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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악마판사 8회-지성 곁에 선 진영, 김민정은 김재경 얻었다

by 자이미 202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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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숙고하던 가온이 결국 요한의 편에 서기로 했다. 자신을 방황에서 붙잡아주고 판사가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줬던 민정호 대법관의 제안을 거부했다. 판사가 되기 전 혼란스러웠던 가온의 모습으로 돌아간듯한 모습이다. 

 

차분하고 안정적이었던 판사 가온이 가고, 보다 거칠고 뜨거운 판사 가온이 돌아온다는 것은 이후 어떤 상황들이 벌어질지 기대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 지성의 배석 판사 중 하나인 오진주 판사는 정선아 신임 재단 이사장의 편에 섰다.

시범 재판을 통해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하며 부추김은 욕망이 컸던 오 판사를 조바심 나게 만들었다. 더욱 요한이 가온과 가까운 것과 달리, 자신은 소외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빈틈을 비집고 들어온 정선아의 말에 혹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적 책임 재단이라는 거대한 권력 집단의 주인인 정선아 이사장이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에 고무되는 것은 당연하다.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가득한 오 판사에게 정 이사장은 동아줄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범 재판단 사이의 갈등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서 이사장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은 모두 정선아가 짰다. 대통령부터 재벌이나 언론 사주로서는 꿩잡는 것이 매라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인물과 손을 잡는 것이 최선이다. 정 이사가 내민 카드가 더욱 매혹적이었다. 자칫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 수도 있었던 상황에 정 이사는 묘수를 언급했다.

 

사망한 서 이사장이 모든 책임을 지는 방법은 그 무엇보다 완벽하게 정리할 수 있는 묘수였다. 서 이사장은 정 이사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려했다. 하지만 정 이사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서 이사장을 재물로 삼았다. 누가 봐도 파급력이 크고, 그에 대한 효과가 높은 것은 정선아의 주장이었다.

 

서 이사장이 직접 녹화한 영상을 편집해 유언으로 만든 정선아는 사회적 책임 재단 신임 이사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여론몰이를 하며, 강력한 법집행을 예고했다. 재단 비리를 제보한 이들을 역으로 범죄자로 몰았다.

 

광화문 과격파 세력들이 외국인으로 추정된다며 이들과 손잡고 재단 비리를 저질렀다는 가짜뉴스를 퍼트리며 광기를 더욱 부추겼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반하는 발언을 하는 집단을 무자비하게 입을 막을 수 있는 당위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는 점에서 이 사회는 반 독재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권력과 권한을 스스로 높임으로서 강 판사에 대응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행위는 전방위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판사와 검사 집단만이 아니라 경찰 집단까지 권력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행위는 파시즘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가를 위해 시민들을 억압하고 있으니 말이다.

 

위기를 기회로 생각해 독재의 길로 가는 이들에 맞서 강 판사는 가온이 필요했다. 광기의 시대, 이를 바로잡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절대악을 잡아야 한다. 문제는 가온이 가지고 있는 원칙과 절차로 이들을 상대할 수는 없다.

 

이상주의에 가까운 행동을 광기를 넘어선 권력집단과 싸워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수천억원대 사기를 친 도영춘이 바뀌었다.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단순히 교도소장 정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다 큰 권력을 가진 자가 꾸미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요한이라면 할 수도 있었겠지만, 과거의 요한이라면 이런 일을 벌일 수도 없었다. 그렇게 의심이 커진 가온은 동기인 검사 친구에게 도영춘 사건 수사와 관련한 정보를 어렵게 받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문제의 인물인 차 법무부 장관이 있었다.

 

갑작스럽게 전력이 나가고, 그렇게 물리적으로 도영춘 파일이 바뀔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자는 차경희 현 법무부 장관임이 명확하다. 그 순간이 차 장관이 승승장구하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악랄한 범죄자와 거래해 거액을 받고, 17년 징역형을 다른 사람으로 대처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되었다. 

엘리야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도 흥미롭다. 가온이 자신의 아버지를 닮았다는 점에서 호감을 느낀 것은 분명하다. 이후 자신의 삼촌인 요한과 달리, 부드러운 가온에 빠져드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 이런 상황에 가온의 절친인 광수대 형사인 수현과 만남을 가진 엘리야는 "언니"라고 불렀다.

 

엘리야는 원래 사람들을 좋아하는 밝은 아이였다. 10년 전 사건 후에도 사람들에게 의지하려 했지만, 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다. 이런 상황들이 이어지자 요한은 철저하게 조카인 엘리야는 지키려 했다. 그런 부작용은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런 엘리야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흔들었다는 점에서 가온과 수현의 역할은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이 상황들은 요한에게 위기와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 엘리야의 기억은 결과적으로 10년 전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악마판사> 8회는 갈등과 함께 편 가르기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서 이사장을 죽이고 유언을 만들고, 그렇게 재단 이사장에 오른 정선아는 도련님이라 부르는 요한에 집착하고 있다. 요한은 정선아가 이사장 자리에 오르자 생각보다 더 악랄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누구보다 정선아를 잘 아는 요한이라는 점에서 이 판단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사장이 되자마자 처음으로 찾은 이가 강 판사였다. 시범재판부 운영지원단을 맡은 정 이사장을 함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요한이다. 날 좋아하냐 물으며 목을 조르는 요한의 모습은 선아가 12살 무렵 요한의 집에서 경험한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요한을 좋아한다고 했던 선아에게 2층에서 뛰라고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직접 목을 조른 요한은 살기가 가득했다. 

 

만약 가온이 막지 않았다면 정말 죽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요한이 더 분노한 것은 당당하게 이삭 어머니의 유산인 목걸이를 하고 찾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12살 시절부터 경고했지만, 여전히 탐을 내는 선아에 대한 분노 말이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재단 이사장에게 '좀도둑'이라 부르는 요한은 그래서 대단하다. 하지만 선아의 욕망은 요한과 결혼해 자신이 일했던 곳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이 충돌은 본격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9회부터 이야기가 중요해진다. 

 

성공에 대한 욕망이 누구보다 큰 진주는 요한 앞에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요한은 이미 진주가 선아의 편에 섰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누구보다 판을 읽는 눈이 좋고, 정보량도 많은 요한이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예측하고 알아냈을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거울 앞에 선 진주에게 다가가 자신이 하고 있던 진주 목걸이를 채워주는 선아. '매력이 권력'이라며 진주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하라 부추기는 선아는 뱀과 같은 존재다. 상대의 약점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해 파고드는 선아에게 진주와 같은 인물은 너무 쉬운 상대다. 

가온은 선택을 강요받았다. 민 대법관은 폭주하는 괴물을 만들어낸 것이 시법 재판부라 확신하고, 이를 해체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중요한 역할을 가온이 해줘야 한다며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민 대법관의 움직임처럼 요한도 빠르게 움직였다.

 

요한은 자신을 돕고 있는 조력자들을 가온에게 소개했다. 판을 키우기 전부터 이미 모든 것들을 준비했던 요한은 철저했다. 재벌 회장을 변호하던 변호사, 차 장관 아들의 비리를 폭로한 여성, 수현의 상관인 광수대 형사까지 그 면면들이 모두 가온에게는 기이하게 다가왔다.

 

요한이 가온 부모를 죽게 만든 범인이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결정적 힘은 '돈'이라 이야기를 했다. 이를 되받아, 돈이 좋다며 얼마나 받냐며 그들을 불신했다. 하지만 그들은 돈 때문에 요한의 편에 선 것은 아니었다. 변호사는 가정용 살균제 사건으로 딸을 잃은 피해자다.

 

젊은 여성은 의대생에게 성추행을 당했음에도 의대생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가해자에 분노한 피해자다. 광수대 조민선 형사의 누나는 소녀가장으로 백화점에서 일했지만 붕괴되어 사망했다. 하지만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은 피해와 비교조차 할 수없을 정도다.

사법부에 불신을 가지고 있는 피해자들이 모여 요한의 개혁에 동참하고 있다. 비서처럼 움직이는 K 역시 차 장관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사망한 유망한 국회의원의 아들이다. 이런 피해자들의 모임 같은 이들이 요한의 편에 섰다. 다단계 사기 피해로 부모를 잃은 가온 역시 이들 피해자와 다르지 않다.

 

가온이 아버지와 같은 민 대법관이 아닌 요한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였다. 왜 당신들은 그 위치에 있으며 문제를 바로잡지 못했냐고 따졌다. 당신들이 좀 더 잘했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질타는 모두가 할 수 있는 분노다.

 

적폐 청산, 사법 개혁을 외치는 국민들의 요구는 단순하고 명쾌했다. 불합리함을 바로잡기 위함이다. 사법개혁은 결과적으로 그들의 독립성을 더욱 확고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도 좋다. 하지만 정치 검찰, 정치 판사들은 이런 완벽한 독립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들에게 더 큰 권력을 주는 이 비합리함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문제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정당한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과격파 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 주장을 외국인 혐오로 바꾸어 비난하는 행태는 전형적인 독재의 잔상들이다. 극우들의 논리를 내세워 국민들을 분열시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재단의 행태를 과연 요한과 조력자들은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여성 캐릭터에 대한 문제들도 보이고, 아쉬운 부분들도 등장하지만 <악마판사>가 언급하고 있는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아닌 악마와 같은 판사를 내세워 작가는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아직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 분명 작가가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정의 역시 극 중 각자가 내세우는 정의의 한 부류처럼 다가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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