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9. 11:44

디즈니 플러스 한국 서비스 시작, 오만함과 한심함으로 정착 어렵다

디즈니 플러스가 OTT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즈니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자산들이 많은 이들을 두근거리게 한 것도 사실이다. 디즈니 전통 애니메이션에 마블과 스타워즈 시리즈는 분명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만들기 충분하니 말이다.

 

디스커버리까지 서비스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서비스에 가입하는 순간 속았다는 생각부터 할지 모르겠다. 분명 마블과 스타워즈가 존재하지만 그게 전부다. 디즈니 전통 애니메이션도 구색 맞추기처럼 존재한다.

대한민국 서비스에 맞춰 미국의 R등급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 스타 채널까지 개설했다. 미국에서는 '훌루' 채널로 방송되는 콘텐츠를 미국 이외의 지역에 서비스하는 채널을 디즈니 플러스에 둔 것이다. 이는 잘한 선택이라고 보인다.

 

거대 공룡이 된 디즈니 산하 영화사와 방송사 등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자산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컨텐츠가 너무 없다는 것이다. 이들 콘텐츠를 검색하고 확인하는데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는 볼 게 없다는 의미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싼맛에 디즈니 플러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9,900원이지만 최소 4개 기기 동시 사용과 7개의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이는 7명이 나눠서 요금을 내고 이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무척이나 저렴하게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다.  

 

디즈니 채널이 디즈니 플러스로 인해 사라진 상황에서 선택지는 적어진 탓도 있다. 디즈니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존재감은 크다. 여기에 몸집을 불리며 다양한 채널들을 자신의 휘하에 둔 상황에서 수많은 콘텐츠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엄청난 장점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의 OTT로 불리는 넷플릭스는 디즈니에 비하면 구멍가게로 전락할 정도로 많은 자료를 가진 것이 디즈니다. 그럼에도 OTT에서는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훌루에서 제공되는 컨텐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너무 형편없는 컨텐츠 양은 한 달 정도 작정하고 섭렵하면 보고 싶은 것은 다 볼 정도다. 그만큼 적다. 앞으로 서비스되는 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는 하지만 이 정도로 왁자지껄하게 오픈을 알린 것은 대한민국 소비자를 우롱한 처사로 보일 정도다.

 

딱히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있는 형태도 아니고, 이미 극장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본 작품들이 전부다. 그것 역시 너무 적은 콘텐츠로 인해 선택의 폭 역시 너무 좁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에일리언이 서비스된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도 에일리언 2부터 서비스가 되었지만 1편은 서비스되지 않았기에 반가웠다.

 

여기에 전설적인 작품인 <록키 호러 픽쳐쇼>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반가운 일이다. 영화사까지 집어삼킨 디즈니의 힘은 이런 주옥같은 영화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디즈니 플러스는 오만해 보인다. 

ABC, FX, 20세기 스튜디오, 터치스톤 픽처스, 서치라이트 픽처스, 할리우드 픽처스 등 디즈니가 인수한 업체들을 통해 구축할 수 있는 수많은 콘텐츠들은 과연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각각 이들의 대표작들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넘치는 컨텐츠를 가지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크다. 아무리 많은 작품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시청자들과 적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새로운 작품들에 대한 업로드 소식도 크게 들리거나 정기적인 업로드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는 것도 문제다.

 

오픈과 함께 논란이 되었던 것은 자막이다. 당연히 해외 서비스를 하면서 자막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서비스가 2년이 걸려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막은 엉망이다.

 

번역기 자막이 다수다. 이미 공개된 극장용 영화의 경우 확보된 자막이 있으니 활용하는 것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다른 작품들의 경우 엉성한 자막들로 인해 비난을 받고 있다. 여기에 검은 바로 쳐진 자막 디자인 역시 최악이다.

 

시대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한심한 행태는 그만큼 그들이 해외에 대한 투자에 둔감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 한국 지사가 존재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하는 일이 없다. 한국 서비스를 앞두고 담당자를 둔 것이지 일을 하는 것은 아님이 이들 서비스에서 잘 드러나고 있으니 말이다.

 

상담 서비스와 관련한 논란이 공개되며 비난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인이라 주장하지만 내용을 보면 번역기를 통해 상담을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단순한 문자 상담을 1시간 가까이할 정도면 기본적으로 디즈니 본사는 한국 서비스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저 대충 오픈을 하고 서비스를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만 있었던 듯하다. 넷플릭스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커지자 다급하게 준비한 느낌을 버릴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엉망인 상태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는 없다. 외국 작품들이 절대 다수인 상황에서 자막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불법으로 유통되는 미국 드라마들에 자막을 번역하고 올리는 이들보다 한참이나 낮은 수준의 번역기 수준의 자막은 한국 시장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장사도 잘 되지 않는 한국 시장에 작은 돈도 들일 수는 없다는 디즈니의 판단은 오판이 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어느 국민보다 깐깐한 소비자들만 모인 곳에서 디즈니 플러스가 보이고 있는 이 오만함은 비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장사꾼이 장사가 될만한 곳에 투자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리고 디즈니 입장에서는 작은 시장은 대한민국에 번역기 자막으로도 충분한 투자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서비스를 시작하고, 온갖 논란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과연 디즈니 플러스가 그 오만함을 버리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디즈니 플러스가 보유한 자체 콘텐츠가 1만 6천 편 정도 된다고 하지만, 보유량과 볼 수 있는 것의 차이가 크면 문제다.

 

<무빙>등 한국 콘텐츠들이 제작되어 서비스되면 지금보다는 좀 더 관심이 커질 수는 있지만, 기본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디즈니 플러스는 서비스를 하지 말아야 했다. 그나마 환상이라고 가지고 있을 때는 기대감이라도 있었지만, 이런 식의 엉터리 서비스는 오히려 디즈니에 대한 반감만 키우니 말이다. 

 

디즈니가 곧 종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소비자는 그렇지 않다. 물론 마블에 대한 열광적 지지가 존재하지만 그게 전부일 뿐이다. 디즈니 플러스가 대한민국에서도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자막 서비스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엉터리 사업자에게 대한민국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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