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도 조정특집 재미 속에 담은 풍자의 미학

by 자이미 2011. 4. 24.
반응형
무한도전의 장기 프로젝트인 '조정특집'의 두 번째 이야기에는 그들이 왜 조정을 택했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만개한 멤버들 간의 농익은 웃음들은 주말 저녁을 뒤집어 놓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엉뚱한 데프콘의 존재감은 짧은 등장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독선과 독주가 아닌 함께 하는 사회를 이야기 하다




조정협회에서 연락이 와서 시작을 했다고는 하지만 수락을 하게 된 이유는 명확했을 듯합니다. 그저 대중적이지 못하기 때문만이 아닌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의미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었을 듯하고 이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들도 김태호 피디에게는 중요했을 듯합니다. 7월 말이나 8월경 개최될 예정인 대회를 목표로 한 이들의 무모한 대결은 이젠 당연히 도전해야만 하는 것처럼 참 싱겁게 시작되었습니다.

미사리 조정 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치르며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경기임을 알게 된 그들의 도전은 그래서 더욱 의미를 더해갔습니다. 훈련이 거듭될수록 익숙해지기는 하지만, 그 익숙함이 두려움과 힘겨움을 이길 수 있게 해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실내 운동을 마무리하는 그들만의 1500m 경기는 조정 경기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단편적이나마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준하 없인 못 살아 팀(정준하, 노홀철, 길)과 화면조정(유재석, 박명수, 하하)로 나뉜(정형돈은 발목 부상 중) 그들의 대결은 조정이 단순히 노만 젓는 게 아니라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예능에서 다큐를 찍는 것은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는 기우일 수밖에 없음을 노련한 무도 인들은 그들의 자연스러운 웃음으로 잠재웠습니다. 자연스러운 몸 개그와 툭툭 치고 나오는 정형돈의 지존 같은 개그는 농익은 '미존개오'의 위엄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실전 훈련 중 정형돈의 모습을 보며 박명수가 버럭 화를 내며 "이건 뭐야"라고  외치자 "나는 정형돈이다"라며 되받아치는 장면이 아무것도 아닌 듯 보이지만 '미존개오'이기에 빵 터지는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실전훈련에 나선 그들은 체계적인 수업을 진행하는 와중에 박명수와 노홍철의 무모한 도발과 이내 자신들의 선택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태호야"를 간절하게 외치자 자막으로 "내가 더 잘 생겼다고 말해"를 건네는 등 자막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김피디의 코믹함은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무도 인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황들을 통해 '하멜 박 표류기'를 만들어 내고, '위대한 콕스', '나는 콕스다'등 패러디 작명들은 직접 무도 인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스태프들이 함께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비록 스태프들은 카메라 뒤에 서서 무도 인들을 담아내고 있지만 자막을 통해 시청자들과 직접 소통을 하며 그들 역시 무도 인들임을 느끼게 해주기에 완성되어 나오는 '무한도전'에는 일곱 명의 무도 인들 뿐 아니라 자막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는 스태프들도 함께임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무도 인들의 연락을 받고 미사리로 달려와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노윙 머신을 타고 '다짜고짜 오디션'에 참여하는 과정은 한 편의 코미디였습니다. 이준부터 시작해 진운, 호영과 하하의 동네친구인 근식까지 도착한 상황에서 급조된 오디션은 시작되었습니다. 왜 자신들이 이곳에 왔는지 알지도 못한 채 조정 팀 오디션에 참가한 그들은 사력을 다하는 모습으로 또 다른 감동을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뒤 늦게 연락을 받고 급하게 미사리까지 온 테프콘은 전화 통화부터 시작해 그의 예능감은 모두를 웃게 해주었습니다. 자신의 힘만 믿고 무모하게 도전한 데프콘이 이내 힘겨워하며 정신없이 노윙 머신을 하는 모습은 몸 개그의 진수를 보여주며 존재감이 사라져가는 길을 민망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무도 조정 특집이 단순히 웃고 즐기며 낯선 비인기 종목에 대한 애정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김태호 피디의 장기이자 무도의 특징이 되어버린 풍자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조정경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힘이 좋은 정준하와 협력을 우선하는 유재석의 대결을 통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준하 없인 못 살아'팀은 타고난 힘으로 로윙 머신 게임에서는 '화면조정'팀을 쉽게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전과 비슷한 형식에서 힘은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는 핵심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전 연습에 들어서며 그들의 무분별한 힘은 오히려 독이 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전 연습을 극대화하기 위한 500m 경기에서 힘은 넘치는데 서로가 하나가 되지 못한 '준하 없인 못 살아'팀은 초반 유재석 조인 '화면조정' 팀을 앞서가며 힘의 위력을 느끼게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힘만 과시하던 그들은 자신들의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며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자중지란을 겪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정준하 팀과는 달리, 유재석 팀은 초반부처 철저하게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한 배에 탄 이상 서로를 믿고 의지를 하며 협력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들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초반 힘으로 윽박지르던 상대가 앞서가는 듯 보였지만 이내 협력을 우선하는 유재석 팀은 자중지란에 빠진 그들을 제치고 앞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 사회의 문제를 조정 경기에 담아 놓은 것처럼 일치하는 것은 우연만은 아니었을 듯합니다. 개인적인 능력을 우선하는 것이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들이 상생을 위해 하나가 되지 않으면 배가 좌초되거나 스스로의 욕심에 의해 사회 전체가 거꾸로 갈 수도 있음을 '조정 경기'는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친 재벌 정권은 철저하게 재벌들을 위한 정책을 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재벌들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만든 '금산분리법'을 폐지하려는 그들은 재벌들을 위한 몰아주기 정책도 모자라, 그들에게 모든 권리와 무한 독식을 허할 수 있는 '금산분리법 폐지'는 망조든 정권의 결정판입니다.

국민들과의 소통을 통한 협력과 상생이 우선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내 말이 옳으니 우선 하라는 대로 하라며 강행하는 4대강 사업은 죽음의 사업이 되어버렸습니다. 여론을 무시하고 토건재벌들의 배를 채워주는 이 사업은 철저하게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 엄청난 이득을 주는 사업일 뿐입니다.

스스로 독재자임을 공표하기라도 하듯, '우매한 백성들아 내 말만 믿고 따라와라. 공사가 끝나는 가을이 되면 너희들이 나의 은혜에 감탄을 할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야기는 실소를 떠나 두려움을 주고 있을 뿐입니다. 한 배를 탄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자기와 마음이 맞는 몇몇의 권력자들만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독선은 정준하 팀이 보여준 불협화음과 다름없었습니다.

그저 상대에 비해 힘이 좋다는 이유로 무식하게 행한 그들의 방식은 이내 문제를 일으키고 경쟁에서도 뒤쳐지게 되는 모습은 우화를 보는 듯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았습니다. 모두가 협력해 올바른 길로 가야만 함에도 소수를 위해 다수의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은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탐욕에 눈이 어두운 권력자들로 인해 대한민국은 재벌 공화국이 되었고 그렇게 모든 지배 권력의 꼭지 점을 차지하게 된 돈 권력은 스스로 '로열 패밀리'라 칭하며 정치권력을 거느리는 제왕적 위치를 차지하려 합니다. 권력은 짧지만 돈은 영원하다는 진리 안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재벌들에게 스스로 종속되겠다고 다짐하는 현상은 우리를 두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세 암흑기를 지배하던 종교처럼 현재의 우리를 지배하는 재벌들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드는 독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재벌들에 대한 적절한 제어장치조차 전무한 대한민국에서 그들에게 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까지 부여하겠다는 한나라당의 몰상식한 행동들은 망국적으로 흘러갈 뿐입니다.

미친 듯 재벌들에 충성을 맹세하고 그들을 위해서라면 영혼이라도 입도선매하겠다는 정치인들의 모습 속에는 그들이 고민해야만 하는 국민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가진 자들에게 충성하고 이를 통해 이득만 생각하는 파렴치한 그들로 인해 대한민국은 중세시대로 급격하게 달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이 조정하는 배는 언제 침몰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배일뿐입니다. 상생을 해야만 정상적으로 달릴 수 있는 배에서 상생은 고사하고 왜 배를 타야하는지 이유도 알지 못하는 그들로 인해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산으로 달리고 있을 뿐입니다.

독선과 독주가 아닌 서로를 믿고 하나가 되어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시작은 느려도 결국은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만 합니다. 현재처럼 재벌들만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재벌들을 왕족으로 만들고 대다수의 국민들을 노예화 시키는 정책은 가증스러움을 넘어 대한민국을 파괴시키는 짓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 정권을 물 위에 올려놓으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배처럼 갈지자를 긋다 침몰할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유재석 팀이 보여준 협력입니다. 누구 하나가 잘난 것이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위하면서 조금은 느리지만 결국에서 하나가 되어 승리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정신을 나누고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을 권력을 잡은 위정자들만은 외면하고 있는 듯합니다.

깨알 같은 재미와 함께 조정 경기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보여준 '무한도전'은 무도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2011 무한도전 가요제'와 빅뱅이 함께 하는 '갱스 오브 서울'는 예고편만으로도 이미 성공예감을 하게 합니다. 무엇을 하든 평균이상을 해주는 '무도'는 비인기 종목인 조정을 통해 협력의 미학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과연 그들의 무모한 도전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