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 10:48

엘라 그로스 논란 여성 성상품화 다시 화두가 되다

여성의 성 상품화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회 전반에 성상품화 기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분야가 광고다. 모든 광고에는 성적인 기호가 존재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남성 위주의 시각에서 바라본 여성의 성상품화다.

 

엘라 그로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동 모델 중 하나다. 국내에서 더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엘라 그로스 엄마가 한국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이라도 연결고리를 찾아 관련을 맺고 싶은 이들에게 한국인 엄마를 둔 엘라 그로스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동서양의 외모를 모두 가진 것이 장점이 된 엘라 그로스는 다양한 상품 모델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런 그가 베스킨라빈스 광고에 출연했다. 여름을 맞아 대대적인 광고를 준비하던 베스킨라빈스로서는 엘라 그로스를 통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었을 것이다.

 

문제는 공개된 광고가 어린 아이에게 너무 과도한 선정성을 강요했다는 주장들이다. 진한 화장에 노출 의상을 입고 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입술을 클로즈업 하는 등 연출 과정에서 이제 10살인 아동 모델을 마치 성인 모델을 다루듯 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말 그대로 성 상품화했다는 것이 비난의 핵심이다. 

 

일부에서는 이게 무슨 문제냐고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이미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에서 일상이 된 문제가 나이를 따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지만, 이를 자각할 수도 없을 정도가 되었다는 사실은 문제다. 

 

"'핑크스타' 광고영상 속 어린이 모델 '엘라 그로스'의 이미지 연출이 적절치 않다는 일부 고객들의 의견이 있었다. 해당 어린이 모델의 부모님과 소속사를 통해 충분한 사전 논의 후 제작됐다. 일련의 절차와 준비과정에도 불구하고 광고 영상 속 엘라 그로스의 이미지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해당 영상 노출을 중단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베스킨라빈스 측은 입장을 밝혔다. 엘라 그로스 부모와 소속사를 통해 충분한 사전 논의를 거친 후 제작되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충분한 상의 후 해당 광고를 찍었기 때문에 자신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성적 대상화로 어린 아이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베스킨라빈스 측은 엘라 그로스가 모델 활동을 하며 입던 옷과 화장법을 그대로 따랐을 뿐이라는 주장도 했다. 기본적으로 자신들은 어린 아이를 성적 대상화로 삼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듯하다. 그들 역시 이미 일상이 된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에 젖어 그게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너무 과도한 확대해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영상들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과거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넘기던 문제가 이제는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투 운동'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미투 운동' 전에는 자각하지 못했던 것들도 새롭게 인지하게 되었다. 범죄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행동들이 이제는 범죄가 될 수 있음을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엘라 그로스 논란 역시 이런 흐름과 같다. 알면서도 그저 그럴 수도 있다고 흘려 보냈던 사안들에 대해 더는 묵과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성인지 감수성은 이제 사회 전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대세다. 그런 점에서 엘라 그로스 논란은 오히려 반갑게 다가온다. 우리 스스로 사회적 기준을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지 감수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 바로 엘라 그로스 논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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