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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동백꽃 필 무렵 29~30회-이정은 엄마의 이름으로 보여준 모정

by 자이미 2019.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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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불이가 뭐가 중헌디. 이런 말을 하고 싶어 질 정도로 까불이가 누구인지보다 더 중요한 가치로 다가온 작가가 만들어낸 서사는 특별했다.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이가 없음을 이야기는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비밀처럼 숨겨졌던 동백이 어머니 정숙의 삶이 드러났다.

 

자신을 버린것처럼 동백은 엄마 정숙을 고깃집에 버리고 돌아왔다. 하지만 오자마자 용식의 품에 안겨 오열하는 동백은 모질지도 못했다. 바로 고깃집을 찾았지만 이미 떠난 뒤였다. 동백은 엄마가 갑자기 돌아온 것은 자신의 신장을 얻기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정숙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지 못하는 동백으로서는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 그렇게 홀로 힘겹게 살아야만 했던 자신을 돌아보면 엄마는 용서하기 어려운 존재다. 자신이 엄마가 했던 것처럼 버리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했었다. 

 

'엄마, 마마, 마더' 한글과 중국어, 영어가 뜻하는 엄마라는 표현은 다른 언어지만 들으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떠오를 정도로 유사하다. 엄마라는 존재는 어쩌면 모두에게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덕순, 정숙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잠 담아냈다.

 

화상을 입은 아들을 위해 정성을 들여 오리 고기를 하는 덕순에게는 아들만 보인다. 동백이를 끔찍하게 생각했지만, 아들이 위험에 노출되자 단호해졌다. 엄마는 그럴 수밖에 없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것이 엄마이니 말이다. 드디어 등장한 영심이가 용식이에게 알타리 무를 캐게 했다고 조용하게 화내는 덕순은 엄마다.

 

용식은 영심이 문제의 CCTV 영상을 녹화해 파출소에 가져다준 것을 다 자신 때문이라 생각한다. 군대에서도 사회에서도 다른 이들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그 모든 것은 엄마 덕순 때문이었다. 군대에서 뺨을 맞았다는 이유로 닭 300마리를 튀겨 갈 정도로 덕순은 아들을 끔찍하게 생각한다. 용식이 뒤에는 곽덕순이 있었다. 

 

종렬도 필구에 한해서는 아들 바보다. 자신의 아들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종렬로서도 이 상황이 난감했을 것이다. 어떻게든 아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해주고 싶은 아버지가 된 종렬. 그런 종렬에게 필구는 한 마디 했다. "왜 나한테 사과 안 해요?" 필구가 던진 이 질문에 할말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죄지은 아버지다. 

 

정숙의 삶은 더욱 모질었다. 가정 폭력을 피해 어린 딸을 둘러업고 거리로 나와야 했던 정숙은 배고파하는 딸을 위해 보육원에 보내야만 했다. 정숙은 딸을 버리고 행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딸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필구가 다니던 성당 어린이집에 정숙이 있었다.

 

손자를 위해 정숙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몰래 숨어 돌보는 것이 전부였다. 남의집 살이를 하면서도 잊을 수 없었던 것은 바로 동백이었다. 주변을 서성이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엄마 정숙은 행복했다. 신장이 나빠지며 죽음이 가까워오자 더는 그렇게 지켜볼 수도 없었다.

 

신장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남겨질 딸에게 뭐라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험증서에 자고 있는 딸 동백이 지장을 찍어야 했던 정숙은 엄마였다. 비록 배고픈 딸을 보육원에 보낼 수밖에 없었지만, 한순간도 편할 수 없었던 정숙에게 자신의 전부는 딸 동백이었다. 

 

까불이 정체가 드러났다. 하지만 정확하게 흥식이라고 할 수 없음을 정숙의 마지막 장면이 이야기를 한다. 이는 흥식이 아닌 흥식이 아버지가 범인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였다. 동백이가 까불이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던 그날 그곳에도 정숙이 있었다. 

딸이 보고 싶어 외출한 2014년 6월 29일 일요일. 그날 그곳에서는 많은 이들이 벌어졌다. 규태는 한빛학원이란 간판을 단 게임장에 있었다. 그리고 다수의 옹산 사람들도 게임 삼매경이 빠져있었다. 동백이는 친한 언니 금옥이의 에스테틱에 들어섰고, 까불이가 그곳을 찾았다. 

 

때마침 딸을 보러 온 정숙은 본능적으로 딸이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에스테틱으로 올라갔다. 문을 두드리고 화재 벨을 울려 딸을 살렸다. 정숙이 아니었다면 까불이에게 동백이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까불이를 본 이는 동백이 만이 아니라 정숙도 목격자였다.

 

강력한 락카 냄새에 초점이 없는 눈빛으로 정숙은 흥식이가 범인이라 확신했다. CCTV를 달러 온 날 정숙은 확신했다. 냄새와 눈빛을 보며 흥식이가 까불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흥식이에게는 박수무당 아버지가 있다. 불장난을 치며 뭐든 하는 아버지가 까불이일 가능성이 높다.

 

흥식이가 좋아하는 여성들은 흥식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금옥이도 향미도 모두 흥식이의 짝사랑이었다. 엄마의 이야기와 달리, 아빠인 흥식이 부는 아들을 외면한 여성들에게 분개해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 그게 부정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까불이 정체보다 엄마라는 존재를 이야기하는 <동백꽃 필 무렵>은 참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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