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7. 11:16

딥:잠들면 죽는다-태국판 인썸니아 정말 잠들면 죽나?

태국 영화를 보시는 분들은 공포 영화에 특화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듯 하다. 물론 그 유명한 토니 쟈의 <옹박>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인간계를 뛰어넘은 것 같은 토니 쟈의 액션 연기로 인해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액션 영화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태국 영화를 상징하는 것은 공포입니다. <셔터>를 비롯해 수많은 공포 영화들이 관객의 호평과 찬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나홍진 감독이 제작을 한 <랑종> 역시 태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기묘함을 잘 표현했기에 성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딥:잠들면 죽는다>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태국 영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썸니아>와는 전혀 다른 '인썸니아'를 언급하고 풀어간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다. 인간에게 잠은 필수다. 잠을 자지 못하면 결국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4명의 주인공이 한 실험에 참가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시린다라 대학 의학과에 재학 중인 제니와 윈, 신, 피치가 아무런 생각 없이 잠을 자지 않으면 큰돈을 준다는 실험에 참가하게 됩니다. 더욱 지도교수의 제안이었다는 점에서 의심도 하지 않았다. 

 

4명 중 핵심인물인 제니는 할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의대에서도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열심인 인물이기도 하다. 어린시절 부모가 사망하고 그렇게 할머니 밑에서 살았다. 그런 제니에게 할머니는 자신의 전부이기도 했다.

 

어린 동생까지 엄마처럼 챙기는 제니이지만 돈이 필요하다. 혼자 경제권까지 책임져야 하는 제니가 잠까지 줄여가며 공부하고 이를 해도 그 돈을 다 갚을 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휴학을 하려고 니차 교수를 찾아간 제니는 홀깃 한 제안을 받았다.

 

독일 제약사에서 준비하는 실험에 참가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The Deep'이라 명명된 실험에는 잠들지 않게 하는 물질인 큐라토닌을 얻는 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 큰돈을 벌 수 있다.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레벨 1에서 며칠 잠을 자지 않으면 10만 바트를 받을 수 있다. 굳이 학교를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제니는 바로 승낙했다. 이 실험에 참가한 이는 자신만이 아니었다.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제니에게 다가온 남학생은 딥 실험을 하냐고 물었다.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된다는 계약에 사인한 상황에서 황당한 일이 아니다.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제니에게 다가온 윈도 실험 참가자였기 때문이다. 제니와 윈만이 아니라, 뷰티 블로거로 유명한 신과 게임 덕후인 피치까지 이들도 모두 실험에 참가 중이었다. 이 실험 참가자라는 공통점으로 이들은 친구가 되었다. 

 

클럽에만 다니는 윈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아버지와 소원한 상태다. 신은 의대가 아닌 언론 미디어 학과에 가려했지만, 의대 집안이라는 이유로 부모는 의대를 요구했다. 공부를 잘해 의대 합격은 했지만, 공부에 소원해질 수밖에 없었다.

피치는 게임에 미쳐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미쳐있는 것은 신이었다. 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그는 스토커나 다름없다. 부잣집 도련님이라 이런 실험에 참가할 이유도 없었지만, 신을 따라 실험에 참가한 인물이기도 하다.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은 1차 실험을 가볍게 마치고, 바로 2차 실험에 참여했다. 5일만 참으면 50만 바트를 받을 수 있다. 제인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집 빚을 한 번에 다 갚고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명품 소비를 하거나, 게임 장비 등을 사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제니는 할머니를 위한 안마기와 싸우다 깨트린 동생의 휴대폰을 사는 것이 행복이었다. 그렇게 5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 버텨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잠들고 1분 안에 깨지 않으면 그대로 죽는다. 그리고 뒷목에 삽입한 캡슐에 큐라토닌이 100% 채워지지 않으면 이를 제거할 수도 없다. 자칫 돈에 욕심을 내다 죽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학교에서는 이들 외에도 이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는 잠이 들어 사망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이 정도면 불안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욱 환각까지 보이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잠을 깨기 위해 그들은 약의 힘까지 빌려야 했다. 말 그대로 잠과의 전쟁에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피치의 집에서 풀 파티를 열고, 어떻게든 한정된 시간을 버티려던 그들에게 위기는 진실에서 다가왔다. 신이 화장실에 갔다 우연히 들어간 피치의 방 때문이었다.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는 것 같다던 신의 의심은 사실이었다.

 

피치가 도촬 한 사진들이 벽에 가득했다. 물론 이상한 사진이 아닌 신의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이 충격으로 쓰러진 신은 깨어나지 않았다. 1분 안에 깨어나지 않으면 신은 피치의 집에서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힘겹게 신을 살린 아이들은 안심했지만, 더는 이 실험을 이어갈 수 없음을 알았다.

 

레벨 3에 도전하면 100만 바트라는 엄청난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목숨까지 내놓고 실험에 참가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모두가 거절한 상황에서 변수가 생겼다. 제니 할머니가 쓰러져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돈이 필요했다.

 

힘겨워하는 제니에게 다가온 여동생 준이 돈을 내밀었다. 음악이 좋아 밴드에 속해 연주를 하고 노래를 하는 준이 거액이 있을 수가 없다. 준이 거액을 번 것은 언니인 제니가 했던 실험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위험성을 알고 있는 제니는 동생을 막으려 했지만, 늦었다.

 

준이 추가 실험에 참가했고, 이를 막으려는 제니에게 한스 밀러 연구실장은 협박하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4명이 찾아와 레벨 3 실험에 참가하면 동생은 제외시키겠다는 제안이었다. 제니는 아이들에게 부탁을 했지만 윈을 제외하고 거부했다.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 참가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제니와 윈이 실험실로 가는 길에 피치에 이어 신까지 가담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진짜 친구가 된 이들은 그렇게 제니의 여동생 준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실험에 참가하게 되었다. 영화 <딥:잠들면 죽는다>는 흥미로운 소재를 담고 있다.

 

'잠들면 죽는다'는 절대 명제 아래 잠들어서는 안 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은 흥미로운 스릴러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흥미로운 소재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과거 한국적 감성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진부함으로 다가오는 과정들이 많다. 

 

한국적 감성이 묘하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태국의 전통 공포영화와는 괘를 달리 한다. <딥:잠들면 죽는다>는 엄밀히 말하면 공포영화가 아닌 스릴러로 분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교한 스릴러라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공포감이 느껴지지 않고 무난하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분명 흥미로운 소재로 시작했지만,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구축과 관계가 아쉽게 다가왔다.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 반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만, 영화를 보신 분들은 어렴풋하게 느꼈을 듯하다. 그만큼 반전이 약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저 가볍게 보기에 좋은 영화다. 대단한 가치를 부여할 수 없지만,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태국의 영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녀의 이름은 난노>가 보여주는 섬뜩함을 이 영화에서는 볼 수는 없지만, 묘하게 한국적 감성이나 분위기가 과거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대중문화에 한국이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