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0. 10:02

낮과 밤 최종회-남궁민으로 시작해 남궁민으로 끝났다

16번의 이야기가 모두 끝났다.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분명한 한계로 다가왔던 <낮과 밤>은 결국 남궁민만 남은 드라마로 귀결되었다. 남궁민이 아니었다면 기본적으로 구성 자체가 불가능한 드라마였다는 의미다.

 

정우가 오 비서실장과 마주한 상황에서 이들의 대결은 더는 의미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는 절대 정우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네 번째 아이 민재까지 가세한 상황에서 오정환은 그렇게 납치된 채 비밀 연구소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게 되었다.

오정환이 지형근이라는 사실까지 드러난 상황에서 공일도는 정우가 혜원을 통해 건넨 공식을 바탕으로 약을 완료했다. 그리고 실험체로 사용될 손민호를 통해 가능성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손민호는 추가된 약물로 인해 사망하고 말았다.

 

이 과정을 본 조현희 박사는 자신의 아들이 도정우의 항체가 있어야 완성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딸인 제이미를 납치한 조 박사는 이를 미끼로 정우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오직 자신의 욕망에만 집착하는 조 박사에 분노한 정우는 그렇게 비밀 연구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6시간마다 자신의 현재를 지탱하게 해줄 약을 먹지 않으면 급격한 노화로 죽을 수밖에 없는 지형근은 당연하게도 정우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비밀 연구소로 들어선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총을 든 군인들이었다.

 

물론 그동안 보여주었던 정우의 능력을 생각해보면 이 정도 군인들은 손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순순히 수갑을 차고 그들의 연구에 협조하는 상황은 의도성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실제 정우는 비밀 연구소로 들어가기 전 전략을 세웠다.

 

특수팀 멤버들과 살아남은 하얀밤 아이들, 그리고 정순구로 이뤄진 그들의 드림팀은 조를 나눠 비밀 연구소 파괴를 위한 작전을 세웠다. 정우가 원하는 것은 명확했다. 비밀 연구소에서 연구한 모든 것들을 파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백야재단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이들의 정체는 이 기자를 통해 알리는 방식을 택했다. 세상에 알려진 적이 없던 백야재단 이사진 명단과 함께 비밀 연구소 위치까지 보낸 것은 이 모든 것이 세상에 알려져 더는 그들이 존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각도 하지 못하는 이들과 싸우는 것은 가장 힘겨운 일이다. 반성하지 않은 자들에게 특혜를 권하는 황당한 상황을 생각해보라. 반성하지 않은 자에게 사면부터 해주자는 현실 정치의 행태를 생각해보면 이게 얼마나 우매하고 황당한 범죄인지 알 수 있게 한다.

 

아이들을 수없이 희생해 자신들의 욕망만 쫓았지만, 그들은 인류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공일도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이 한 행동에 당당했다. 그리고 그런 자들에게 사법부는 관대한 형을 내릴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감추고 왜곡시킨 자들에 대해 무더기 무죄를 선고한 현실처럼 말이다.

 

그나마 최종회에서 변수를 보인 것은 도정우가 연구실 안에서 변신을 했다는 것이다. 실험에 나선 모든 이들은 해리성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우도 가장 극적인 순간 악이 지배하는 자가 등장하며 모두를 두렵게 만들었다.

 

폭발적인 힘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 군인들을 제거하고, 자신을 막는 혜원까지 제거하려는 상황에서 "오빠"를 외치는 쌍둥이 동생 제이미의 존재감은 컸다. 한 번의 폭주가 있었지만, 정우는 다시 본래의 자신을 되찾았다.

 

사전에 준비했던 백야재단 연구소의 모든 자료들은 밖에서 지원하던 팀들에 의해 완전 폐기가 되었다. 그리고 해당 연구소까지 파괴하려는 계획도 흔들림 없이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정우의 선택은 어머니와 단둘이 그곳에 남는 것이었다. 물론 이 역시 자신만의 계획이 존재했지만 말이다.

 

오정환으로 위장한 지형근은 약을 먹기 위해 나섰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여섯 시간마다 한 번씩 약을 먹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지형근은 정우가 차안에 약을 두고 왔다는 말에 황급히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경찰이 모두 와 있는 상황에서도 약 찾기에 급급한 지형근은 약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절망했다.

 

급격한 노화로 급사한 지형근의 말로는 현장에 있던 이 기자의 라이브 중계로 전국에 방송되었다. 모든 것들은 끝났다. 제이미와 혜원이 그 연구소를 빠져나간 후 폭발이 있었고,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한 정우와 조 박사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사건에 연루되었던 자들은 모두 잡혔다. 그리고 해리성 인격장애를 겪었던 재웅은 자신이 지은 죄를 달게 받기로 했다. 제이미는 재웅과 면회를 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모든 것들이 그렇게 정리되는 상황에서 승진한 혜원은 구급차를 닦고 있는 정순구를 보게 된다.

 

많은 것들을 숨기고 있는 정순구. 그의 구급차 안에서 고속도로 통행증을 본 혜원은 추적을 시작했다. 이를 돕기 위해 나선 이 기자를 통해 정우가 생존해 있음을 알게 된다. 정순구의 구급차를 타고 현장에서 빠져나온 정우는 자신의 어머니를 데리고 섬으로 들어갔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영원한 감옥에 갇힌 조 박사. 그리고 그렇게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존재가 된 정우는 다시 혜원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누구도 정우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여전히 고통을 잠재우는 사탕을 먹는 모습으로 <낮과 밤>은 마무리되었다.

 

<낮과 밤>은 분명 매력적인 소재다. 충분히 재미있는 과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마녀>의 소재를 그대로 이어간 이 드라마는 영화 속 이야기 이후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처음부터 <마녀>에 기댄 드라마는 결과적으로 그 이후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며 망가졌다.

 

영화 속 이야기가 끝난 후는 전적으로 <낮과 밤>의 창작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한없이 초라한 전개로 인해 <낮과 밤>은 영화 <마녀>를 그대로 드라마화한 작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다. 그저 남궁민의 존재감만 재차 확인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영원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헛된 욕망이라는 소재가 가지는 재미. 그리고 군부 독재의 후예들이 여전히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설정 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존재했지만,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한계는 너무나 명확했다.

 

절대적 능력을 가진 도정우라는 인물로 인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고 완성되었다는 것은 허무해진다. 힘의 균형이 이뤄지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운 균형은 그렇게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었지만, 한없이 허무해지는 <낮과 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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