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4. 12:19

유 퀴즈 온 더 블럭-유재석을 가장 유재석답게 만든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유재석이다. 일주일 내내 유재석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활동 중이다.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 유재석을 유재석답게 만드는 방송이 있을까? 모두일 수도 있지만 모두일 수 없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길거리를 거닐다 만나는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퀴즈를 푸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유재석을 가장 유재석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재석이라는 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잘 드러나게 만들고 있다. 낯선 이들과 만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유사한 형식은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도 있다. 퀴즈는 없지만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은 동일하다. 우리의 평범한 소시민들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유 퀴즈 온 더 블럭>과는 비슷하다. 평범한 동네 주민들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가장 진화한 예능이라 할 수도 있다.

 

대학로를 찾은 33화 역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연극의 메카이면서 다양한 학교도 몰려있는 그곳은 많은 이들과 자연스럽게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연극 종사자들과 서울대 의대 학생들, 방송통신대 학생까지 다양한 이들과 마주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든 것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인연이 아니라 아주 우연하게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수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고민과 삶의 가치를 가지고 살아간다. 하나의 무리로 봤을 때는 보이지 않던 개개인의 사고는 그렇게 각자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듯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대학로에서 연극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학교를 다니며 미래를 꿈꾸는 이들 모두 각자의 삶에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 그런 그들이 느끼는 생각들을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나누는 그 모든 과정이 참 좋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자 힘은 바로 이런 이야기다.

 

일반인들과 대화를 하고 이를 방송으로 사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런 점에서 이런 경계를 낮춰주고 재미를 이끄는 유재석과 조세호의 조합도 좋았다. 그리고 퀴즈를 내고 푼다는 형식도 좋은 선택이었다. 시즌 1에 너무 퀴즈에 집착했다면 시즌 2에서는 퀴즈는 하나의 선물처럼 주어졌다.

 

시즌 2가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퀴즈에 방점을 찍어 다양한 퀴즈 대결을 했던 과정은 정작 중요한 주인공인 시민들과 이야기를 듣기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즌 2가 되어 퀴즈는 제작진과 시민들의 대결이 아닌 가장 쉬운 퀴즈 하나로 대처했다. 

 

퀴즈는 누구라도 풀 수 있는 수준으로 편성했다는 점은 좋다. 퀴즈 상금은 말 그대로 출연료나 다름 없기에 굳이 난이도 높은 퀴즈에 집착할 이유도 없다. 제작진의 이 사고 전환이 가져온 가치는 클 수밖에 없었다. 시즌 1과 달리, 비로소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여전히 남의 글들을 훔쳐 블로그를 채우며 죄의식이라고 전혀 존재하지 않는 한심한 네이버 블로그 '힘내라 맑은물'의 행태는 경악스럽다. 수많은 이들의 글들을 무단으로 채우며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이런 자가 '정의'를 앞세워 개인적 이익에만 집착하고 있는 모습은 황당할 뿐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적폐가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이 보이며 유재석의 존재감도 더욱 커졌다. 말하기 좋아하는 유재석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든 과정이 흥미로워졌다. 물만난 물고기처럼 편안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름에 거스르지 않게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 모든 것이 유재석다웠다.

 

유재석을 가장 유재석답게 만드는 프로그램은 그래서 부담이 없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는 그 모든 과정이 어쩌면 유재석이 그토록 꿈꿔왔던 이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스튜디오에서 스타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재미일 수는 있다.

언제나 주인공들이 익숙한 스타들일 이유는 없다. 거리에서 만나는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 때론 주인공이 되어도 좋으니 말이다. 섭외도 필요 없다. 있는 그대로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요청하고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희로애락이 담긴다.

 

담고 내려놓는 그 모든 것들에 답은 없다. 수많은 이들의 생각도 제각각이다. 그들이 살아가면서 경험했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통해 펼쳐지는 그 모든 것이 곧 예능이자 삶이기도 하다. 코넬대를 다니다 서울대 의대에 편입한 후 경쟁에 낯설어하는 학생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화려했던 젊은 시절과 달리, 쉽지 않은 노년을 보내면서도 삶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경비원의 모습까지 큰 자기와 작은 자기가 만난 이들의 삶은 곧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대단할 필요도 없고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이 큰 가치로 살아나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매력적인 방송임이 분명하다. 여기에 유재석을 가장 유재석답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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