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3. 10:13

골 때리는 그녀들과 류수영의 동물티비, 정규 편성이 가능할까?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그리 많이 눈이 띄지 않는다. 몇 년 전부터 설과 추석을 이용해 파일럿을 편성하고 정규 편성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들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 명절 파일럿을 통해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고 장수 프로그램이 된 사례들을 생각해보면 아쉬움도 크다.

 

그나마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이 존재하기는 했다. SBS가 방송한 <골 때리는 그녀들>과 KBS의 <류수영의 동물티비> 정도가 관심을 끄는 파일럿이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변화한 시대에 발맞춰 가는 편성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정규 편성도 가능해 보인다.

<류수영의 동물티비>는 다양한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미 SBS에 <동물농장>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방향성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고민일 수밖에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반려 동물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를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려는 이들 역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류수영의 동물티비>는 큰 문제가 없다면 정규편성이 될 가능성도 높다.

 

사건 파일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고, 이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동물들에 대한 관심을 언급하게 했다. 심지어 류수영이 한국 전통소인 흑우와 친해지는 과정을 담는 등 나름 다양한 방식들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많은 사연을 가진 동물들의 현실을 바라보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충분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개를 상대로 한 프로그램이 이미 존재한다는 점에서 <류수영의 동물티비>는 보다 광범위한 범주에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여성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의 제작 빈도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해부터 다양한 여성 중심의 방송들이 등장하며 호평을 받기도 하고,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남성 중심의 방송 형태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중이다.

 

<골 때리는 그녀들>은 남성의 전유물처럼 이야기되어왔던 축구를 하는 4팀이 자웅을 겨루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가대표 가족들로 구성된 팀과 모델, 개그우먼, 그리고 <불타는 청춘>에 출연했던 여성 멤버들이 자웅을 겨루는 축구 경기였다.

 

여성 축구리그도 존재하고 월드컵도 열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여성 야구보다 더 활성화가 된 것은 여성 축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도 즐기는 수준까지 이르려면 아직도 멀었다. 여성들의 동네 축구가 자리를 잡지 않는 한 대중화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우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골 때리는 그녀들>은 매우 영특한 편성이다. 여성이라는 가장 핫한 주제와 전 세계에서 가장 대중화된 스포츠인 축구가 결합되었으니 말이다. 절대 강자라고 볼 수도 있는 이 둘이 결합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축구를 처음하거나 상대적으로 지식이 부족하고, 이와 관련해 특화된 운동실력이 없는 이들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힘겨울 수밖에 없다. 보는 이들에게도 엉성하고 아이들 장난처럼 다가오는 부분들도 존재했다. 이게 뭐야 하는 아쉬움을 가지는 이들도 있었을 듯하다.

 

4팀이 맞대결을 벌이고 우승팀을 가리는 단순화된 구조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첫 경기와 달리, 두 번째 경기를 하는 그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할 기회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골 때리는 그녀들>은 매력적이었다. 이들 사이에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배우 박선영과 전 테니스 국가대표 선수였던 전미라는 보는 이들이 환호를 보낼 정도였다.

월등한 실력을 가진 이들만이 아니라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은 새로운 가치로 다가왔다. 모델이자 방송인인 한혜진은 발톱이 빠지기 직전까지 가는 부상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독기를 보이는 모습은 스포츠에서는 칭찬받아 마땅하니 말이다.

 

축구라는 모든 이들이 사랑하는 스포츠에 여성이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는 점에서 반갑기만 했다. 정규 편성이 된다면 보다 많은 서사가 담기고, 추가된 여성 팀으로 인해 많은 대결 구도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듯하다. 앞서 방송되었던 <뭉쳐야 찬다>와는 다른 모습으로 말이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이들이 축구를 즐기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그런 문화를 가지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골 때리는 그녀들>은 여성들 역시 자신들의 리그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축구는 남성들을 위한 전유물은 아니니 말이다.

 

설 연휴 기간 방송된 두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충분히 정규 편성되어도 나쁘지 않은 상징성과 재미를 갖추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정규편성이 된다면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혹은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