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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백일의 낭군님 최종회-도경수 남지현 행복한 결말 모든 것이 즐거웠다

by 자이미 2018.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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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사극의 마지막은 처음과 같은 방식이었다. 문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수미상관 방식을 오랜만에 드라마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모두가 예상하고 기대했던 결말을 이끌어낸 것도 나쁘지 않았다. 시작부터 행복하기 위해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론이니 말이다.


눈꽃 날리는 해피엔딩이란;
악인은 죽고 선한 사람들의 세상을 이야기하는 드라마가 주는 재미와 행복


악당을 처절하게 응징하고 주인공들이 만나 행복한 결말을 맺는 형식을 우린 '할리우드 방식'이라 이야기를 하고는 한다. 할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지만, 그곳에서 처음 시작되어 퍼진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이런 형식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좌상 김차언의 욕망은 끝이 없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자가 바로 그다. 자신의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쟁까지 불사하는 자는 전장으로 세자를 보냈다. 죽을 수도 있는 전장으로 세자를 보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서를 볼모로 잡고 있다는 협박이었다. 

홍심이라 불린 이서를 위해서라면 세자는 죽음도 불사할 수 있었다. 전날 궁까지 찾아와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그녀가 갑자기 사라졌다. 아버지와도 작별을 한 그녀가 사라진 이유가 좌상의 짓이었다면 이는 용서할 수 없다. 모두가 말리는 상황에서도 여진족이 쳐들어온 북방으로 간 이유는 오직 하나다. 이서를 구하기 위해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이런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유죄다. 홀로 전장 한 가운데로 뛰어든 세자는 전쟁의 참혹함을 목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준비라도 한 듯 한무리의 여진족과 맞서 싸우는 세자를 돕는 제윤. 

세자와 제윤, 그리고 그를 따르는 충직한 부하들은 좌상과 맞서게 되었다. 이들만이 아니라 이 전쟁터에는 다른 이도 함께 하고 있었다. 홍심은 김차언의 볼모가 아니었다. 김차언을 죽이기 위해 전쟁터까지 직접 온 홍심은 무연을 따르던 이와 함께 조용하게 세자를 돕고 있었다. 

이길 수 없는 패를 들고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 김차언이 그곳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자신이 모든 패를 쥐고 있고, 세자를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실천력 부족으로 오히려 역습을 당하고 말았다. 이미 김차언의 전략을 알고 있던 세자는 궁수들을 배치한 살수 무리들을 제압했다. 

이 상황에서도 세자에게 대응하는 김차언과 마지막 대결은 <백일의 낭군님> 싸움의 백미였다. 세자가 추구하는 방식으로 처벌을 받고 싶지 않아 오히려 도발로 그 자리에서 사망한 김차언. 그리고 그런 김차언에게 완벽한 복수를 한 이서는 그렇게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었다. 


한 시대가 끝났다. 역모를 이끌고 왕의 뒤에서 모든 권력을 쥐고 있던 좌상 김차언의 사망으로 인해 그를 옹호하던 무리들과 함께 새로운 시대는 시작되었다. 송주현의 실세였던 박 영감은 양반 지위를 잃은 채 살아가고, 역적으로 몰렸던 이서는 신분을 회복했다. 

죽었다고 했던 세자빈은 무연의 아들을 낳아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석화라는 무연의 본명을 아들에게 지어준 세자빈이었던 소혜도 비록 낭군을 잃기는 했지만 어쩌면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세자는 아버지인 왕이 물러나며 대리청정을 하게 된다. 

왕 수업을 착실하게 이어가는 상황에서 고민거리는 전혀 없는 듯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남겨져 있었다. 다시 아내를 맞이하지 않는 세자를 보고 걱정이 태산처럼 늘어가는 것은 당연했다. 세자는 오매불망 이서만 바라보고 있지만, 이서는 철저하게 외면할 뿐이다.

자신의 오라버니가 세자를 죽이려 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세자와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그녀가 원득이로 살았던 세자와 함께 지낸 집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고민은 그리 오래갈 수는 없었다. 

제윤이 지략으로 다시 한 번 모두가 강제 결혼해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이를 부추겨 세자가 송주현을 직접 찾아 이서 앞에 서도록 만드는 방식은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송주현 삼총사가 흩날리는 꽃잎 속에 진한 입맞춤으로 진정한 사랑은 완성되었다. 

<백일의 낭군님>은 대단한 가치를 가진 드라마는 아니다.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이야기를 가지고 이 정도 재미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놀랍다. 도경수와 남지현이라는 카드 역시 효과적이었다. 젊은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내공 있는 배우들이 받칠 수 있는 구조는 성공적이었다. 


이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한 방은 도경수와 남지현만은 아니었다. 그 지분의 절반은 송주현 사람들이다. 아전에서 현감이 된 박복은 역할의 이준혁, 홍심의 절친인 끝녀 역의 이민지, 원득이의 든든한 친구를 자처했던 구돌 역의 김기두가 없었다면 <백일의 낭군님>은 반쪽 드라마가 되었을 것이다.

심각한 부분들은 주요 배역들이 담당하고, 시청자를 사로잡은 코믹 연기는 이들이 모두 도맡아했다. 찰진 코믹 연기가 없었다면 <백일의 낭군님>은 이렇게 성공할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드라마 성공의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퓨전 사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백일의 낭군님>은 웹툰 원작 드라마가 넘쳐 나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일본의 웹소설 드라마 유행을 따르는 웹툰 드라마 전성시대 <백일의 낭군님>은 최소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부족했지만 그래서 챙겨주게 되는 드라마는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퇴장하게 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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