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5. 07:07

기아의 우승과 김인식 감독의 씁쓸한 퇴장

기아가 13년만에 코리안 리그에 직행했습니다. 과거 해태시절 한국 시리즈 9승의 명가가 모기업의 몰락과 함께 야구 명가의 위상 마저도 흔들렸었습니다. 그렇게 13년이 흘러 그들은 다시 한번 한국 시리즈 우승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기아의 우승 확정 소식과 함께 WBC에서 의외의 성과를 거두며 '국민 감독'으로 칭송 받아왔던 김인식 감독이 최악의 팀 성적을 책임지고 씁쓸하게 물러났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힘들게 고생한 노감독. 그에게 국가를 위해 희생을 강요하던 이들의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과연 그들은 김인식 감독을 위해 무슨 고민을 했을까요?

WBC의 영광과 깊고 진한 후유증

한참 시즌 준비를 해야하는 시점에 2회째 WBC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연히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올림픽 우승에 기여한 김경문 감독이 1순위였습니다. 그러나 소속팀을 위해서 더이상 대표팀 감독을 맡을 수없다는 그를 다시 대표팀 감독으로 세우기에는 설득할 수있는 명분이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선동렬, 김성근등 쟁쟁한 감독들 모두 감독은 고사하고 코치로서도 나설 수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그들은 소속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는 상황에서 대표팀은 힘들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당연히 병마와 싸우면서도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김인식 감독은 연이은 고사와 부탁속에, 조건부 승인을 함으로서 감독없이 진행될지도 모를 WBC호가 닻을 올릴 수있었습니다.
1회때와는 달리 많이 바뀐 선수들로 인해 1회보다도 못한 가능성에 본선에만 올라도 다행아닌가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우려속에 어렵게 시작한 그들은 국민들에게 환호와 영광을 안겨주었습니다. 하나의 드라마를 연출하듯 펼쳐진 그들의 활약과 승리 소식들은 많은 이들에게는 즐거움 이상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최고의 기록을 세우며 돌아온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상처뿐인 영광'이었습니다.

김인식 감독의 한화는 말도 안될 정도의 성적으로 시즌 꼴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WBC에서도 맹활약했던 선수들이 그대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훈련부족과 부상등 악재들이 겹치며 시즌을 완전히 버리는 상황에 까지 몰리게 되며 흔들리는 팀을 일으켜세우기에는 시간도 노력도 부족했습니다. 그렇게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한화는 삼성 코치인 한대화를 감독으로 결정했습니다.

성적이 최우선일 수밖에는 없는 프로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김인식 감독에게는 씁쓸함밖에는 남지 않을 듯 합니다.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로 야구단 고문으로 한화에 남기는 했지만, 아직은 그라운드에 서있는 그가 더욱 어울립니다.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댓가가 이런 식이라면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하는 상황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13년만의 시즌 1위 기아 타이거즈

기아의 우승은 의외이기는 했지만 김상현이라는 선수의 넘치는 활약으로 시즌내내 화제의 중심에 서있었습니다. 김상현의 크레이지 모드와 돌아온 메이저리거 최희섭의 부활은 기아를 막강한 팀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당연히 탄탄한 마운드 역시 흡잡을곳 없을 정도로 훌륭한 시즌을 보냈습니다. WBC에서 의외의 실력으로 에이스로 급부상한 윤석민의 활약은 과거 해태의 막강한 마운드의 부활을 예견하는 듯도 했습니다.

투타가 안정적인 팀은 당연하게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밖에는 없는 것이지요. 역설적으로 연이은 최악의 성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할 선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기아로서는 다른 팀들과는 달리 조직력을 높일 수있는 기회가 많았던 듯도 합니다. 그들에게는 어쩌면 WBC가 좋은 의미로 작용했을 듯 합니다.

기아로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한국 시리즈. 그들로서는 과거 명가의 명성을 이어갈 수있는 최고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SK. 롯데, 두산중 남은 한 팀과 맞이할 한국 시리즈는 그들에게는 그 어느때보다도 가슴 설레이는 순간들이 아닐 수없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오래된 해태팬으로서 그들의 우승에 목말라 있었기에 올 시즌이 오랜 시간동안 기억될 듯도 합니다.

2009 시즌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포스트시즌과 한국 시리즈가 남아있지만 시즌을 마감하는 시점에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듯 합니다.

국가의 부름에 병들고 노쇠한 몸을 이끌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노감독은 쓸쓸히 퇴장을 하게되고, 상대적으로 준비할 수있는 시간이 많았던 만년 약체로 전락했던 기아의 우승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국가대표가 있는한 누군가는 대표를 맡아야만 할텐데 과연 누가 감독직을 수락할 수있을까요? 언제라도 목이 잘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야구에도 전임 감독제가 도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WBC 출전금 분배로 팬들의 눈총을 받아야만 했던 한국 야구계가 김인식 감독의 쓸쓸한 퇴장을 보며 더욱 깊은 시름을 안겨주는 듯 해 씁쓸하기만 합니다.


- 뉴시스 사진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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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나대용 2009.09.25 09:46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한화에서 김인식 자르는거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지원은 쥐뿔도 안 해놓고...(두산에서 버림받은 홍성흔조차 롯데에 가게 놔둬버렸죠...)wbc때문에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이어지는 선수들의 부상과 세대교체 문제로 일어난 문제를 저렇게 안 좋은 몸으로 고생한 감독에게 떠넘기다니 정말 한화에 욕만 나옵니다. 괜히 조폭회장이 아니군요...(쇠파이프 휘두르고서는 법정에 휠체어쇼하는거 보고 웃음만 나온..)

  2. 기아팬 2009.09.25 22:09 address edit & del reply

    김인식 감독과 관련된 글에 기아를 왜 끼어넣으시는지요.. 조선일보 물타기 글도 아니고
    상대적으로 준비가 많았던 만년 약체로 전락했던~ 이하 줄그은 부분.. 비문일 뿐만 아니라 글쓴이에 대한 속마음을 잘 반영하네요..ㅡㅡ 대표팀에 발탁된 인원이 적었던게 얼마나 큰 영향일지 모르겠지만, 선수들 본인들은 군복무와 관련해서 탈락한 걸 더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았답니다. 엄한글에 괜한 태클 거는 모습 별로 보기 않좋습니다. 김인식 감독 퇴임에 역시 안타까워 하는 1인이지만, 제발 이런 조선일보 물타기식 글은 좀 쓰지맙시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09.09.25 23:09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무곳에서 좃선일보를 들먹이는건 좋지 않지요. WBC와 관련해 2회부터는 군복무와는 상관없습니다. 20여년간 해태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이런 말도 안되는 댓글은 참 그렇네요.

      일방적인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좃선일보식 물타기 글이라 생각하고 사시나요? 참 왠만하면 이런 댓글을 무시하는데 뜬금없는 좃선이야기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