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6주년, '황소와 줄다리기'와 무도vs빅뱅
예능 프로그램이 6년 동안이나 꾸준하게 방송이 된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수없이 많은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요즘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한다는 것은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지요.
'무한도전'을 이어 '1박2일'도 장수 예능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고 유쾌합니다. 일부에서는 둘 중 하나를 비교해 누군가를 비난해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득을 볼 것이라는 우매한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둘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들이에요.
토요일과 일요일을 책임지는 이 두 프로그램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이기도 하며 건강한 경쟁을 하기도 하는 중요한 파트너이지 둘 중 하나가 사라져야만 하는 경쟁의 대상은 아니라는 말이지요. 두 프로그램은 기본적인 가치(시청자들을 위한)는 같지만 각자 추구하는 방향은 다른 방송입니다. 그런 유사함과 다름 속에서 '무한도전'과 '1박2일'이 존재하고 그런 존재감은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재미의 의미들을 찾을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둘은 제로섬 게임을 하는 우매한 집단이 아닌 둘이 있어 행복한 존재들인 것만큼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2005년 4월 23일. '토요일' <유재석의 무'모'한도전> 첫 회 '황소와 줄다리기'가 방송됐던 날입니다! 생일 축하한다!"
김태호 피디는 23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6살이 된 '무한도전'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남겼어요. 정말 무모하게 시작했던 그들의 도전은 해를 거듭하며 그들만의 가치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시청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이제는 그 누구도 함부로 근접하기 힘든 절대 강자가 되었습니다.
언제 폐지가 될지 모르는 프로그램 속 코너였던 '무모한 도전'은 유재석이나 김태호 개인의 몫이 아닌 그 안에 참여한 수많은 이들이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간 노력의 산물입니다. 그렇기에 종편과 관련된 이적 설에 김태호 피디가 당당하게 "무한도전의 진화는 제 인생의 중요한 도전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겁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무한도전'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킨 김태호 피디. 그렇게 아직도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 그에게 무도 6주년은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게 다가왔던 듯합니다. 5주년이 되었던 작년에는 파업으로 생일이라는 개념을 챙기기도 힘들었고 김재철 낙하산 사장이 들어오며 MBC 파괴 공작으로 인해 '무한도전' 자체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그는 하루하루가 생존의 기록이기도 했을 겁니다.
'100분 토론'이 형편없는 존재로 타락해 버리고 '피디수첩'이 신입 피디들의 학예회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위정자들이 내세운 마지막 목표인 '무한도전'만이 시청자들의 열정적인 응원으로 자신의 가치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저 웃기려는 예능에 과도한 포장을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들을 내보이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안에 무슨 이야기를 담든 그저 바보처럼 웃는 것이 '무한도전'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바보 예능으로 인정하는 순간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몰락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김태호 피디 자막이나 상황 등을 통해 꾸준하게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이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외면한다면 난파선이 되어 조류에 휩쓸리다 파괴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비판정신을 유쾌한 웃음 속에 담아 자연스럽게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고민해 볼 수 있도록 만드는 '무도'의 고귀한 정신을 매도하는 일은 이젠 없어야겠지요.
평소 무한도전 팬이라던 빅뱅은 무도와 함께 자신들의 끼를 발산했다고 합니다. 김태호 피디가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내용을 보면 그가 빅뱅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게 하지요. 지금까지 게스트에 대해 언급을 이런 식으로 한 것을 본적이 없기에 그의 이번 칭찬은 대단한 떡밥으로 다가오기만 합니다.
과연 '무도vs빅뱅'의 추격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단순히 빅뱅 팬들의 갈증만이 아닌 무도 팬들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했을 법한 이 구도의 결과는 벌써부터 조바심이 나게 합니다. 무도 팬들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듯 그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자신들을 드러내며 재미마저 이끌 수 있는 것은 추격전입니다. 이는 시청자들 역시 선호하는 무도만의 장르이기도 하지요.
무도의 특기인 추격전 상대가 빅뱅 멤버라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이 어떤 모습을 전해줄 것인지 궁금해질 뿐입니다. YG와 5년 재계약을 한 끈끈한 빅뱅과 6년이라는 세월 동안 만들어낸 무도만의 장점들이 추격전이라는 틀 속에서 대결을 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흥미롭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 자체가 위대한 떡밥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떡밥을 꽉 물고 싶은 마음은 그동안 그들이 보여준 모습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충격에 휩싸인 무도 멤버들과 늦은 시간까지 최선을 다해 고마움을 표한 김피디. 그렇게 무도인과 무한 대결을 벌인 빅뱅. 그들이 만들어낸 '무도'만의 대결은 어쩌면 상반기 최고의 떡밥이거나 위대한 예능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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