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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나의 판타집은 구해줘 홈즈와는 달랐다

by 자이미 2020.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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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소재로 한 예능이 종종 등장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구해줘 홈즈>가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남의 집 구경에 대한 호기심과 집을 구하는 과정과 이를 선택하는 모든 것들이 이제는 익숙한 재미로 다가온다.

 

<구해줘 홈즈>가 실구매자인 시청자의 요청을 받아 대신 발품 팔아 집을 구해주는 과정을 담는다. 방송 프로그램이 공인중개사가 되는 형식이다. 여기에 스타들이 출연해 구해진 집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집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방송은 최소한 서울만 떠나면 충분히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집을 찾을 수 있음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인구 과밀인 서울을 벗어나면 집값도 안정되어 있고, 의외의 좋은 집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다양한 집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는 철저하게 소비자인 신청한 시청자의 요구에 맞춘 결과물이다. 이는 즉 호불호가 가릴 수 있는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사이버 복덕방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 한계는 명확하다.

 

SBS에서 18일 첫 방송된 <나의 판타집>은 이런 아쉬움을 날린 특화된 집과 관련된 방송이다. 판타지 하우스를 줄여서 '판타집'으로 제목을 삼은 것이라는 점에서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지 잘 드러난다. 자신의 로망을 실현시킬 집에서 잠시 살아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게 다가온다.

 

양동근, 이승윤, 허영지가 출연해 자신이 꿈꾸는 집을 사전에 이야기하고, 제작진이 가장 비슷한 집을 찾아 한시적 거주를 해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라면 충분히 시즌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장수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도 보인다.

 

모두에게 주거지에 대한 로망은 존재한다. 어떤 집에서 살고 싶다는 욕망을 품고 살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그런 욕망을 채우지 못한다. 그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박스처럼 만들어진 기성품 같은 공간에서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니 말이다.

 

많게는 수십억을 내고 남들이 만들어낸 박스에서 애써 자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그래서 집에 대한 로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아이 셋을 키우는 양동근은 아이와 함께 하는 단독에 대한 로망이 크다. 아니 양동근이라기보다는 아내의 로망이다. 

집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놀게 해줄 수 있는 집을 원하는 양동근 부부의 로망을 완벽하게 채워줄 집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게 다가온다. 오직 아이를 위해 설계된 집은 마당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들도 준비되어 있었다.

 

집안에서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입체적인 집이 땅값을 포함해 8억 5천으로 지었다는 말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서울에서는 그럴듯한 아파트 하나 구할 수 없는 가격에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자신만의 로망을 채워보고 싶었던 이승윤은 영화 속 아이언맨 하우스는 실거주로 괜찮은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외관부터 웅장함으로 가평  호수를 품고 있는 이 거대한 집은 누군가의 별장이었다. 집안에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있었다.

 

운동도 취미도 할 수 있는 그 공간은 독특한 형식으로 해외에도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집이었다. 호수를 바라보며 수영을 할 수 있는 공간까지 일반인들은 꿈도 꾸기 어려운 공간이었다. 집을 줘도 유지비가 걱정되어 살기 어려운 말 그대로 '판타집'이었다.

 

허영지가 꿈꾸는 집은 어린 시절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공간에 대한 열망이었다. 다락방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작지만 혼자 숨어 있듯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욕구는 나이가 들어도 달라질 수는 없다.

 

다락에 대한 로망과 함께 유리로 된 집을 원하는 허영지의 꿈을 완벽하게 채워줄 집을 제작진은 찾았다. 시골 산기슭에 지어진 이 집은 크게 무리가 없는 외양을 가졌다. 전통적인 시골집 형식을 취한 그곳이지만 곳곳이 큰 창이 나 있어 개방감이 컸다.

그리고 히든 장소인 유리의 방은 허영지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놀라게 할 정도였다. 폴딩 도어로 문만 열만 자연이 바로다. 그리고 난로가 있는 유리 방은 비가 오면 최고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을 듯하다. 천장까지 모두 유리인 그곳이 주는 낭만은 힐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알랭 드 보통이 제안한 유명 건축가의 집을 일반인들이 직접 거주해 보는 프로젝트처럼 <나의 판타집>은 자신이 꿈꾸던 집에서 잠시 살아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개개인에게 가장 큰 계약이 집이다. 그런 집을 잠시 살아보거나 하는 사용 후 구매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아쉬움을 대신해준다는 점에서 <나의 판타집>이 가지고 있는 재미는 분명 존재한다. 전문가인 유현준 교수가 출연한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단순한 집 구경을 넘어 잠시라도 자신이 꿈꿨던 집에서 살아본다는 것. 그것 자체가 판타지 한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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