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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미수다 제작진 사과문,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by 자이미 2009.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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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주를 '루저' 논란으로 몰아넣었던 미수다가 정식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잠잠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 기름을 붙는 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정성이 없는 어쩔 수없이 등떠밀리듯 대충 형식만 갖춘 사과문에 많은 네티즌들의 화만 부추기고 있습니다. 읽어보면 그들은 사과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과할 의도없었던 사과문

그들의 사과문 전문을 보면 일반적인 형식을 갖춘 문장임을 알 수있습니다. 그 안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포괄적인 언급만 있을뿐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이미 오늘 오전에는 문제의 여학생이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서 그들이 내놓은 건조한 사과문은 네티즌들을 더욱 화나게 만드는 듯 합니다.


'미수다'는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 여성들이 한국, 한국인, 한국 문화에 대한 체험을 얘기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11월 9일(월) 방송분에서는 외국인 여성과 한국 여대생간의 문화와 가치관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토론 형식으로 프로그램 녹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표현과 관련해 MC를 비롯해서 출연자, 제작진 모두가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길 의도는 전혀 없었고, 출연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봄으로써 요즘 신세대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부분만을 떼어놓고 볼 때, 제작진의 의도와 상관없이 일부 시청자에게는 오해와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점에 대해서 그분들께 유감과 함께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미수다'는 통상 녹화 이전에 모든 출연자들과 이메일 및 전화 인터뷰, 또는 직접 면담을 통해 토론할 주제에 대한 출연자의 의견을 듣고 정리해서 대본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본은 토론 진행상 참고 자료로 쓰일뿐, 강요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송후 특정 출연 학생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심지어는 학생의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까지 인터넷에 노출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게합니다. 특정 학생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미수다'에 출연하여 솔직하게 토론에 참여한 그 누구도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향후 '미수다' 제작진은 외국인을 통해서 우리의 자화상을 엿보고 세계인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고자 했던 기획의도를 살리는데 더욱 세심하고 사려깊은 자세로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공개된 사과문 전문


단 한번의 사과라는 표현마저도, 자신들의 의도와는 달리 왜곡한 일부의 시청자들이 오해를 했다면 사과한다정도입니다. 일부의 불쾌감과 오해가 문제이지 방송 전반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지요. 더불어 MC, 출연진, 제작진들은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길 의도는 전혀없었다고 하지만 출연했던 모 연예인의 키를 문제삼고 그가 하고 다니는 신발 깔창을 웃음의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키작은 남자의 이야기와 그의 신발을 비추며 의도적인 비하를 그저 단순한 웃음으로 몰아가기에는 전체적인 흐름이 문제가 많았던 방송이었습니다.

더불어 가장 문제가 되는 제작진과 출연진들과의 사전 교감 부분에 대해서도 "제작진들은 다양한 방식 즉, 이메일, 전화 인터뷰, 또는 직접 면담등을 통해.."라고 명확하게 다시 지적했습니다. 이는 대본대로만 했다는 출연진의 이야기에 반발하며 올렸던 제작진 입장과 달라진 것이 전혀없는 부분입니다.

자신들이 대본을 작성하고 그 대본을 출연진들에게 전달을 하지만 이는 참고용일 뿐이라는 말은 제작진들의 편리한 비껴가기에 다름없습니다. 다큐멘터리도 방송진행표라는 것은 만들어집니다. 이게 어떤 형식이냐가 아니라 모든 방송에는 방송을 진행하기 위한 기본틀을 잡아주는 것들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더불어 자신의 의견들을 심도깊게 나누는 시사토론도 아닌 그저 가십들을 나누는 가십토크에서 대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더욱 높을 수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시사적인 이슈가 아닌 가십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재미를 추구하지 않을 수없기 때문이지요. 이런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의도적인 단어 선택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심각한 거짓말만 늘어 놓는 꼴

제작진들이 이야기하듯 기본 절차대로 출연진들과 모든 교감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대본이 작성되었기 때문에 문제적 발언의 원인은 그 여학생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말은 이후 문제가 될 수있는 발언입니다. 그렇지만 어린 여학생이 철없이 한 이야기이니까 네티즌 너희들도 이젠 좀 그만하라는 말과 다를바가 없지요.

참으로 교만하기 그지없는 사과문이 아닐 수없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잘못한게 전혀없다는 글과 다름없습니다. 자신들의 의도와 달리 왜곡하고 오해한 소수의 시청자들이 문제이고, 충분히 논의해 만들어진 형식적인 대본을 핑계로 문제에서 벗어나려는 출연진들이 문제이지 방송을 만든 자신들의 잘못은 아니라는 의미인 듯 합니다.

OX 형식으로 참고용 자료만 정리했다는 출연진 여학생과 대타로 출연해 사전 인터뷰등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녹화장에서 처음 제작진들을 만났다는 여대생은 과연 무슨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어린 여대생들이 깜찍하게도 방송국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있었나 봅니다. 어떻게 한번 튀어보려고 자극적인 내용들로 이야기를 하더니 문제가되니 모든 잘못은 제작진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은가 봅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알 수없습니다. 서로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는 이 둘은 최소한 이 부분에 관해서는 주장하는 바가 흔들림이 없으니 누군가는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일 듯 합니다. 누가 거짓말을 하든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없습니다.

백번양보해 출연진들이 모두 잘못했다고 해도 결국 모든 질타는 제작진들의 몫입니다. 네티즌들 역시 문제적 발언으로 지적된 여대생들에 대한 논의 보다는 이런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내용을 그대로 여과없이 내보낸 제작진들에 대한 질타가 우선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방송인으로서 자세마저 망각한 제작진

자신들 주장처럼 그저 출연진들의 이야기를 과감없이 대본으로 만들어 방송을 했을 뿐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체적인 검증 시스템없이 방송으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도 할 수없는 구조라면 PD나 작가들이 있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저 방송국 경비원이 출연진을 대상으로 어느 방송, 무슨 프로그램 출연하는지만 알아두면 알아서 할 수있는것 아닌가요? 모든 문제가 출연진과 이를 왜곡하는 소수의 시청자들의 몫일 뿐이라는데 굳이 PD나 작가들이 필요한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다른 방송들이 미수다처럼 여과장치없는 단순한 기술자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방송국 자체의 시스템을 이번 기회에 모두 뒤엎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PD고시는 그저 높은 연봉을 받기위한 시험밖에는 안되니 말이지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언론중재위에 KBS를 대상으로 정신적 피해보상 청구가 지난 11일 접수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형식적으로 작성한 사과문은 어쩌면 봇물 터지듯 밀려들 피해보상 청구를 대비한 형식문으로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여전히 방송을 만드는 이들의 기본적인 의무-이 의무라는 것이 방송물을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목적만 가진다면 다른 이야기-마저도 망각한채 구태의연하고 누군가에게 어쩔 수없이 등떠밀리듯 작성한 무성의한 사과문은 많은 시청자들을 화나게만 할 뿐입니다.

그들이 내놓은 이 사과문을 보고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정성이 묻어나는 사과문이라고 판단하고 있을까요? 이 사과문을 읽은 분들의 거의 대부분은 여전히 핑계만 대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할 수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면 당연히 책임도 그들의 몫입니다.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를 이야기한 그녀들은 그저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한 것일 뿐입니다. 개인적인 호불호로 그칠 수있는 문제라는 것이지요. 문제는 사회적 파장이 예상될 수있는 문제들을 과감없이 방송으로 내보낸 이들의 문제이며, 그런식의 파장까지 예상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문제가 불거지고 많은 이들이 불쾌하게 생각한다면 진정성있는 사과로 재발 방지에 만전을 다해야만 할 것입니다.

미수다 제작진들은 안해야할 사과문으로 사그러들 수도 있을 불길에 기름을 부어넣었습니다. 언론중재위에 올려진 피해보상 청구가 어떻게 결론날지는 모르겠지만, 잘못하면 180이하의 수많은 남성들이 집단적으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희대의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발빠른 수습이 아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미수다 제작진들은 많은 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겨우 한다는 이야기가 어린 여학생들의 치기를 걸고 넘어가는 것은 너무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요?

누구나 인정하는 언론 권력의 권력자들께서 문제가 커졌다고 자신들의 방송을 위해 몸을 던진 여대생들을 제물로 삼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회적 위치만큼 책임 역시 그에 상응하게 받아야 할 것입니다. 더이상 정치인 흉내내는 일은 그만해야 하는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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