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수동의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던 홍버그에게 결정의 시간은 조금씩 다가왔습니다. 홍버그가 수동의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기 전에 그를 멀리 떠나보내려는 오 이사로 인해 결심을 하는 그에게는 그 순간들이 두렵고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준혁을 감동시킨 것은 21단 케이크는 아니었다;
오 이사 당황시킨 준혁의 반란, 굵은 눈물 속에 드러난 다짐이 반갑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은 홍길동만은 아니었습니다. 친자식이지만 오 이사의 한 마디로 인해 수동네 가족이 자신의 가족이 아니라고 확신한 홍버그는 너무 잘해주는 가족들이 부담스럽기만 했습니다.
납치당한 후 사라져버렸던 아들을 21년 만에 되찾은 수동 가족은 기적과 같은 순간들이었습니다. 물론 유정은 과연 홍버그가 자신의 친아들 준혁이 맞는지 의심스럽기도 했습니다. 21년이라는 시간 동안 돈을 노리고 다가온 이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침들은 유정에게 의심을 키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과연 자신 앞에 있는 홍버그가 진짜 자신의 아들인지에 대한 의문은 그래서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유전자 검사까지 했지만, 그것도 믿을 수 없었던 유정은 다시 검사를 하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딸들과 함께 그런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녀가 깨달은 것은 21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잊고 있었던 아들에 대한 간절함과 사랑이었습니다. 그 의심이 결국 자신의 아들을 부정하는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잠든 아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는 엄마 유정의 모습은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굳건하게 닫혀있던 마음의 벽이 무너진 후 유정의 아들 사랑은 폭발하듯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다 커버린 아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은 힘들고 낯설기는 하지만, 그녀에게 준혁은 그 무엇보다 소중했습니다. 더욱 장성한 큰 아들이 사고로 7살로 돌아간 상황에서 21년 만에 찾은 아들 준혁은 그래서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잃어버린 아들의 21번째 생일을 위해 어떻게 해줘야 할지 가족회의를 한 유정은 뭐든지 상징적인 방식으로 아들을 되찾은 기념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7살이 된 아들 민혁의 제안으로 21단 케이크를 준비하고,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을 테마 음악으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아들을 되찾았다고 그렇게 좋아하던 수동은 아들의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를 정도로 허당이라는 점에서 유정의 애틋함은 이후 굴곡 많을 수밖에 없는 준혁을 가장 든든하게 받쳐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홍버그가 생일이라는 소식을 어머니를 통해 들은 진아는 고민만 깊어졌습니다. 어머니인 길자는 기회를 잡으라고 부추기고 있고, 그런 어머니의 행동이 싫어서 일부로 외면하기는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은 달랐습니다. 자신의 첫 키스를 했던 상대인 홍버그를 잊지 못하는 진아는 여전히 그가 좋습니다. 당연히 홍버그 역시 진아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불안하고 아쉬움만 큰 사랑은 위태하기도 합니다.
정직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진아에게 현재의 이 시간들은 힘들기만 합니다. 직원들 눈치를 봐야 하는 그녀에게 잔업은 당연했습니다. 그런 잔업을 일상으로 생각하는 진아는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홍버그를 위한 마음을 담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직접 손으로 만든 팔찌를 홍버그에게 전해주는 진아와 그 선물을 무표정하게 받았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에 마음이 아픈 홍버그의 모습은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자신이 이 행복을 두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은 그에게는 답답하고 힘겨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수동의 아들은 이미 죽었고, 유전자 검사 역시 오 이사가 조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홍버그로서는 현재 자리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 이사가 돈까지 주며 사라지기를 바라는 상황에서 홍버그의 마음은 더욱 답답하고 무거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오 이사로서는 수동의 진짜 아들인 준혁을 멀리 보내는 것이 최우선이었습니다. 민혁이 가져간 USB를 끝내 찾지 못한 그들은 그만큼 찾았는데도 보이지 않는 것은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준혁은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명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그 집에 숨어들어 USB를 찾으라는 요구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 이사 일행에게는 큰 부담이었기 때문입니다. 500만 원을 주고 해외로 떠나도록 주선하겠다는 오 이사로서는 무슨 방법을 쓰든 준혁을 수동 가족들과 멀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홍버그가 떠나기로 한 날은 준혁의 생일 전날이었습니다. 준혁의 생일을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하던 가족들과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던 홍버그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이끌고 집을 나섭니다. 그리고 밤늦은 시간 진아를 찾아간 홍버그는 그녀의 일을 도와주며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진아였습니다. 물론 자신을 친아들로 생각하고 모든 것을 다해주려는 가족들의 모습 역시 그에게는 큰 이유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진아를 도와주고 집으로 뒤늦게 돌아온 홍버그는 깜짝 놀라게 됩니다. 모든 가족들이 11시가 넘은 시간에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당황스러웠습니다. 21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은 21단 케이크를 만들어 자신을 축하해주었습니다. 단순히 그 거대한 규모가 감동은 아니었습니다.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가족의 정을 느끼게 된 홍버그는 자신이 진짜 준혁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을 느끼게 됩니다. 어린 준혁이 사라진 이후부터 그대로 준혁을 기억하기 위해 보존되었던 방은 이제는 성장한 준혁을 위한 방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새롭게 바뀐 방에서 무표정하게 눈물을 흘리는 준혁의 모습은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진짜 가족임에도 가족이라 느끼지 못하는 준혁이 어두운 방 안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그래서 아프기만 했습니다. 진아가 선물한 팔찌와 가족들이 선사한 가족의 사랑은 결국 준혁이 떠나지 않고 수동의 집에 머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준혁이 수동의 집에서 머물기로 결정하며 본격적인 이야기는 전개될 예정입니다. 여전히 준혁이 스스로 자신이 준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정체성을 되찾고, 오 이사의 음모에 맞서 싸우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선택은 <감자별 2013QR3>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습니다.
7살의 기억 속에 살고 있지만 민혁이 진아를 마음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깊어져버린 진아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는 준혁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궁금합니다. 진아를 사이에 두고 필연적으로 이어지게 될 삼각관계는 기묘하고 흥미롭게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노래 하나로 정을 쌓아가는 수영과 율의 첫키스도 흥미로웠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며 나누는 너무나 일상적이라는 그들의 키스는 전혀 일상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후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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