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9. 11:11

설리 시선 강간 불편함을 토로하다

설리가 인스타그램 생방송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향한 '시선 강간'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설리의 이 발언이 중요한 이유는 수많은 이들이 동일한 불편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을 향해 쏟아지는 수많은 불편함에 대한 설리의 발언은 그래서 충분히 의미를 가진다.

 

여성과 남성을 나눌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사회라는 것은 명확하다. 일부 남성들이 여성보다 불이익을 받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건 소수일 뿐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다. 그리고 여성들은 핍박의 대상화로 남겨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설리는 인스타그램 생방송을 시작했고, 1만여 명의 동시 접속자가 나올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여전히 설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는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하며 방송을 했고,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술 생방송이 되어버린 자리를 불편해 하는 이들도 있었다. 음주 방송을 하지 말라는 참가자의 발언도 존재했다. 그리고 논란 후 이를 문제 삼는 언론들도 많았다. 음주 방송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음주와 방송을 결합해 논란을 부추기는 듯한 방향성은 씁쓸하기도 하다.

 

성인이 술을 마실 수도 있다. 선택해 볼 수 있는 개인 방송에서 술을 마시고 소통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 과정에서 부당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했을 때 논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청소년이 따라 할 수 있으니 술 방송을 하지 말라는 식의 도덕경은 과하다.

 

대한민국은 연예인들에게 과도한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고는 한다. 정치꾼들과 재벌가의 만행에는 관대하면서도 연예인들의 일탈에는 추호와 같은 분노가 쏟아지고는 한다. 연예인에 대한 기준이 정치꾼들과 재벌 등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사용된다면 좋겠지만 말이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을 가졌다는 점에서 도덕적 기준을 높이고 일탈을 경계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보지 않는다. 언제나 방송을 통해 볼 수 있는 그들이 부도덕한 행위를 하면 파장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덕적 기준이 높아지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과하면 그건 불필요한 간섭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걱정 안해도 된다. 그런데 시선 강간하는 사람들 싫다"

 

설리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생활한다. 물론 항상 그런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미 설리가 노 브래지어로 생활하는 상황들은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통해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를 두고 비난을 하고 지적하는 이들 역시 많다. 하지만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받을 일인가?

 

남자는 하지 않는 브래지어를 여자는 꼭 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저 보기 불편해서라면 그건 폭력이다. 그런 이유라면 여성들도 남성들의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모습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 건강과 관련한 문제라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억압의 도구로 여겨지기도 하는 브래지어를 하고 말고는 대상자 선택의 몫이다. 이를 하지 않았다고 불쾌해하고 비난하는 행위 자체가 여자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선 강간'은 오랜 시간 논란이 되어 왔던 행위다. 이를 잡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는 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설리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자신을 향한 불편한 불만을 '시선 강간'으로 규정했다. 이 모든 것들이 무엇을 향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설리의 이 당당함은 반갑다. 왜 여성에게 무수한 규제와 억압을 강요하는가? 그 불편함의 근거는 여전히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바라보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사고라는 점에서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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