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7. 11:04

자백 5회-이준호 유재명 충돌 10년 전 사건이 돌아온다

조경선 간호사 사건의 핵심은 성폭행이었다. 학창 시절 가장 행복한 기억을 가져야 할 그녀는 그렇지 못했다. 절친이었던 유현이와 조경선은 체육 교사였던 김성조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그 지독한 트라우마는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도 떨칠 수 없는 고통으로 되돌아왔다.

 

모든 사건들은 기묘할 정도로 하나의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 그건 10년 전 도현의 아버지가 살인범이 되었던 그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2001년 학창 시절 경선과 현이는 체육교사였던 김성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

체육교사인 김성조는 체육부장인 둘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성폭행해왔다. 이사장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김 교사의 만행을 누구도 언급하지 못했다. 그렇게 짐승보다 못한 교사의 만행은 노골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운명을 갈라놓은 그날 모든 것은 잉태되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그날 벌어졌다. 김 교사는 경선과 현이 중 현이를 꼭 집어 혼자 남으라 했다. 세 사람은 그 상황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았다. 이 말은 남겨진 이에게 성추행 혹은 나아가 성폭행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이는 애타게 경선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어린 경선이라고 그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을 수는 없었다. 같은 피해자지만 그 순간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경선은 친구의 도움을 애써 외면하고 나왔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을 거야"라고 다짐했다. 이는 지옥과 같은 곳에 남겨진 친구에 대한 간절한 기도이자 자신을 위로하는 말이었다.

 

간절한 기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이는 그날 성폭행으로 임신을 했다. 그리고 아무도 몰래 아이를 낳았다. 그렇게 두 사람의 삶은 무너졌다. 둘에게 그 날은 지독한 트라우마로 남겨졌지만 가해자인 김 교사는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고소를 취하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 학생은 그렇게 모든 것을 품고 살아야만 했다.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김 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 수술을 위해 입원했다. 외면할 수도 있었던 경선이 담당 간호사를 자청한 것은 김 교사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어지거나 소문이 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수술을 하루 앞둔 날 경선은 주사액을 급격히 늘렸다.

 

갑작스럽게 높아진 주사액으로 고통스러워하던 김 교사를 보고 경선은 깜짝 놀랐다. 아무리 미워도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는 이성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경선을 분노하게 만든 한 마디는 바로 "그대로구나 경선아"라는 김 교사의 발언이었다.

이 말은 경선의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끝났다. 온갖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고 잘 살아왔던 김 교사. 그의 죽음으로 그는 알지 못하는 아들이 심장수술을 받아 살아났다. 1순위였던 김 교사 죽음으로 2순위였던 현이 아들이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경선은 의도적으로 김 교사를 죽인 것일까? 현이 아들을 살리기 위한 행동이라면 철저하게 준비된 살인일 것이다. 하지만 경선의 행동은 단순히 절친이자 자신의 외면으로 인생이 뒤틀려버린 현이를 위한 복수만은 아니었다. 경선과 현이만이 아닌 수많은 여고생들을 성추행하고 성폭행해온 잔인한 범죄자에 대한 분노였다.

 

경선의 죄책감에 더해진 분노와 공포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은 또 다른 의문으로 다가왔다. 도현이 입원했던 10년 전 유리 아버지 역시 심장수술을 하기 위해 입원 중이었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었다. 당시 병원에는 경선도 간호사로 근무했었다. 그리고 유리 아버지의 전담 간호사가 바로 경선이었다.

 

의문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후순위로 친구 아들이 심장 수술을 받았다. 10년 전 유리 아버지 역시 수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그리고 2순위였던 도현이 수술을 받았다. 과연 우연이었을까? 유리가 느끼는 의문이다. 친누나 같았던 경선이 10년 전에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것은 아니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유리는 경선을 찾았지만 속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기자가 사망했음에도 아무도 그 죽음을 묻지 않았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때로는 진실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도의 말도 함께였다. 진실을 파 해치려는 도현에게도 던져진 명제 같은 그 '진실'뒤 '사실'은 그래서 흥미롭다.

 

도현의 사무실에서 간단한 업무를 하겠다고 온 진 여사는 그런 일을 할 인물은 아니다. 엄청난 재산만이 아니라 지식까지 겸비한 진 여사가 의도적으로 도현 곁으로 다가선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망한 아들의 심장을 이식 받은 인물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진 여사 역시 분명한 목표가 있어 그곳에 있는 것이다. 

춘호는 이상했다. 도현이 다시 살인마인 한종구의 변호를 맡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드는 순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진범을 잡기 위해 그렇게 노력한 도현이 한종구 변호사가 될 이유를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둘 사이에 자신이 알지 못하는 비밀이 존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김선희 살인사건을 춘호는 이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자들이 정성을 들여 한종구를 범인으로 몰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증거를 조작하고 증인 매수까지 하면서까지 한종구를 김선희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몰아 감옥으로 보내고자 했던 이유를 춘호는 알고 싶었다.

 

한종구는 누군가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세력은 10년 전 도현의 아버지가 살인범이 된 사건과 연결되어있다. 사망한 차 중령의 운전수였던 한종구는 의외로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목격자일 수밖에 없다. 당시 기무사령관이었던 오택진은 무기 거래와 관련이 있었다.

 

리베이트를 받으며 부실한 무기를 공급하는 일을 한 오택진에게 차 중령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도현의 아버지에게 맡겼을 가능성이 높다. 아들의 심장 수술이 그 무엇보다 급했던 필수에게 자신을 버리고 아들을 살리는 일이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사건 현장에 출동해 필수를 체포한 것이 바로 춘호다. 도현은 춘호가 오 회장에 의해 움직이는 한심한 존재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충돌하기 시작했다. 10년 전 사건 앞에 충돌하기 시작한 도현과 춘호는 그렇게 서로가 밝히고 싶은 진실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감춰진 진실의 문은 그렇게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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