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화, 이룰 수 없었던 박신혜 사랑 이번에 성취할까?
연기력이 압도적인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연출을 하는 감독의 몫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작가 역시 홀로 시리즈를 만든 적이 없었던 이명숙 작가라는 점에서 표민수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이명숙 작가가 <일단 뛰어>라는 작품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3인이 함께 작업하는 형식이었습니다. 그동안 드라마 시티와 베스트극장 등을 통해 단편을 써왔던 점에서 이번 작품이 이명숙 작가의 시리즈 드라마 첫 데뷔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합니다.
단막극에서 표현하는 것과 최소 16부작으로 이어지는 호흡의 문제는 다른 문제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한국 드라마 특유의 대화들을 어떻게 끌어가느냐가 중요할 수밖에는 없는데 첫 회는 우연을 가장한 운명 같은 만남으로 잘 마무리했다고 봅니다. 식상한 전개가 곧 통속적인 관심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그들의 선택은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명창 이동진이 친 할아버지인 규원과 학내 아이돌 그룹의 별인 이신은 까칠함이 돋보이는 매력남입니다. 이 둘은 우연하게도 제주 공항에서부터 시작해 사사건건 함께하며 우연이 필연으로 변하가기 시작했습니다. 국악의 전통만을 지켜야 한다는 할아버지로 인해 아버지와도 떨어져 살아야 하는 규원은 자연스럽게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3대 명창 중 하나인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판소리를 할 것으로 보였던 규원의 아버지는 피아노에 빠져 할아버지와 싸운 후 서로 떨어져 지내고 있습니다. 국악 관련 세미나에서도 강직하게 전통적인 소리 그대로를 지켜야 한다며 다툰 후 제주도까지 내려가 하룻밤도 자지 못하고 올라올 정도로 할아버지의 국악사랑은 대단합니다.
드라마는 첫 회 등장인물들의 성격들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가능성을 타진하고는 합니다. 당연히 <넌 내게 반했어> 역시 첫 회 주요 등장인물들인 이규현과 이신, 김석현과 정윤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내걸며 관계 도를 펼쳐 보였습니다.
국악을 전공하는 이규현과 실용음악과를 다니는 밴드에서 기타와 보컬을 담당하는 이신의 만남. 브로드웨이 무대까지 진출한 김석현과 옛 연인이었던 세계적인 무용수였던 정윤수의 재회 등이 보여 지며 이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고해주었습니다.
부상으로 무대에 서지 못하는 정윤수(소이현)는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같은 학교 실용음악과에 다니는 이신(정용화)은 그런 교수를 사랑하고 학교 100주년 기념 공연 연출 부탁을 받고 학교로 온 김석현(송창의)은 우연히 이규현(박신혜)의 노래를 듣고는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첫 회 보여준 상황을 보면 이규현과 이신의 사랑에 김석현과 정윤수가 존재하고 있고 이들의 사랑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이들의 관계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음을 예고합니다. 식상할 수밖에 없는 관계의 구성들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 재미있게 만들어내느냐는 작가와 연출자의 몫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연기력을 담보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박신혜와 정용화를 메인으로 두고 송창의와 소이현이 극의 흐름을 끌어가는 방식에서는 자칫 젊은 커플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헤어졌던 두 연인이 시청자들의 관심사로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이 되면 제작 의도를 벗어나며 난파선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정용화와 박신혜가 초반 얼마나 매력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이규현과 이신의 관계에는 국악과 현대음악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시작과 함께 강력하게 제기했던 전통으로서의 국악은 당연히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들을 통해 충돌할 수밖에는 없고 그들의 사랑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그들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과정에서 국악과 현대음악의 조화가 전통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음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화해를 이끌고 이들이 해피엔딩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밖에는 없겠지요.
음악과 사랑을 비슷한 선상에 올려놓고 이를 통해 서로의 교감과 감정들을 이끌어 가는 <넌 내게 반했어>는 익숙한 플롯 속에 표민수 만의 드라마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지가 관건이 될 듯합니다. 최근 정용화의 인기가 높기는 하지만 아직도 어색한 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가 16부작 드라마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표민수로서는 <그사세>보다는 달달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준 <풀하우스>에 가까운 연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비와 송혜교가 등장했던 <풀하우스>의 전철을 밟기를 소망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은 정용화와 박신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국악과 현대음악을 통해 사랑이라는 함의를 담아낸다는 공식은 연예인과 작가를 내세워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풀하우스>와 유사하기 때문이지요.
<그사세>가 노희경이라는 당대 최고 작가의 힘이 크게 작용하며 진지하게 사랑과 인간을 탐구했던 작품이라면 <넌 내게 반했어>는 젊은 청춘들을 통해 사랑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조금은 가벼운 드라마입니다. 트렌드 드라마에서 탐미적인 영상이나 굵직한 주제를 끄집어내기 힘들다면 얼마나 감각적인 대사와 상황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지가 이 드라마의 핵심일 텐데 첫 회 그들의 만남은 우려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국악과 현대음악의 이질적인 대립과 만남 그리고 융합만큼이나 이 드라마는 첫 회 방송을 통해 이질감과 동질감을 함께 부여해주었습니다. 익숙한 틀 속에서 이제는 낯선 음악이 되어가는 국악의 등장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갈지도 궁금해집니다.
음악을 통한사랑. 사랑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힘. 청춘과 음악이라는 무척이나 다정한 공식이 과연 표민수가 어떻게 끄집어내고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표민수의 <풀하우스>를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비처럼 정용화도 배우로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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