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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박나래 대상 유산슬 신인상, 반복되는 연말 시상식 폐지론 해법은?

by 자이미 201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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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의 연말 행사는 시상식이다. 지상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월권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빼앗고 자신들이 지난 1년 동안 방송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방적인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시상식 시청률과 호응도도 높았던 적이 있지만 시대는 변한다. 

 

시간이 지나며 연말 시상식에 대한 불만은 커지고 있다. 다채널 시대와 TV만이 아닌 다양한 플랫폼으로 소비하는 시대에 연말 시상식은 기괴함으로 다가온다. 3~4시간을 생방송으로 붙잡고 있는 이상한 시상식을 매년 개최하는 행태가 여전히 이상하다.

물론 그럼에도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로가 나눌 이야기꺼리를 놓치지 않는 습성 때문에 직접 생방송을 챙겨보지 않지만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평가하고 싶은 습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한번 나눌 수 있는 이야기 분량 치고는 너무 오랜 시간 전파를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만 크다.

 

MBC는 박나래에게 대상을 수여했다. SBS는 유재석에게 줬고, KBS는 개인이 아닌 장수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대상을 줬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얼마나 자사에 큰 공헌을 했는지에 대한 수상이라는 점에서 인기상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주는 상이라는 점에서 회사 공헌도와 다음 시즌 얼마나 많은 성과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평가가 함께 이뤄진다. 자신들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높이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연예인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일정 시청자들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측면은 존재한다. 1년 동안 소비했던 드라마와 예능에 대한 결산이라는 점에서 함께 호응하고 수상자에 대해 열광하고 축하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수는 없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의 규모가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현실이다. 소수를 위한 시상식을 강행해야만 하는가? 시상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많은 시간 할애해 생방송으로 송출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공정성이란 자사의 가치 기준에 맞춰진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시각과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무슨 상인지 왜 주는지 알 수 없는 상들이 남발되며 수많은 이들이 상 하나씩 들고 간다. 출연상의 의미가 강하다 보니 시상식에 나오지 않는 이는 절대 상이 주어지지도 않는다.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시상식의 한계가 달라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시상식을 살리는 길은 단순하다. 현재의 수상 형태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수없이 쏟아지는 상의 수를 절반으로 줄여도 상의 가치는 수직 상승할 것이다.

 

상의 가치가 떨어지는 시상식에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무모한 일이다. 상의 수가 줄면 자연스럽게 시상식 시간 자체도 줄어들 수 있다. 상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상식의 존재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클 것이다. 

 

백종원은 연예인이 아닌데 연예대상에 출연하고 연예대상 후보자가 된다. 스스로 대상을 받을 수 없다고 고사하는데도 후보자로 올린다. 이런 기괴함 속에는 어쩔 수 없는 간절함도 없다. 백종원에 대한 SBS의 의존은 크기만 하다. 백종원이라는 카드를 제외하고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현실 탓도 있을 것이다.

 

장수 프로그램에 상을 부여한 KBS와 새로운 프로그램과 장수 프로그램이 그나마 골고루 섞인 MBC. 그럼에도 남발하는 상들로 인해 누가 무엇을 받았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 SBS는 2020년을 기대하게 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백종원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 

KBS는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시상식의 주된 상은 <1박2일>에 돌아갈 것ㄷ이다. MBC는 <편애중계>와 김태호 피디에 집중하고 있다. 수상 내역을 보면 MBC가 조금은 더 풍성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큰 차이를 보일 정도는 아니다.

 

예능 전성시대는 분명하지만 시청자를 사로잡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았던 2019년이었다. 그동안은 나오지 않았던 여성 예능인들이 대상을 받는 일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무한반복되는 수많은 상들 나누는 일들에 생방송으로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빼앗는 행위는 변하지 않고 있다. 

 

연말 시상식을 폐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여러 의미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이 원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시상식을 만들면 된다. 이런 고민은 하지 않은 채 구태의연하게 상 나누기에 시청을 강요하는 것이 문제다. 

 

시청자들이 원하고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기획과 다수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공정성이 부여되는 시상식이라면 많은 시청자들은 연말 시상식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그렇지 않고 관례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상들을 남발하며 자기들을 위한 잔치를 강요하는 것은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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