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14. 09:06

스트레이트-나경원 아들 황금스펙 만들기와 검찰의 침묵

재정비를 마친 <스트레이트>가 2020년 첫 방송을 했다. 지난해 한 차례 방송되었던 나경원 자한당 의원 아들과 관련한 심층 취재가 다뤄졌다.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 이 사건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의 범죄인지 철저하게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검찰은 절대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나경원 자녀와 관련해 기괴한 사건들은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를 하면 된다. 아들과 관련한 문제에만 벌써 9번의 고소가 있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수사 하나 하지 않고 있다. 특수부가 아닌 일반 형사부에 배당하면서 이미 예고된 결과였다.

검찰이 나 의원 문제를 이렇게 비호하는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나 의원은 자신들의 편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물론 표면적으로 그렇다고 말할 수 없지만, 국민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말이다.

 

나 의원 아들의 조기 유학 자체도 초중등교육법 위반 행위다. 부모와 함께 가지 않는 한 어린 나이의 조기 교육은 국내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딸의 부정입학 논란도 아직 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들 비리는 이제 더는 감출 수 없는 비리로 정의될 듯하다.

 

검찰마저 숨기고 애써 수사를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더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의미다.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은 2014년 나 의원 아들이 고 2이던 시절 서울대 연구실에서 한 실험과 결과물이다.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벌어졌다.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윤형진 교수 팀이 진행한 연구에 나 의원 아들이 끼어있다. 모두 박사 급인 연구진 속에 고2 학생이 '서울대 대학원생'이라는 거짓말로 논문에 이름을 올렸다. 6명 중 네 번째 순서로 이름을 올린 이 논문은 IEEE에 출품되어 수상하고 예일대에 합격했다.

 

국내에서 갑자기 인기가 높아진 IEEE란 과연 무엇인가? 이공계 세계 최고 권위를 받는 학회다. 최고의 박사들이 논문을 제출하고 이를 평가받는 학회에서 고등학교 2 학생이 상을 받았다. 이는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해 고등학생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나경원 의원 아들이 서울대 대학원생으로 둔갑해 상을 받았다.

 

이런 수상 내역 없이 예일대 화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을까? 돈을 들여 최고 사립학교에 보내고 '엄마 찬스'를 이용해 수많은 스펙을 쌓은 결과가 바로 예일대 합격이다. 나 의원이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을 이용해 얻은 지위를 적극적으로 아들과 친인척을 위해 사용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장애인 올림픽만이 아니라 2011년 '대구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당시 중학생이던 아들을 같은 학교 학생들과 함께 불러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혜다. 스페셜 올림픽 국제 청소년 지도자 회의에는 5명 중 4명이 나 의원 딸과 아들, 동생, 그리고 조카로 이뤄졌다.

 

나 의원이 자기 식구들의 스펙 쌓기에 적극적이었다는 증거가 바로 이런 국제 행사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런 식의 스펙들이 쌓여서 결국 예일대에 입학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더 황당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나 의원은 예일대 학장이 아들 입학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했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직접 예일대를 찾아 사실유무를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예일대 측은 철저하게 나 의원 아들 문제에 입을 닫고 있었다. 화학과 학장인 마빈 천 교수가 정말 나 의원 주장처럼 발언했는지 확인하려 노력했지만, 그는 가증스러운 방식으로 피해 가기만 했다.

 

이들은 왜 간단한 확인 절차도 하지 않는 것일까? 나 의원 발언처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그렇게 답하면 그만이다. 입학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절차를 밟아 밝히면 그만이다. 그럼에도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철저하게 사실을 밝히지 않으려는 이들의 행태에서 범죄의 향기가 난다.

 

IEEE 지적 재산권 책임자는 문제의 논문을 본 후 경악했다. 고등학생이 끼여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대뜸 '천재'냐는 질문부터 했다. 기본적으로 IEEE에 논문을 제출할 정도면 박사급이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대학원생으로 표기한 것 역시 거짓이었다.

 

다른 논문 하나가 표절이라는 사실도 확인하며 보다 철저하게 검증해 이에 합당한 처벌을 하겠다는 말도 했다. 문제가 발견되어 패널티를 받게 되면 3~5년 동안 논문을 등재할 수 없게 된다. 말 그대로 세계적 과학계에서 소외받게 된다는 의미다. 와이파이, 5G 등의 기준을 정하는 조직에서 밀려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검찰은 이런 끔찍한 수준의 범죄에 왜 침묵하고 있을까? 조 전 장관 딸에 대해 표창장 수사를 하기 위해 특수부 전체를 움직여 수개월 동안 70곳을 훌쩍 넘는 곳들을 압수 수색했던 검찰 조직이었다. 수사도 하지 않고 정 교수를 기소부터 했던 검찰이 나 의원 논란과 관련해서는 침묵만 하고 있다.

 

2019년 9월 고소를 시작으로 9번이나 고소가 이어졌지만 검찰은 지금까지 침묵 중이다. 소위 말하는 '3초 사건'을 만들었다. 사건을 접수한 지 3개월 안에 사건을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검찰 스스로 법적 시효를 넘기면서까지 사건을 수사하지 않는 이유는 악의적인 목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조 전 장관 문제는 특수부로 배당했지만, 나 의원 자녀 논란은 형사부로 배정했다. 이 배정 자체에서 검찰의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검찰은 절대 나 의원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증거인멸, 은익, 관계자 회유, 말 맞추기, 정황 조작을 위한 시간 벌기를 검찰이 조장하고 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모든 것이 조작과 엄마 찬스를 통해 얻어진 결과다. 누구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경악할 수준의 입시 비리다. 서울대 연구진실성 위원회마저 침묵하고 있는 이 황당한 사건. 언론 역시 조 전 장관 가족과 관련해서는 미친듯 묻지마 기사들을 뱉어냈지만, 나 의원 사건과 관련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져 나오는 비리들은 그렇게 침묵으로 묻으려 하고 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자녀 입학에 개입한 정황들은 취재 결과로 모두 드러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검찰은 침묵 중이다. 조 전 장관 가족을 사냥하듯 수사했다면 이 사건은 모두 처리 완료되었을 문제다.

 

조 전 장관을 기소하며 아들의 자택 문제를 언급했던 검찰이 심각한 수준의 비리 사건에는 침묵만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당함을 이야기하는 검찰에 대해 어떻게 신뢰할 수 있다는 말인가? 최소한 공정한 수사만 했어도 국민들은 이렇게 이 사건에 분노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들은 궁금하다. 이 기괴한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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