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22. 11:20

사이코지만 괜찮아 2회-빨간구두 서지예 김수현과 재회했다

동화작가이지만 동심과는 거리가 먼 고문영 작가와 정신병원 보호사인 문강태는 그저 갑작스럽고 우연하게 만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어린 시절 잠시 살았던 성진시에서 알고 지낸 사이였다. 어린 문영은 이미 괴물의 완성형이었다.

 

차갑고 도도한 문영에게 강태가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두터웠던 얼음이 깨지고 물에 빠진 강태는 죽을 수도 있었다. 그 상황에서 스티로폴을 던져 자신을 구해준 것이 바로 문영이었다. 하지만 문영의 이 선택은 숭고한 인간애가 아닌 꽃잎점을 통해 얻어진 결과일 뿐이었다.

극단적으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이 아이는 그렇게 재미로 강태를 살렸다. 그렇게 매일 자신을 쫓아다니는 강태에게 나비를 찢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래도 나와 있을거냐는 말에 아이는 기겁하고 달아났다. 그렇게 그들은 인연은 끝이 났다.

 

강태 어머니가 살해된 채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범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강태와 상태는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상태 분리되어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어른들의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어린 강태는 그렇게 형의 손을 잡고 성진시를 빠져 나왔다. 그렇게 그들 형제의 떠돌이 생활은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형을 보호해야 하는 운명이 된 어린 강태는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고, 어렵게 정신병원 보호사가 되었지만, 나비 때문에 1년마다 한 번씩 병원을 옮겨다녀야 했다.

 

형이 나비 악몽을 꾸는 것은 살인범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강렬하고 두려운 기억 때문에 형은 모든 것을 닫았다. 어머니를 살해한 살인범을 목격한 인물이지만, 나비가 가득한 악몽에 시달리기만 할 뿐이었다. 

 

눈빛에 온기가 전혀 없는 여자. 어린 강태가 봤던 그 아이와 닮은 문영을 바로 알아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이상한 기운은 그렇게 두 사람을 연결짓게 만드는 운명의 끈이었다. 형을 위해 굴욕적인 사인까지 받아야 했던 강태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형을 위해서라면 말이다.

 

문제는 다시는 볼 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문영을 다시 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출간 기념회에 형을 초대한다는 문구를 사인으로 남겼기 때문이다. 재수가 강태 대신 형과 함께 출판 기념회를 가기로 했지만, 전날 주리를 만나 술을 마시고 뻗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말았다.

둘이 만나기만 하면 문제가 생기던 그 상황은 재현되었다. 자폐 스펙트럼의 상태는 공룡을 좋아한다. 줄을 서서 사인을 기다리는 동안 공룡 옷을 입은 아이에게 다가가 공룡에 대한 관심을 쏟아내지만 일반인과 다른 상태의 모습에 불쾌해하는 부모로 인해 상황은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이들 형제를 도운 것은 바로 문영이었다. 자폐를 앓고 있는 상태에게 조롱을 하던 그들에게 사과를 하라며 상태에게 했던 대로 뒷머리를 잡은 문영의 행동은 하지만 독이 되고 말았다. 문영의 행동은 당연히 옳은 일이지만, 편집된 영상이 퍼지며 그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유명 동화 작가가 보인 말도 안 되는 행동이라는 논리로 퍼져나간 그 이야기 속에 이들 부부가 행한 부적절한 행동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이 진실이 밝혀지며 문영에 대한 공격 역시 잦아들 것이다. 그게 여론이니 말이다.

 

주리가 제안했던 '괜찮은 병원'을 거부한 이유는 그곳이 성진시였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사망한 그곳에 다시 돌아가기 두려웠다. 형탓을 했지만, 어린 강태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두려움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성진시를 받아들인 형. 그리고 문영을 통해 강태는 자신이 비겁한 도망자였음을 깨달았다.

 

과거에도 그랬듯, 두려움에 맞서 싸우지 못하고 도망만 쳤던 강태였다. 형을 앞세우기는 했지만, 사실 사람이 두려웠다. 그렇게 깊이 사귀지도 못하며 피하기만 했던 강태는 형과 함께 지독한 고통의 기억만 남겨져 있던 성진시에 거주하게 되었다. 

 

더 이상 도망치는 삶에 지치기도 했지만 더 큰 이유는 그 병원 원장이 트라우마 치료의 권위자였기 때문이다. 형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 이를 위해서라도 그 병원은 강태에게 필요했다. 그렇게 형이 그날의 기억 속 공포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범인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소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문영은 태평하기만 했다. 공감 능력이 제로에 가까운 문영에게 세상의 떠들썩함은 그저 그들의 일일 뿐이었다. 출판사 직원이 보낸 강태의 과거를 보며 문영은 떠올랐다. 성진시에서 살았던 그 어린 시절 자신을 쫓아다녔던 아이가 바로 강태라는 사실을 말이다.

성진시 오지군으로 향하는 문영은 전화를 해온 출판사 사장에게 안데르센의 동화인 '빨간 구두'이야기를 해준다. 빨간 구도만 신으면 춤을 추게 되는 신비한 이야기 속에는 잔인한 결말이 따라온다. 하지만 그 빨간 구두에 대한 집착은 절대 사라질 수 없음을 이 책은 잘 이야기하고 있었다. 

 

문영에게 빨간 구두는 자신이 신은 구두가 아니었다. 바로 강태였다. 자신과 강태는 절대 떨어질 수 없는 특별한 운명이라는 사실을 문영은 깨달았다. 자신의 동화 속에 그려진 그 이야기들 역시 과거의 기억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했다.

 

'집착'을 숭고하고 아름답다고 해석한 문영과 어린 시절 기억에 갇힌 채 살아가던 강태는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강태만 바라보는 주리는 과연 어떻게 될까? 강태 어머니를 죽인 범인과 정신병원에서 소란을 피웠던 남성의 살인사건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을까?

 

거대한 문영이 작은 강태를 집어 올리는 CG등 다양한 형태로 캐릭터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연출은 분명 흥미롭다. 물론 이런 기존의 드라마 방식을 깬 형식에 불편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래 보기 드문 흥미롭고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성진시에 강태가 돌아가며 시작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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