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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로드 넘버원 8회-웰 메이드가 외면 받는 이유

by 자이미 2010.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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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잔혹한 행위입니다. 전쟁은 대중의 의지가 아닌 소수 권력자들의 탐욕이 만들어낸 잔혹사일 뿐입니다. 그 잔혹극에 희생되는 존재는 언제나 힘없는 대중들의 몫이기도 하지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
쟁의 소용돌이에 들어선 박달문은 그렇게 전쟁이 무엇인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 누구를 위한 춤판인가?



1. 죽음과 생명의 잉태

중대장의 사망이후 부대를 이끌던 태호는 중대한 판단착오를 일으켜 부대원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봐야만 했습니다. 도심 전투에서 필수적일 수밖에 없었던 화공을 버리고 건물을 탈환하기 위해 무리하게 전투원들을 도심으로 이끌며 예고된 적들의 저항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태호와는 달리 상황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잡아내고 찾아내는 장우는 화공을 통해 혁혁한 공헌을 하게 됩니다. 건물 안에 들어서 있던 적들을 불로 끄집어내고 적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관총 기지를 화염병을 이용해 제압함으로서 임무를 완수하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착하고 철저하게 군인 정신으로 무장한 태호는 자신의 무능한 전략과 통솔력으로 인해 안 죽을 수도 있는 부하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봐야만 했습니다. 낙동강 도하에 이은 연이은 패착은 점점 장우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이어질 뿐이었지요.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기고 전장에서도 탁월한 전략 전술과 용맹함으로 자신을 능가해버리는 남자 장우에 대한 그의 시기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극단적으로 이어지며 목숨을 담보로 하는 상황까지 나아가려 합니다. 무모한 감정싸움으로 자신을 스스로 파멸에 이르게 하는 태호는 그렇게 모든 것을 잃어갈 뿐이었습니다.

전쟁은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이끕니다. 함께 자라고 친형제처럼 지내왔던 사이도 적으로 맞서면 과거를 잊고 총을 겨눠야 하는 아이러니도 발생합니다. 함께 사냥을 다니며 친형제처럼 지냈던 아우가 인민군이 되고 자신은 국군이 되어 만난 진철은 그래서 슬프기만 합니다.

자신의 안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민간인들에게 잡힌 인민군이 되어버린 동생을 구하려 했지만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중대장을 저격하는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던졌습니다. 그렇게 다시 전장에서 마주한 그들은 다시 한 번 저격수로서의 자신의 임무에 충실합니다.

적군의 수뇌 진을 저격하는 임무를 충실히 할 뿐이었던 그들은 전쟁이 만들어 놓은 이념으로 인해 서로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장우를 겨누는 동생에게 총격을 가해야만 하는 진철은 자신의 총에 죽어가는 동생을 품에 안고 절규합니다.

과연 무엇이 그들을 서로에게 총을 겨누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 것일까요? 무엇이 한 동네에서 친형제처럼 지내던 그들을 인민군과 국군으로 갈라서게 만들었던 것일까요? 무엇을 위한 전쟁이고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지요.

이런 죽음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전쟁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기도 합니다. 어리바리 박달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인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 부인과 어머니에 최선을 다하는 달문은 누가 봐도 애처가에 효자인 남자입니다. 남에게 상처 입히는 것도 두려워하는 그는 전쟁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일 뿐이지요.

자신 남편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찾아온 아내와 오랜만에 해후를 하는 달문은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합니다. 새롭게 중대장이 된 장우의 배려가 아니라면 있을 수 없었던 아내와의 행복한 하룻밤은 그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기약이었습니다.

죽을지 살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식이라는 끈으로 묶으려 하는 그들의 모습은 안쓰러움을 넘어 전쟁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슬픔이었습니다. 그들처럼 수연도 새로운 생명이 잉태하고 있음을 알게 되며 삶에 대한 집착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지옥도 같은 상황에서 아무런 미래도 내다볼 수 없었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던 것은 바로 장우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음을 깨닫고 나서부터이지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그녀가 절대 죽어서는 안 되는 절실함이니 말입니다.

그렇게 전쟁은 죽음이 지배하는 가운데서도 새로운 생명을 통해 미래를 기약하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아무리 포악하고 모든 것들을 휩쓸어버리는 지옥도와 다를 바 없다고 해도 새로운 생명은 미래에 대한 기약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희망이니 말입니다.


2. 박달문에게 전쟁은 무슨 의미일까?

새롭게 중대장이 된 장우와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태호. 중간에서 이간질을 시키며 장우에 대한 막연한 증오에 날뛰는 종기는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줍니다. 막연한 질투와 시기로 오판을 계속하는 태호는 냉철하다 못해 탁월한 감각을 선보이는 장우로 인해 자격지심이 지배하는 스스로를 이겨내기 힘들어 합니다.

못난 남자가 되어가는 태호와는 달리 시간이 흐르며 중대장의 풍모를 만들어가기 시작하는 장우는 부하 장병들에게도 신망을 받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갑니다. 사랑을 위해 전쟁에 뛰어든 그는 그 사랑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한 지휘로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던 것이죠. 사랑만이 모두를 구원할 수 있다는 그의 가치관은 전장에서 적을 만났을 때도 그대로 드러나곤 합니다.

주인공들이 전쟁에 대한 고민보다는 사랑과 관계에 대한 집착에 집중한다면 조연들을 통해 <로드 넘버원>은 전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는 합니다. 박달문은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자무식 촌사람입니다. 전쟁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든 국군들에 의해 강제 징집을 당해 군인이 되었습니다. 북진이 한참인 전쟁 통에도 그는 여전히 적에 대한 공격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군인입니다. 동료가 죽음 직전에 몰렸을 때도 차마 적을 해하지 못한 그는 천상 순박한 농부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런 그가 전쟁에 뛰어들어야 했고 그렇게 '로드 넘버원'의 일원이 되어 적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 바로 우리가 60년 전에 겪어야만 했던 민족상잔의 비극이었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소수의 권력자에 의해 왜 인지 생각지도 못한 채 어제의 이웃을 무참하게 살해해야만 하는 상황은 그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로드 넘버원>은 저격수 진철을 통해 한마을 사람이 서로의 다른 상황 때문에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상황을 만든 전쟁을 고발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어머니와 부인과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달문은 영문도 모른 채 전장에 끌려와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렇게 드라마는 조연들을 통해 전쟁이 무엇이고 무엇을 위함인지에 대해 진지하고 심각하게 의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과연 박달문에게 전쟁은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요?

전쟁을 통해 전쟁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하는 이 작품은 의외로 최악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좀 더 신파적이고 극악무도한 인민군이 등장하고 막장들이 난무했다면 이 드라마도 좋은 시청률을 보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합니다.

진지하게 전쟁을 이야기하고 단순한 이분법보다는 인간의 심리 변화를 진지하게 쫓아가는 이 드라마는 잘 만들어졌지만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는 어려운 드라마입니다. 미친 듯한 전쟁 장면들이 쏟아지거나,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 판을 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시청률을 올릴 수 있겠지요. 

전쟁 드라마 중 가장 진지하고 많은 것들을 고민하게 하는 이 드라마는 그래서 외면 받는 저주받은 걸작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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