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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히바로Jibro-넷플릭스 애니 시리즈, 러브 데스 로봇 시즌 3 압도적 완성도

by 자이미 202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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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한지는 제법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인공지능 등이 책임질 것이라는 예측은 과연 가능할까요? 언젠가는 가능하겠지만, 여전히 인간의 숨결과 그 가치에 더 큰 방점을 찍고 있지만, 연기자 없는 영화는 이제 충분히 가능한 기술적 능력을 갖췄습니다.

 

넷플릭스를 보시는 분들은 다양성에 주목합니다. 이곳이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낯선 나라의 영화와 드라마가 주는 새로움과 재미는 그 어느 곳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기 때문이죠. 로컬화 전략은 넷플릭스가 가지는 강력한 무기이기도 합니다.

다큐멘터리 역시 넷플릭스가 자랑하는 강점이기도 하죠. 화제와 이슈가 되는 작품들 만이 아니라, 수많은 장르와 소재에 도전하는 그 과정은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보물창고 같은 공간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의 가치 역시 빼놓을 수 없죠. 그리고 오늘 소개할 '러브 데스+로봇'은 올해 세 번째 시리즈가 나올 정도로 넷플릭스가 애정을 가지고 추진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처음 등장하며, 강령한 인상을 줬던 이 시리즈는 국내에서는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어 보였죠.

 

폭력성과 선정성의 경계를 벗어나 극한의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자유도는 애니메이터들에게는 최고의 가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러브 데스+로봇'은 완벽하게 보여줬습니다. 시즌 1의 성공으로 시즌 2가 만들어졌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절치부심하고 만들어낸 시즌 3는 기존 시리즈를 뛰어넘는 충격을 줬습니다. 아홉 편의 에피소드는 각각의 주제에 맞는 방식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단편이라는 점에서 몰입도 역시 높을 수밖에 없죠. 각각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작품은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세 대의 로봇: 출구 전략'

'어긋난 항해'

'강렬한 기계의 진동을'

'나이트 오브 미니 데드'

'킬 팀 킬'

'스웜'

'메이슨의 쥐'

'아치형 홀에 파묻힌 무언가'

'히바로'

 

아홉 편의 작품 모두 최고의 퀄리티와 새로움을 선사했습니다. 어떤 작품이 자신의 취향인지 확인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자마자, 다른 작품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것은 마지막 에피소드인 '히바로'였습니다.

 

우리에게는 인어공주, 서구사회에서는 '세이렌'이라 불리는 전설을 알베르토 미엘고 감독이 새롭게 풀어냈습니다. '러브 데스+로봇' 시즌 1의 '목격자'라는 작품으로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 감독의 신작은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보여줬습니다.

신부까지 포함된 갑옷으로 무장한 한 무리의 부대가 호숫가에 잠시 머물며 모든 것은 시작되었습니다. 무리 중 귀머거리 병사가 우연히 물속에서 반짝이는 뭔가를 발견하게 되죠. 반짝이는 것은 금이었고, 이런 그의 모습을 호수 건너편의 누군가가 보고 있었습니다. 

 

금에 정신 팔린 귀머거리 병사와 달리, 물 위에 등장한 화려하게 빛나는 세이렌의 죽음의 무도와 고함인지, 뭔지 모를 소리는 이들 모두를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춤을 추며 호수 중심으로 다가서는 그들은 그렇게 수장되고 말죠.

 

이 상황이 당황스러운 귀머거리 병사는 상황 판단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세이렌도 다르지 않았죠. 세상 모든 인간을 홀릴 수 있는 자신의 목소리에 뭔가 이상이 생기지 않았나 하는 의심까지 할 정도로, 아무리 고함을 쳐도 자신만 바라보는 그 병사는 기괴했습니다.

 

경계하며 잠든 병사 옆에 누워 잠이든 세이렌은 어쩌면 운명적인 남자를 만났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귀머거리 병사의 생각은 달랐죠. 자신의 손에 박힌 비늘과 같은 것들은 모두 금이었습니다. 그렇게 폭포수 앞에서 구애하듯 춤을 추는 세이렌과 그의 금이 탐이 난 병사가 만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온몸이 날카로운 금과 보석으로 이뤄진 세이렌과 키스 한 번으로도 피투성이가 된 이들은 결코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세이렌의 온몸의 보석을 뜯어낸 병사는 그렇게 죽은 듯한 그를 물에 던져버리고 떠나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죠.

 

목이 타서 호수 물을 먹은 후 그의 귀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세이렌의 피가 가득한 호수 물을 마신 귀머거리 병사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게 되자 기겁할 정도로 놀랐죠. 태어나 처음 맞은 소리는 그에게는 지독한 고통일 뿐이었습니다. 

 

호수는 다시 세이렌을 살렸고, 마치 벌거벗은 듯 몸을 감싸던 금과 보석으로 된 비늘들이 뜯긴 것을 보고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귀가 들리기 시작한 병사는 동료들처럼 죽음의 무도를 추며 호수로 끌려들어 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세이렌의 전설'을 새롭게 재해석한 내용도 좋았지만, 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것은 비주얼이었습니다. 연기자가 연기를 하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움은 극대화되었습니다. 무용수들 여럿이 연기를 해서 하나의 인물 세이렌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이게 실사인지 애니메이션인지 혼란스럽게 할 정도였습니다.

단순히 인간에 대한 표현력만이 아니라 자연을 완벽하게 구현한 것도 압권이었습니다. 숲이야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폭포수의 물결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이제 인간의 세상은 끝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습니다.

 

알베르토 미엘고 감독은 영화적 상상력과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과도한 과장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광선의 각도와 섬세한 감도까지 표현한 장면은 얼마나 신경쓰며 만들었는지 알게 합니다. 해가 진 저녁 잠든 병사와 그 병사 곁으로 가는 세이렌을 잡는 장면에서는 다큐멘터리처럼 다가오는 방식으로 시청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이게 정말 애니메이션이 맞나 하는 착각을 하도록 말이죠.

 

이 정도 퀄리티라면 굳이 엄청난 비용이 드는 스타를 쓰지 않고 영화를 만드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사인지 애니메이션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라면 경계는 사라졌다고 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애니메이션은 원래 어른들의 위한 것이었다는 알베르토 미엘고 감독은 디즈니와 픽사가 만든 가족이란 틀을 깨고, 성인 애니메이션의 가치를 언급했습니다.

 

에미상 수상자인 알베르토 미엘고가 만든 '히바로'는 그의 다짐처럼 어린이와 가족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다시 새롭게 정립해줄 수 있을 듯합니다. 완벽에 완벽을 더한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미래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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