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28. 12:15

옷소매 붉은 끝동 5~6회-덕임의 영특함과 세손의 애틋함, 새로운 사극의 기준 세웠다

정조와 의빈성씨의 젊은 시절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역사에 기록된 이들의 서글픈 삶과 달리, 젊은 시절 흥미로운 시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도세자의 아들로 태어나 수많은 적들과 맞서야 했던 정조의 삶은 그래서 수많은 사극의 단골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정조가 의빈성씨를 만나고 사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아픈 이야기까지 다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5회 덕임은 홍덕로에 의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마침 현장에 등장한 산으로 인해 위기를 벗어난 덕임이지만 홍덕로와 악연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계기로 덕임은 세손이 이끄는 '동덕회'의 일원이 되었다. 덕임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선물하고, 티격태격하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정도였다. 세손이 왕이 되는 것을 막는 세력은 크게 셋으로 정리되었다.

 

세손 어머니 혜빈 홍 씨의 작은 아버지인 홍정여와 제조상궁, 그리고 화완옹주가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자들이다. 홍정여와 화완옹주는 세손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과 깊숙하게 관련되었다는 점에서 아들인 이산이 왕이 되면 자신들 역시 죽을 수밖에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막을 수밖에 없다.

 

궁녀인 제조상궁은 홍정여와 어울릴 정도로 반대파에서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가 세손에 반대하는 것 역시 사도세자 때문이다. 100명이 넘는 궁인들을 잔인하게 죽인 사도세자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그리고 복수심까지 가진 제조상궁은 죄인의 아들은 왕이 될 수 없다는 말로 세손을 반대하고 있다.

 

홍정여가 이기사 병사 중 하나를 이용해 세손을 제거하려다 실패했다. 여기에 화완옹주는 양자인 정백익을 통해 세손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이기사 명부를 통해 세손이 외출을 해왔다는 사실을 기방 출입으로 연결한 공격이었다.

 

아버지의 광증에 트라우마가 있던 영조는 손자인 산이는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며 폭력까지 일삼았다. 영조의 트라우마는 그렇게 폭력적 행동까지 이어지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영조는 다른 이들의 방해에도 산을 지켰고, 그가 왕이 되길 바란 존재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유배되던 동궁에 갇힌 산을 위해 책을 읽어주다 이 모습들을 모두 목격했다. 그리고 세손이 어떤 인물인지 확인한 후 스스로 세손의 사람으로 왕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궁녀인 덕임이 무슨 힘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건 6회 잘 드러났다.

 

갇힌 세손을 대신해 동덕회를 찾아 세손의 말을 전하고, 산을 구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까지 언급한다. 다른 이들은 상상하지 못한 인물을 덕임은 찾았다. 그건 바로 중전이었다. 15살 나이에 성은을 입어 중전이 되었다. 하지만 7살이나 나이가 많은 화완옹주는 한 번도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관계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화완옹주가 세손을 공격하는 상황이라면, 이 반대편에 있는 이를 대항마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덕임의 영민함에 홍덕여는 경계를 노골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리까지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언급을 했지만, 그건 자신의 자리가 아닌 홍덕여가 꿈꾸는 목적과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홍덕여는 자신의 누이를 왕이 될 세손의 아내로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산의 행동을 보면 그가 덕임을 좋아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은 너무 쉬웠다. 말은 안 하지만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주변에서 보면 너무 쉽게 보이니 말이다. 이런 세손의 행동은 어머니인 혜빈 홍 씨가 눈치채고 덕임을 막아서는 것에서도 잘 드러났다. 

 

중전을 이용해 세손을 구하기 위해서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그게 쉬울리가 없다. 중전이라는 위치에 있는 이를 손쉽게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세 가지 수수께끼에 대해 세손은 당연한 답을 냈다.

사람과 보릿고개, 그리고 목화라는 답은 그들이 공유하는 질문의 답이었다. 하지만 덕임의 생각은 달랐죠.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우주라 답했다. 세상에서 가장 넘긴 힘든 고개는 보릿고개가 아닌 100세를 뜻하는 상수고개라 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에 대한 답을 당시 귀한 목화꽃이라 이야기 했지만, 덕임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답을 내놨다. 정해진 답이 아니라 덕임의 이 답은 중전을 움직이는 힘이 되었다. 영특한 아이라면 자신의 고민까지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더욱 세손이 자신을 얼마나 중하게 여기냐는 질문에 덕임은 우문현답을 내놨다. 거울이라는 말은 상상 못 한 답변이었다. 중전이 하는 만큼 세손의 마음도 달라진다는 말은 서로 힘을 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으니 말이다.

 

주상도 감당하지 못하는 막내딸 화완옹주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묘수를 덕임은 찾아냈다. 조선최고 상단의 딸인 경희가 청나라에서 최고 비단을 옹주가 모두 사들였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침잠례라는 행사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중전이 그토록 원했던 묘수가 실행되었다.

 

중전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옹주를 무릎 꿇리는 것도 모자라 뺨까지 때리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말이다. 이는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영조 앞에서 중전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침잠례는 국내 옷을 만들어 입자고 하는 행사인데, 옹주가 청나라 비단을 입고 등장해 이 행사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며, 자신이 나이 어린 어미라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읍소했다. 영조가 봐도 이 상황이 무엇이고 옹주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알기에 중전의 편에 설 수밖에 없었다.

 

즉시 중전은 세손을 풀어달라 요청했다. 영조가 잠시 발끈하기는 했지만, 세손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아는 중전은 시간이 길어지면 산이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말로 문제를 풀어냈다. 중전과 덕임의 호흡이 결국 세손을 구해냈다.

 

반대파들은 청 사신 접대를 가지고 금족령을 언급했지만 영조는 그런 일이 없다며 일갈했다. 자신이 책을 치운 것과 관련해 태종과 세종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그런 마음으로 세손을 대했다는 것이 할아버지인 영조의 답변이었다.

 

홍덕여가 지독할 정도로 덕임을 미워하는 것은 단 하나다. 자신의 어린 누이를 중전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막는 존재가 바로 덕임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반복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대립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세손이 화가 많이 났고, 이런 화를 억누르게 하기 위해 만든 묘수가 목욕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세손이 왜 화가 났는지 알지 못했다. 그건 우연히 세손이 덕임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덕임이 홍덕여와 가까이 있는 장면을 보고 질투해서 보인 행동이었다.

 

세손을 두려워하는 궁녀들은 중전에 있던 덕임이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목욕을 하는 세손에게 넣어버렸다. 세손을 막을 수 있는 이는 덕임 외에는 없음을 그들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엉겁결에 목욕 시중을 들게 된 덕임과 세손은 뻘쭘할 수밖에 없었다.

 

홍덕여를 언급하는 세손에게 덕임은 발끈했다. 홍덕여가 궁녀들을 희롱하는 것을 알면서도 왜 외면하냐며 세손을 질타했다. 자기 사람이라는 이유로 홍덕여의 만행을 눈감고 있는 세손에 대한 분노였다. 그런 덕임에게 세손은 내 사람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말로 마음을 표했다.

 

세손이 언급하는 내 사람은 홍덕여가 아닌 덕임이니 말이다.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그리고 세손을 막으려는 자들과 어떤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고, 이 과정에서 덕임이 얼마나 영특한 모습으로 다가올지도 궁금해진다.

 

이 드라마는 정조가 주인공이 아니다. 궁녀인 성덕임이 주인공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다른 사극과 달리, 이 드라마는 덕임의 입장에서 궁녀들의 삶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명확하다. 그런 점에서 <옷소매 붉은 끝동>은 우리 사극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작품이 될 것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