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7. 12:36

그 해 우리는 1회-최우식 김다미 10년 인연 속 그 여름 기억 알고 있다

SBS 새 월화드라마인 <그 해 우리는>이 첫 방송되었다. 최우식과 김다미 주연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했고, 첫 방송은 나쁘지 않았다. 10년 전 우연하게 만나 찐한 연애도 했고, 그렇게 헤어져 다시 재회한 이들의 이야기는 첫 회 흥미롭게 잘 연결되었다.

 

고 3이던 최웅(최우식)과 국연수(김다미)는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웅은 만사가 그저 편안한 느낌이다. 성적에 구애받지도 않고 느긋하며 인간적인 삶을 지향하는 인물이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이 자수성가해 많은 음식점들을 성공시킨 탓도 있다.

웅과 달리 연수는 공부에 집착한다. 그리고 현실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연수의 집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10년 후 할머니와 사는 그의 모습을 봤을 때 결손 가정이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그리고 그런 가정에서 탈출구는 결국 공부 외에는 없다는 생각을 했던 듯하다.

 

전교 1등인 연수는 입학식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아이였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학교에서 가장 대우 잘 받는 존재이니 말이다. 연수의 기억 속에 웅은 고 3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본 것이 처음이다. 누구보다 많은 책을 읽는다 자부했던 연수였는데 항상 자신보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가 있어 신기했다. 

 

마침 도서관에 있다는 말에 찾은 아이가 바로 웅이었다. 이 상황에서 연수는 대뜸 너 몇등하냐 물었다. 연수의 기준에 친구가 될 수 있는 이는 전교 석차로 나눠지는 것이니 말이다. 전교 꼴등이라는 말에 연수는 더는 말할 이유를 못 찾고 돌아 나왔다.

 

그렇게 둘의 인연은 끝이라 생각했는데 '한 달 살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찍게 되며 다시 만나게 되었다. 출연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택한 연수와 달리, 웅이는 굳이 이걸 찍을 이유가 없었다. 부모의 성화로 어쩔 수 없이 찍게 되었지만, 너무 안 맞는 둘은 첫 촬영부터 티격태격할 수밖에 없었다.

 

살아온 환경, 삶의 목표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친해지는 것은 너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사사건건 싸우기만 하던 이들은 10년 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 묻는 피디에게 자신의 목표에 걸맞는 이야기를 내놨다. 하지만 10년 후 이들의 삶은 달랐다.

 

연수는 열심히 공부해 좋은 학교 나왔고 취직도 했다. 서른이 되기 전에 팀장이 되어 회사를 하드캐리하며 끌고 가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회사라는 점에서 연수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클라이언트와 만난 자리에서 연수는 힘겹게 일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원칙에 입각해 단계별 설명을 하는 연수에게 핀잔을 주기 바쁜 장도율(이준혁) 팀장의 행동은 곁에서 보는 이들은 불안하기까지 했다. 두 사람의 성향이 너무 동일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외면했던 장 팀장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도시 일러스트를 하는 '고오' 작가와 콜라보하겠다는 발언이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작업하는 고오 작가는 많은 이들이 탐내는 존재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일러스트 직접 시연이 이뤄진다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당연히 효과적이지만, 문제는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고오 작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게 연수에게도 고민이었다. 오직 일만 하며 살아왔던 연수에게 그저 유일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장소는 유일한 친구인 솔이(박진주)가 운영하는 술집이다. 회사와 집, 그리고 솔이 가게를 찾는 것이 연수에게는 일상이 되어 있었다. 솔이가 소개한 남자와는 만나보지도 않을 정도로 워커홀릭에게 고오 작가는 고민이다.

 

전교 꼴등으로 연수와 함께 다큐를 찍었던 웅은 부모에게는 여전히 골치거리다. 그렇다고 아들을 막대하거나 그렇지 않다. 열심히 일해 많은 가게들을 일구고 큰 성공을 거둔 그들은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한다. 그저 그 아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를 뿐이다.

여전히 밥벌이라도 하기 원하는 부모는 웅이와 이름 끝자가 같은 김지웅(김성철)을 아들처럼 아낀다. 방송국 피디인 지웅은 초등학교 친구다. 웅이라는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친구가 된 이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존재이기도 하다. 웅이와 연수처럼 말이다.

 

부모는 알지 못하지만 웅이가 바로 고오 작가였다. 한 작품당 엄청난 고가게 팔리는 소위 잘 나가는 작가가 된 웅이지만 그걸 굳이 누군가에 알리고 인정받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게 부모라 해도 말이다. 그저 친구와 매니저 일을 해주는 후배만 아는 정도랄까?

 

부모님 가게에서는 고민거리만 안기는 아들로 다가오지만 작업실에 들어오는 순간 웅이는 트랜스포머라도 하듯 작가로서 위엄을 보인다. 집중해 작업에 열중하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니 말이다. 아이돌 스타 엔제이(노정의)가 최근 작품은 사면서 고오 작가인 웅의 인기는 더욱 크게 치솟았다.

 

그런 엔제이가 직접 전화를 했다. 작품 구매로 전화 번호 교환은 했지만 먼저 연락한 적도 없었던 웅은 매니저인 구은호(안동구)는 큰일이라도 난 듯 뛰어왔다. 최고 인기스타가 직접 전화를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은호에게는 기겁할 일이니 말이다.

 

은호는 웅이 부모님 가게에서 알바를 하던 이였다. 그런 은호는 웅이의 실력을 알아봤고 설득해 작업을 하도록 부추겼다. 타고난 능력과 감각을 알아본 은호는 그렇게 매니저가 되었고, 웅이의 모든 일들을 도맡아 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업적 마인드가 탁월한 은호와 달리, 웅이는 여전히 순수하기만 하다. 엄청난 인기와 많은 돈을 버는 상황에서도 웅이는 그저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에 대해 관심을 보일 뿐이다. 엔제이가 만나자는 이야기도 시큰둥하다. 

 

매니저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응했지만, 자기 그림을 공짜로 달라고 만나자고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할 정도로 웅이는 그런 존재였다. 순수하고 순진한 모습을 넘어 맹하기까지 한 웅이가 고오 작가라는 사실을 모르는 연수는 친구 솔이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소개남을 만나러 갔다.

 

소개남을 만나러 간 장소에서 우연하게도 장 팀장을 만난 것부터 좋지 않았다. 그렇게 마침내 만나게 된 소개남은 자신을 네 번이나 퇴짜놓은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싶어 나왔을 뿐이었다. 자신이 요구하지도 않은 관심도 없는 남자가 자신이 분하다며 말들을 쏟아내고 나가버리는 상황이 연수로서는 황당했다.

 

그런 상황을 바로 뒤에서 모두 듣게 된 장 팀장은 그게 재밌다. 연수의 색다른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엔제이의 만남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커피숍에서 기다리던 웅이에게 여성들이 호들갑을 떨며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다큐멘터리 속 자신을 알아보는 것이 싫었다.

 

10년 전 다큐가 최근 화제몰이를 하게 되었고, 웅이도 연수도 이 사실이 그리 달갑지는 않았다. 비가 내리며 엔제이의 촬영 스케줄은 길어지고 약속이 취소되며 돌아간 웅이와 달리, 연수는 장 팀장과 함께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당당하고 무미건조한 연수는 그렇게 술로 이 상황을 잊고 싶었을 뿐이었다.

아침에 작업실을 찾겠다는 엔제이가 온 것이라 생각하고 나간 웅이는 5년 전 헤어졌던 연수와 마주하게 되었다. 연수가 이곳을 찾은 것은 고오 작가 작업실이기 때문이었다. 고오 작가가 다른 누구도 아닌 웅이라는 사실에 연수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커플티도 맞춰입고 달달한 연애까지 했던 그들이지만 놀이동산에서 연수의 일방적인 헤어지자는 말에 끝났던 이들은 그렇게 재회했다. 그리고 분무기를 가지고 나와 연수 얼굴에 뿌리는 것으로 이들의 재회는 악연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시작이 될지 궁금하게 했다.

 

방송국 피디가 된 지웅은 선배의 제안으로 10년 전 선배가 찍었던 다큐가 최근 화제가 되자, 10년 후 그들의 모습을 다큐로 만들라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누구보다 이들을 잘 아는 지웅으로서는 힘겨운 일이다. 연인이었다 최악인 상태로 헤어진 이들의 다큐라니 말이다.

 

젊은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다. 뻔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풀어내고 매력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결국 차이점이다. 과거 일본 드라마와 같은 필터로 다가오는 지점들이 아쉽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영상에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큐를 시작점으로 재회 시점도 다큐로 접근해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후 이야기를 흥미롭게 열었다. 출연 배우들에 대한 호감도에 이어, 참신해 보이는 전개가 반갑게 다가온 <그 해 우리는>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첫 방송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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