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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나쁜남자 17회-나쁜 여자가 반전이 된 불편한 드라마

by 자이미 2010.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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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대를 했었던 김남길 주연의 <나쁜남자>는 끝내기 급급한 제작진들로 인해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주인공의 죽음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작위적인 방식의 죽음은 그저 제작진들의 만족일 뿐입니다. 배우들의 재발견과 희망을 봤지만 한계만 명확한 제작진들의 능력은 아쉽기만 합니다. 

파괴 본능만 남은 나쁜 제작진들




급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제작진들로 인해 사용 설명서를 읽듯 진행되는 마지막 회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마무리가 아닌 급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방식은 최악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병원에 남겨진 건욱을 죽이기 위해 찾아든 이들은 사라진 건욱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이성적인 판단에서 벗어난 드라마에서 건욱은 모든 것들을 예측하고 자기주도적인 마무리를 향해 나아갈 뿐입니다. 신여사가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는 조건들을 만들고 이를 통해 그녀를 몰락시키는 상황은 작위적입니다.

모든 원죄를 짊어진 신여사는 예고된 수순처럼 법정에 서게 되고 모든 게 드러난 상황에서도 자신의 죄를 부정할 뿐입니다. 그렇게 감옥으로 향하는 순간 자신을 바라보는 건욱에게 친자 확인을 밝히며 친아버지를 쓰러지게 만들고, 친 동생과 누나와 사랑을 나누니 행복하냐는 그녀야 말로 드라마에서 가장 돋보이는 '나쁜 여자'였습니다.

반성도 그럴 이유도 찾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은 악녀 본색 그대로였습니다.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지 고심한 제작진은 모네를 등장시켜 뜬금없는 복수혈전을 보입니다. 외국에 있으면서도 모든 소식들은 다 알고 있었다는 모네는 정작 건욱이 친 오빠였다는 사실만은 알지 못했나 봅니다.

그녀에게 건네진 정보라는 것이 신문과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가 전부라면 모를까 가장 큰 재벌가의 초국가적인 관리 체계에서 모든 가족들이 알고 있는 친자 사실을 모네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억지스럽기만 하지요. 차라리 아무런 사실도 모른 채 입국한 후 한정된 정보만 듣고 미쳐 날뛰는 식이였다면 차라리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었을 듯합니다.

마침 찾아 들어선 건욱의 집에서는 재인과 키스를 하는 그의 모습만 있을 뿐입니다. 태라와의 은밀한 장면에 이은 재인과의 모습은 모네를 미치게 만들고 우연하게 발견한 권총은 자신의 친오빠를 죽음에 이르게 만듭니다. 총을 맞고도 모네의 지문을 지우고 한강으로 향하는 건욱은 자신이 복수를 꿈꿨던 것에 대한 책임감을 짊 지웁니다.

원죄는 신여사가 책임지고 꼬인 상황을 모르고 복수에 뛰어든 건욱은 잘못된 결과로 인해 죽음을 택한다는 방식은 작가와 연출자의 능력을 의심하게 할 뿐입니다. 모든 것을 묻고 죽음을 선택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멋있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역시 과정 속에서 나온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그들은 몰랐을까요?

멋진 장면들에 대한 욕심을 탓할 필요는 없지만 화보 찍듯이 잡아내는 장면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힘이 없는 드라마에 매력을 느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병원에서 발견된 도청 장치는 누가 무엇을 위함인지도 모호한 의미 없는 장면입니다. 병원에서 건욱이 함께 한 것은 재인과의 모습이 전부인 상황에서 도청 장치 장면이 왜 등장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불고기 체인에 대한 과도한 홍보가 후반에 집중되며 내용과 상관없는 간접 광고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한 그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비서실장과 문부장의 이야기는 그동안의 과정과 그들이 조력자로 나설 수밖에 없음을 아주 편안하게 설명해주기만 합니다. 영상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상황에서 출연진들의 대사로만 해결하는 것은 최악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건욱이 죽은 상황에서 사랑했던 두 여인에게 전달된 소포는 다시 한 번 어설픔을 인증했습니다. 태라와 단 둘이 나누었던 특별한 영화 '더티댄싱'의 DVD는 건욱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특별한 의미였지요. 둘이 급격하게 가까워지고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던 그 영화는 택배를 보낸 주인공이 건욱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재인에게 보내진 유리가면 역시 건욱과 나누었던 그들만의 이야기였기에 이 역시 다른 이들이 보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태라가 아버지와 시간이 오래 지났다고 표현하는 것과 건욱의 부패된 시체, 택배의 시점 등은 마지막까지 이해하기 힘들게만 합니다.

재인의 뒤에 공고된 건욱의 미상 시체는 그저 마지막을 위한 개연성 없는 설정일 뿐입니다. 모두가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상황에서 나쁜 남자를 꿈꾸었던 착한 남자 건욱만이 죽음으로 마무리되어버렸습니다.

신여사 김혜옥이 보여준 광기어린 연기는 역시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탁월했습니다. 태라 역으로 나왔던 오연수는 다시 한 번 그녀를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김재욱은 흔들리는 여린 감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타이틀 롤을 맡은 김남길은 전체 극을 이끌어가는 옴므파탈 연기를 최대한 이끌어내며 최악의 이야기 속에서도 가장 빛나는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정소민의 발견과 여전히 전도유망한 심은경의 연기는 항상 미래를 바라보게 해주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만큼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가 탄탄했다면 <나쁜남자>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드라마로 기억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나쁜 여자만 남고 나쁜 남자로 불리던 이들은 모두 착한 남자가 되어버린 <나쁜남자>는 무엇을 위한 이야기였는지 알 수 없는 정체 불명의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처음의 매력적이고 멋진 시작과는 달리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나쁜남자>는 전형적인 용두사미였습니다. 어설픈 치기로 멋을 낸다고 멋있게 보이지는 않지요.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멋스러움이 아닌 어설픈 흉내 내기는 촌스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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