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3. 09:44

너는 나의 봄 9회-서현진 김동욱 첫키스와 드러난 살인마의 정체

상처를 품고 살아가던 어른이 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너는 나의 봄>이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정과 영도가 첫 키스를 하며 그들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은 결국 이들에게 곧 위험이 닥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안의 연락으로 은하네 카페로 향하던 다정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표정하던 이안이 웃으며 종이 장미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잔인한 기시감이 휩싸이는 상황에서 그를 붙잡아준 것은 영도였다. 영도의 배려심은 다정을 따뜻하게 품어줬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일이 있어 병원에 늦게까지 있겠다는 것은 언제든 필요하면 자신에게 오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게 영도를 찾은 다정은 밝아 보였다. 좀 전의 표정과는 달리, 농담을 하며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니 말이다.

 

영도의 눈동자 색깔이 빛에 의해 다르게 보인다며, 다양한 색을 이야기하는 다정은 이미 사랑이 가득했다. 두렵지만 무섭지 않다고 하는 다정은 겁먹고 아무것도 못하는게 싫을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정이 왜 그런 생각을 하며 살 수밖에 없는지 이유도 드러났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그리고 그 기억을 잊고 싶지만 기억하지 않으려해도 더 각성되듯 기억되는 것은 악몽일 것이다. 다정이 일곱 살 시절 이야기를 영도 앞에서 밝혔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자신의 아픈 기억을 드러냈다.

 

일곱 살 시절 아버지에게 맞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어린 다정은 두려웠다. 엄마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 어린 나이에 술에 취해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막을 수 있는 아이는 없다. 그 지독한 기억은 다정의 성격을 규정했다.

 

다정이 쓰레기들만 만나왔던 이유 역시 어린 시절 하지 못한 그 행동에 대한 갈망이 만든 결과였다. 울며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꺼내는 다정을 따뜻하게 감싸는 영도는 아마 다정이 어린 다정을 만나 이 이야기를 들었어도 따뜻하게 안아줬을 거라 위로했다.

 

그 순간 영도는 어른 다정이 되었고, 다정은 어린 다정이 되었다. 그렇게 한바탕 울던 다정은 티슈를 찾고, 떡볶이를 요구했다. 편해진 둘의 관계가 잘 드러난 장면이기도 하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처럼 한 사람의 기억만 지울 수 있냐는 질문의 답은 아버지일 것이다. 

 

최정민도 지우고 싶겠지만, 그렇게 깊은 정을 나눌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불편하기는 해도 쉽게 회복할 수 있는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다정을 압박하고 있다. 다정만이 아니라 어머니 미란까지 힘겹게 한다.

 

친구와 함께 절을 찾은 미란은 잠에 자꾸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친구는 "곧 찾아오겠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 악몽의 주인공은 남편인 강윤찬이다. 미란이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야반도주하듯 나오던 날, 남편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미란은 절대 자신과 아이들을 찾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남자가 갑작스럽게 꿈에 등장했다. 그렇게 미란은 절에 "강윤찬 약속 지켜줘"라는 소원문을 달았다. 하지만 그 소원문은 바람에 날려, 미란이 가족의 행복을 위해 적은 기와 위에 사뿐히 앉았다. 절망스러운 결과를 예고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문제의 범죄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이게 다정의 아버지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등장했다. 열여덟 최정민이 세상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한 남자를 찾아가 '순결한 살인'이라는 책을 건넸다.

 

그가 종이꽃을 접은 인물이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그리고 최정민이 죽던 날 다정에게 뮤직박스와 그 안에 단체사진을 담은 것도 이 남자다. 찾는데 오래 걸렸다는 이야기는 최정민이 아니라, 다정의 아버지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열여덟 최정민은 이 남자에게 무슨 제안을 했을까? 그리고 그는 왜 최정민에게 살해위협을 받아야 했던 것일까? 이 비밀은 이제 조금씩 풀어내야 할 문제다. 이안이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서 이상해하거나 당황하지 않는 것은 그 제안을 한 자가 사망한 최정민이 아닌 이안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무슨 제안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여러 정황상 살인사건과 깊숙하게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가 최정민의 죽음으로 안심했는데, 똑같이 생긴 인물이 다시 등장했다. 놀라 당황하는 모습은 과거 최정민이 있던 교회와는 상관이 없다는 의미다.

 

당시 사람이라면 최정민이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묘한 기운들은 그렇게 모여 다정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란이 두려워하는 일은 이미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정과 영도의 사랑은 더욱 달달해지고 있다.

 

과거 아버지 이야기를 한 후 다정은 영도와 함께 떡볶이를 먹다, 영도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병원에 있던 자신에게 주사를 놓으며 사탕을 줬다고 한다. 처음에는 달콤한 사탕으로 인해 주사의 아픔을 잊었지만, 어느 순간 사탕만 보면 아프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 영도가 다시 사탕을 달콤하게 느낀 것은 11살인 자신의 첫사랑 때문이라 했다. 사탕을 주고 간 그 아이가 여덟 살 다정이란 사실을 그들은 모른다. 같은 공간에 있었고, 그렇게 교감을 하며 사탕을 두고 간 다정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 대상이 영도의 첫사랑이었다.

영도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자마자 표정이 변해 먹던 음식을 정리하던 다정은 열 한살 시절이라는 말에 환하게 변하는 다정은 사랑 중이다. 다정의 동생인 태정은 어머니의 명령을 받고 영도를 만났다. 불쾌할 수도 있는 방식으로 면접하듯 어머니가 지시한 질문들을 쏟아내는 태정과 웃으며 받아내는 영도의 모습은 재미있었다.

 

슬쩍 본심이 드러나기도 하고, 찐 친남내 모드가 등장하다 영도 앞이란 사실에 화들짝 놀라는 다정의 모습도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다정은 싫어하는 커다란 안경을 쓴 학창 시절 사진을 보고 영도는 예쁘다고 했다. 누구도 그 사진을 보고 예쁘다고 하지 않았던 말을 영도가 했다는 것은 그 역시 사랑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정에게 그 말을 하니 분노했다, 영도가 했던 말을 전하자 부끄러워했다. 이는 두 사람 모두 사랑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란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영도같은 남자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미란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영도와 관계만이 아니라, 태정을 누나에게 보낸 것은 악몽 때문이다. 혹시 다정 주변에 이상한 일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남편이 돌아와 주변을 서성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만든 결과였다. 스스로 종이꽃을 접고 자신의 잘못으로 찢어진 와이셔츠를 새로 사서 선물한 다정.

손편지를 읽고 영도는 참지 않고 4층으로 올라갔다. 철도를 잠시 만나러 간 사이 봄햇살에 잠시 잠이든 영도는 악몽에 가까운 꿈을 꿨다. 일방적 사랑에 지쳐 떠나가는 다정을 보며 잡고 싶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저 "가지마요"라고 이야기를 하던 영도는 다정의 등장으로 잠에서 깼다.

 

눈앞에 있는 다정을 보자마자 "가지마요"라는 말을 하고 키스를 했다. 이들의 첫 키스는 공식적인 사랑의 시작을 알렸다. 이들의 사랑에는 두 가지 변수가 생겼다. 이안은 다정을 통해 가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다정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감정이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자칫 집착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영도를 바라보며 적대감을 표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을 들여다보려는 행위 때문만은 아니다. 다정의 남자에 대한 불만과 도발적 감정이 자리해서 나온 결과로 보이니 말이다. 

 

정체를 숨겨왔던 남자가 자신을 드러냈다. 용산역 락커에 유서를 넣었던 노숙자가 바로 그 인물이다. 습격을 받은 박 형사도 이 남자를 떠올렸다. 그리고 이 남자는 이안의 차량에 종이꽃을 놓으며 의도적으로 자신을 드러냈다. 

 

이안이 태운 종이꽃에 적힌 내용은 "니가...."만 보였지만, 그 고딩이냐 정도의 확인을 위한 질문일 가능성이 높다. 정체를 드러낸 살인마라는 사실은 누군가를 향해 그 분노를 표출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그 살인마가 다정의 아버지라면 당연히 다정과 영도 역시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달콤해서 더욱 잔인한 <너는 나의 봄>은 그렇게 핵심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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