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4. 09:44

동백꽃 필 무렵 33~34회-옹벤저스와 필구 동백이 지킨다

동백이는 우리가 지킨다. 옹산 어벤저스들이 뭉쳤다. 시기와 질투가 넘쳐났던 옹산 게장거리 아줌마들이 동백이는 잃을 수 없다며 스스로 방범대로 나섰다. 6년 동안 매일 보며 살았으면 식구라는 이들은 그렇게 애정 표현을 했다. 낯간지럽게 말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옹산 아줌마들에게 동백이는 동생이고 가족이었다. 

 

소소한 히어로들이 동백을 지키겠다고 나선 사이 아들 필구도 8살 아이치고는 너무 성숙했다. 엄마를 위해 스스로 떠나려는 아들의 마음을 엄마는 모른다. 까불이에게서 아들을 지키기 위해 친아빠인 종렬에게 아이를 맡기려는 동백의 심리도 필구는 모른다.

동백 엄마 정숙이 어린 딸을 보육원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심정을 그때는 몰랐다. 자식을 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이해될 수는 없다. 향미까지 죽은 상황에서 까불이가 남긴 메모가 동백이를 두렵게 만들었다. 옆에 있는 자는 모두 죽는단 그 경고는 아들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깃들게 만들었다. 

 

자격지심만 가지고 소심하게 살아야 했던 동백이는 옹산에서 적응하며 사는 방법도 몰랐다. 투박하지만 정 많은 그들은 내외하는 동백이가 싫었다. 엉기고 챙기고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 원했던 그들에게 동백은 좀처럼 곁을 주지 않는 존재일 뿐이었다. 친해지기 싫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동백의 소심함이었다.

 

찬숙에게 중국에서 오는 필구를 부탁하는 과정에서 이웃의 정이라는 것이 다가왔다. 서로 친해지기 위해서는 나를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 말이다. 필구가 까불이 상황을 알리가 없다. 갑자기 친아빠가 등장하고, 새아빠 될 용식이도 등장했다. 한없이 복잡한 상황에서 엄마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뭔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8살 필구였다.

 

종렬과 제시카, 그리고 규태와 자영의 사랑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자영이는 자신과 너무 다른 바보같은 규태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게 사랑인지 뭔지 모호하다. 모성본능을 일깨우는 규태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남편이 아닌 아들을 입양한 것과 비슷했으니 말이다.

 

규태도 그런 자영을 알았다. 자신을 보호하는 자영에게 남자이고 싶었다. 하지만 틈이 보이지 않는 자영은 그저 엄마처럼 굴 뿐이었다. 그렇게 틀어진 두 사람은 향미가 시체로 발견되며 서로의 본심을 알게 되었다. 멋진 드리프트로 규태 앞에 다시 등장한 자영.

 

자영 앞에서 자신의 본심을 보여주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를 승낙하는 대신 3개의 질문을 요구했다. 변호사가 보는 조건에서 말이다. 향미와 바람을 폈는지와 자신이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를 증명하기 위한 규태의 행동에 당은 사탕이 아닌 사랑으로 자영을 충전시켜주었다. 

 

자존심만 있던 제시카는 극단적 상황까지 오자 자신이 종렬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절대 이혼할 수 없다며 필구까지 받아들이겠다는 제시카는 지독할 정도로 종렬을 좋아한다. 그게 그가 가진 재력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스스로를 숨겨왔던 제시카는 이번 사건들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광수대보다 용식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옹산 파출소로 들어선 자영은 까불이 잡기에 합류했다. 마지막 목격자였던 자영은 규태가 살인자가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안다. 자신이 최종 목격자였으니 말이다. 향미가 타고온 스쿠터를 트럭으로 옮기는 것을 목격했고, 이미 파출소에 자리를 잡은 정숙 역시 택시를 타고 가다 문제의 트럭을 목격했다.

 

문제의 트럭이 가던 길에 종렬이 존재했고, 블랙박스를 통해 트럭이 흥식이네 것임을 확인했다. 도난차량으로 신고한 이가 흥식이었다. 광수대에서도 흥식이 DNA를 체취하려 하지만 거부하는 이유는 뭘까? 정숙 앞에 나타나 "저도 이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니잖아요"라며 아무것도 하지 말아달라던 흥식이는 정말 까불이일까?

투석을 하지 않아 쓰러진 정숙을 방치하지 않고 병원으로 옮긴 것도 흥식이었다. 그런 흥식이 과연 까불이일까? 틱 장애를 가진 까불이는 과연 누구일까? 흥식이 아버지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형사들이 집에 찾아왔는데 그의 아버지와 관련한 사안이 없다.

 

흥식이 아버지가 집에 없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흥식이 아버지가 까불이이고, 흥식이가 그런 아버지의 악행을 막으려 노력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아버지가 범인이라면 왜 도난차량으로 등록했을까? 이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존재는 흥식이 아버지라는 점은 명확하다.

 

마지막 반전을 통한 변수가 다시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옹벤저스와 필구로 인해 울컥하는 감동을 다시 선사한 <동백꽃 필 무렵>은 이제 까불이를 잡기 위해 모두가 뭉쳤다. 모든 정보들은 모이기 시작했다. 까불이가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이들의 삶은 그래서 더욱 강렬하고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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