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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공항 가는 길-김하늘과 이상윤, 아무리 꾸미려 해도 불륜은 그저 불륜이다

by 자이미 2016.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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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을 미화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면서도 점점 시청률이 올라가고 있는 <공항 가는 길>은 기묘하다. 결혼 한 두 남녀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분명 불륜을 미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굳이 유부남 유부녀의 사랑이 아니어도 아름다울 수 있는 이야기는 그렇게 불륜에 집착하며 흘러가고 있다.

 

불륜은 그저 불륜일 뿐;

아름다운 화면과 매력적인 배우들을 모아 감성으로 풀어가는 감미로운 불륜 드라마

 

 

공항이 일터인 이들의 이야기는 과거에도 자주 다뤄져 왔었다. 최근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갑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담고자 하는 이야기는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없는 사랑이다. '불륜'이라는 단어는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평범한 일상의 연속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일탈은 활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실제 현실에서 해보지 못하는 일탈은 문학 작품이나 대중문화를 통해 발현되고 이를 대리만족으로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일상을 벗어난 일탈에 그렇게 대중들이 환호하는 이유는 결코 내가 현실에서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최고의 문학 작품들에서도 우린 일상을 벗어난 파격을 쉽게 발견하기도 한다. 그 안에서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파격은 일상의 평범함을 잠시나마 잊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드라마 <공항 가는 길> 역시 그런 대리만족을 위한 드라마로 볼 수도 있다.

 

평범한 사랑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고, 이 드라마는 일상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일탈을 사랑으로 표현했다. 불륜도 사랑이다.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적 계약을 한 이들의 엇갈린 사랑은 그만큼 많은 이들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다.

1996년에는 '아름다운 불륜'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애인>이 화제였다. 유동근과 황신혜가 벌이는 불륜은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이 함께 하며 화제를 모았다. 불륜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불륜을 응원하게 만드는 이 기묘한 현상이 2016년 다시 재현되는 듯하다.

 

<공항 가는 길>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를 보면 가을에 맞는 감성 자극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미 이야기의 시작 자체가 '불륜'이라는 딱지가 붙은 상황에서 이 드라마의 시청자들에게는 이 단어는 사용해서는 안 되는 금기어처럼 취급된다.

 

김하늘과 이상윤, 신성록과 장희진이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드라마를 선택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그들의 사랑을 드라마는 아름다운 풍광을 가득 담으며 잔잔하게 계절의 변화처럼 느릿하지만 깊게 풀어내기 시작했다.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들이 보여주는 연기는 안정적이다.

 

안정적인 연기에 감성을 자극하는 분위기 그리고 음악까지 하나가 된 <공항 가는 길>은 분명 찬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하는 요즘 보기 좋은 드라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과연 '불륜'만이 답이었을까? 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물론 사랑이라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도 제어할 수 없게 훅 들어오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해는 할 수 있다.

 

사회적 계약은 사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식이다. 결혼은 사회를 구성하고 구축하며 확장하고 연장하기 위해서는 절실한 제도다. 그리고 그런 결혼 제도는 법적인 구속력을 담는다. 그런 법적인 구속력에 반박하는 듯한 일탈은 그래서 많은 이들은 부정하면서도 그 불륜을 훔쳐보기에 여념이 없다.

 

1992년 루이 말 감독이 만든 <데미지>는 사회적 계약을 파괴한 사랑에 대해 극단적으로 보여준 명작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는 자신의 아들이 데려온 여자를 사랑하고 만다. 그 지독한 사랑은 그 어떤 이성적 방식으로도 제어할 수 없도록 만든다.

 

그 지독한 사랑의 끝은 파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랑은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밖에는 없다. 줄리엣 비노쉬와 제레미 아이언스의 잔인한 사랑은 감미롭고 아름답다. 아들의 여자와 사랑에 빠진 아버지의 이야기가 이렇게 매력적이어도 좋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지독했던 사랑은 가족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강렬한 데미지를 남길 수밖에 없었던 영화 <데미지>처럼 <공항 가는 길>의 결론도 이어질지 모르겠다.

 

사랑을 가장 감성적인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공항 가는 길>은 '불륜'이라는 상황설정만 제거하면 흥미로운 드라마다. 하지만 그 기본 설정이 곧 이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큰 줄기라는 점에서 <공항 가는 길>을 지탱하는 핵심이다. 아무리 아름답게 꾸며도 이 드라마는 '불륜'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불륜'을 이야기하는 이 드라마가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어쩌면 우리 사회의 이혼률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결혼을 하는 만큼이나 이혼도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불륜'은 불안한 결혼 생활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경험을 뒤돌아보게 하는 과정일 수도 있을 것이고, 현재의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나의 일처럼 그 멋진 사랑이 다시 한 번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공항 가는 길>에 투영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뛰어난 연기와 감성,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낸다고 해도 '불륜'은 그저 '불륜'일 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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