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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명랑 히어로가 이경규를 선택해 짜증스러운 이유는?

by 자이미 200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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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히어로가 시간대를 옮기면서 이경규의 투입이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이경규는 왜 이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을까요? 뭐 당연하게도 예전부터 같이 방송을 했던 PD와의 친분이 크게 작용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하던 방송이 망해도 바로 다른 방송을 만들어 진행할 정도로 아직까지도 이경규의 방송내 파워는 죽지 않았습니다. 이런 그를 보면 대단하다란 생각마저 들지요. "난 죽지 않아"를 외쳐대던 연예인의 모습이 이경규와 오버랩이 되니 더욱 재미있네요...-_-

어느정도 안정적인 시청률과 호평을 받았던 <명랑 히어로>에 참여하는 것은 이경규가 무척이나 바랬던 바일 것입니다. 프로그램의 내용보다는 프로그램이 가지는 파워를 더욱 눈여겨 봤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연출을 맡은 김유곤 PD는 "이경규씨는 MC가 아닌 고정게스트의 개념으로 당분간 계속 출연할 예정이다. 이경규씨를 투입시킨 이유는 프로그램 색깔이 한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어 다양한 계층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것이었다. 보수적인 입장의 얘기가 필요했고 이경규씨가 보수 입장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경규씨가 시사적인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얘기하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과거에 민감한 발언을 했던 연예인들이 다치는 것을 많이 봐와서 그런지 아직은 몸이 덜 풀린 느낌인데 앞으로 이경규씨가 본인의 생각을 많이 말씀하시면 프로그램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보수와 진보라는 양 극단을 대변하는 이경규와 이하늘의 색깔에 대해서는 "이들의 대립구도가 잘 조화를 이뤄야하는데 프로그램이 너무 한 방향으로만 가서는 안 된다. '명랑히어로'는 시사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오락이 80%라면 MC들의 생각이 20% 정도를 차지해야하는데 가끔 시청자들은 'PD수첩' 정도의 수준을 기대하시는 것 같다"며 "이하늘과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해 이경규씨를 투입시켰는데 요즘은 보수적인 얘기를 잘못하면 매장당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다보니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OSEN 사진인용


오락 프로그램에서 보수와 진보의 의견을 모두 들을 수있는 균형잡힌 의견이 필요하다는 김PD의 모순적인 이야기가 재미있네요. 현재의 MC들 중에도 이야기를 듣다보면 중도 보수 성향의 멤버들이 많습니다. 가끔 극단적인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이하늘 정도뿐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극단적인(?) 보수 성향을 보이는 이경규의 투입은 균형미가 아닌 이경규를 위한 투입이란 생각만 듭니다.


이경규의 투입은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위함이다!?


더욱 시류에 편성하고 수십년동안의 방송감을 통해 자신의 안위를 살피는 인물을 굳이 방송에 써야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이는 최소한 시청자들을 위한 선택은 아니었던 듯 합니다. 오락이 80%라는 프로그램에서 굳이 균형을 갖춘 시각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신을 먼저 살피는 보수주의자 이경규의 입장을 시청자들과 소통시키려하는 것보다는, 쇼 프로그램인 만큼 그 재미속에서 촌철살인같은 유머를 심어줄 수있는 고민이 더욱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명랑 히어로>가 언제까지 방송이 되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김PD 스스로도 이야기했듯 이 프로그램은 <PD수첩>도 아니고 <100분 토론>도 아닙니다. 그저 연예인들이 모여서 한 주동안 일어났던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방송일 뿐입니다. 그동안의 출연진들이 진보적 성향의 인물들만 있었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앞서서도 이야기했지만 보수적인 성향의 의견들을 제시하는 인물도 있고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들도 했구요. 그런 상황에서 알량한 이유를 들이밀며 이경규를 투입하는 의미는 구차해 보일 뿐입니다.

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고들 하지요. 한동안은 <명랑 히어로>를 굳이 봐야할 이유를 찾기는 힘들 듯 합니다. 그나마 가끔씩 보고 싶다는 충동도 일었던 방송이었지만 이젠 그런 애뜻함도 남아있지 않네요. 이경규가 보수주의자라서 싫은게 아니라 이경규가 보여온 성향과 생각들이 싫은 것 일 뿐이지요. 그가 극단적인 진보주의라고 해도 말이지요. 뭐 그런 인물이 진보적인 성향을 가질일도 없겠지만 말입니다.


글을 적다보니 이경규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거 같기는 합니다. 사실 이경규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우리 주변에도 너무 많은데 말입니다. 그래서 더욱 싫은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그의 최근의 행보들을 보면 PD위에 군림한 연예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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