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6 12:49

불타는 청춘-안혜경과 김혜림으로 증명한 장수 이유

중년 남녀 스타들의 여행을 담은 <불타는 청춘>이 시작된지도 벌써 4년이 넘었다. 처음엔 누구도 이렇게 오랜 시간 장수할 것이라 보지는 못했다. 중년 스타들의 여행을 누가 관심 있게 보겠냐는 회의론이 컸으니 말이다. 초기 멤버들이 조금 조정이 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잊힌 스타들을 보는 재미와 함께 기존 예능과 달리, 중년이 된 스타들의 예능은 그 나름의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김국진마저 막내였던 시작은 그렇게 그가 결혼 후 하차한 후에도 여전히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김국진이 메인 MC로 전체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의 결혼은 위기였으니 말이다.

<불타는 청춘>이 대단한 것은 그 위기도 잘 넘겼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이 정기적으로 얼굴을 내밀며 새로운 형태로 균형을 잡아가며 슬기롭게 상황을 이겨내고 안정화시켰다. 이런 그들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슈퍼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게임을 자주 하고 자극적이지도 않은데 말이다.

 

이 프로그램이 장수하고 있는 이유는 안혜경과 김혜림으로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한다. 이제 40대가 된 안혜경이 출연한다며 나이로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너무 어리지 않느냐는 주장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40대가 왜 어릴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기본적으로 나이가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되어 보이니 말이다.

 

안혜경의 출연으로 남자 불청들은 정신이 없고, 여자 불청들은 막내가 귀엽기만 하다. 화려해 보이기만 한 안혜경의 외모 뒤에 아픔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식구들의 행동이 소중함으로 다가왔다. 어머니가 많이 아프셔서 집밥을 먹어 본 지 너무 오래되었다고 한다.

 

강원도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안혜경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부모와 떨어져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1,000:1이라는 경쟁을 이겨내고 기상 캐스터가 되었지만 부모님들은 고민만 컸다고 한다. 서울에 집을 얻어줄 형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자신이 아르바이트한 비용을 들고 고시원 생활로 시작한 안혜경의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기상 캐스터 생활을 접고 이제는 배우로 살아가는 안혜경을 위해 불청 식구들은 따뜻한 집밥을 준비했다. 먹고 싶다는 '불고기 전골', '오징어 볶음', '고등어 구이' 등 혼자는 해 먹기 어려운 음식들이 저녁 밥상으로 차려졌다. 열명이 넘는 식구들과 함께 하는 집밥은 안혜경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감동이었을 듯하다. 

 

출연한 지 1년이 되었다는 김혜림을 위해 김광규가 준비한 돌잡이 이벤트도 재미있었다. 케이크로 축하할 수도 있는데, 돌잡이로 구성한 그 노력이 참 보기 좋았다. 김혜림에게 <불타는 청춘>은 단순한 예능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어머니를 잃고 혼자가 된 그에게 이곳은 새로운 가족이었으니 말이다.

 

어두웠던 얼굴이 1년이 지나며 밝아졌다. 그 하나 만으로도 김혜림에게 <불타는 청춘>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지나고 있는 안혜경에게 큰 언니인 신효범이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장면도 보기 좋았다. 이들이 장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그들 만의 '위로법' 때문이다.

각자의 삶을 살다 함께 여행을 하기 위해 모인 그들은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이런 모습들이 결국 <불타는 청춘>이 장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하와이 여행을 건 물병 세우기 도전은 의외의 짜릿함을 줬다. 연출이 불가능한 온전한 도전 속에 쫄깃한 긴장감을 심어줄 수 있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니 말이다. 다섯 번의 성공이 하와의 여행을 필수 조건이었다. 연속해 4번의 성공 후 남은 이들이 모두 실패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 말이다.

 

불청 극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들로 인해 가을밤 불청 식구들은 마당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추억도 만들었다. 식구들이 출연한 영화를 함께 보며 즐기는 이 낭만. 어쩌면 그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힐링이자 위로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시청자들이 반가워하고 즐거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불타는 청춘>이 장수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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