이론을 현재의 천재가 파괴하고 다시 세운 이론은 미래의 천재가 다시 재확립을 하는 과정이 곧 우리의 삶이기도 할 것이다. 


과학의 발전 과정을 보며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유시민의 모습을 보면 참 흥미롭다. 과학포기자라 스스로 이야기를 하던 유시민 작가는 김상욱 박사와 함께 하루 동안 여행을 하며 과학의 재미에 흠뻑 취했다. 모른 것은 외면하기 마련이지만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것과 마주했을 때 더욱 흥미로워하고 즐거워하는 유시민은 진정한 의미의 천재이다. 


누구보다 많은 호기심이 현재의 유 작가를 만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타고난 천재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 수많은 호기심과 실천력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을 것이다. 쿠킹 클래스와 와이너리 투어를 나선 김영하 작가와 유희열의 여정도 흥미로웠다. 


그 수를 가늠할 수 없는 파스타에서 면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은 특별했을 듯하다. 26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조반니 가문의 와이너리 투어도 흥미로웠다. 와인의 배합 비법은 존재하지만 600년 동안 알고 이어져 온 것은 와인을 만드는 기술자만이 알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와이너리 주인이기는 하지만 와인을 만드는 핵심 비법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방식도 흥미로웠다. 서로를 존중해주지 않으면 공존할 수 없는 구조이니 말이다. 로마군 주둔 후 시작된 와인 산업은 어쩌면 이탈리아가 여전히 강국으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피렌체와 대립에서 패해 발전을 하지 못한 도시 시에나. 중세 도시에서 발전하지 못한 시에나는 그래서 더 큰 가치를 담고 있다. 작은 골목들 어디를 가도 결국 캄포 광장으로 향하게 되는 이 기묘한 도시가 주는 재미는 특별하다. 자연 그대로 광장을 조성해 어디에서든 앉아도 좋고, 심지어 누워서 광장을 즐길 수 있는 이 곳은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작은 골목 뒤 조금 넓어진 곳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그런 조화로운 모습이 도시 전문가인 김진애 박사에게는 특별했을 것이다. 인간과 도시의 조화. 어떤 도시가 사람들 살기 편하고 행복하게 해줄 것인지 고민하는 이에게 시에나가 주는 가치는 분명 매력적이었을 듯하다.


오스만 제국과 합스부르크 제국이 세계 1차대전 패전 후 해체되며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국가'가 처음 만들어졌다. 말 그대로 민족이란 개념으로 뭉친 국가주의가 만들어진 것은 얼마 되지 않다. 그 국가주의도 강대국들이 합의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기도 하다는 점도 씁쓸함을 더한다.


친환경 슬로시티인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이번 여정의 마지막 지역이지만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도시이기도 하다. 프라이부르크는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연 파괴로 인해 수많은 재해들이 넘쳐 나는 현실 속에서 친환경 도시인 프라이부르크가 던지는 화두는 모두가 주목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오늘 여정에서 가장 흥미롭게 다가온 것은 유시민 작가가 이야기 한 3T 이론이었다. 게이 지수가 첨단산업 도시 순위와 거의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 이론이 만들어졌다. 테크놀로지가 높은 곳에는 탤런트가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렇게 모이는 이유는 톨로런스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3T 이론'이었다. 


동성애자는 제일 마지막까지 차별 받는 소수집단이라고 한다. 그들이 모여서 살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어떤 괴짜들고 그 지역에서 살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는 포용성으로 모두 귀결된다. 차별 받는 이들까지 포용해서 함께 살 수 있는 곳에서 창의력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첨단산업이 발전하게 될 수 있다는 이론은 흥미롭다. 


최고의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던 독일이 미국에 밀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나치의 탄압 정책으로 인해 수많은 과학자들과 지식인들이 대거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은 그들을 모두 받아들였고, 그렇게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가 될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포용력을 포기하고 미국을 막기에 급급하다. 역사적 사실을 보게 되면 미국 역시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합리적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신분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김상욱 박사의 지적도 흥미롭다.


신분이 중요하지 않고 능력을 중시했던 영국은 그렇게 산업혁명을 이끌며 강대국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포용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유희열이 언급한 음악하는 이들의 공간 역시 재미있게 다가왔다. 99% 엉망이라고 해도 상관없다며 "누가 올리지 말라"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사라질 수 없다는 유시민 작가의 지적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우리 사회는 점점 경직되어 간다. 도시는 폐쇄적이다. 그런 도시에서 미래를 바라보기는 어렵다. 모든 사회 조직이 경직되고 포용력이 사라졌다. 이를 되살리지 않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3T이론'이 던지는 화두는 그저 이론이 아닌 실체다. 경직된 사회 문화를 바꾸고 포용력을 갖춘 도시로 거듭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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