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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보고싶다 5회-등장부터 시청자 사로잡은 박유천, 전설은 시작되었다

by 자이미 201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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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아역 배우들의 열연은 간혹 성인 배우들을 당혹스럽게 합니다. 시청자들 역시 너무 뛰어난 아역에 사랑을 품게 되면 그만큼 성인 배우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명품 아역 배우들은 양날의 검이 되고는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고싶다>는 성인 배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5회가 중요했습니다. 

 

정통 멜로의 매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마지막 장면 압권이었다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정우와 수연이 14년이 흐른 어느 날 우연하게 다시 조우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결코 수연이를 혼자 두지 않겠다던 어린 정우의 발언은 너무 어려서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가장 정우가 필요한 순간 버려진 수연은 자신을 간절하게 붙잡는 형준과 함께 합니다.

 

 

1. 바람이 눈물을 만들고, 비와 눈이 그리움을 만들었다

 

15살 어린 정우에게는 너무나 두려웠던 순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 수연을 지켜야 했음에도 자신이 그녀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한시라도 빨리 다른 사람들을 불러오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버려진 수연에게 정우의 그런 모습은 처절함이었습니다. 자신을 죽이려는 정 간호사에게서 지켜준 형준에게 "친구는 한 명만 있으면 돼"라고 이야기하는 수연에게는 그저 절망이 주는 잔혹한 현실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수연과 통화를 하고 본격적으로 김 형사와 함께 수연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정우는 과거 형사반장이 운영하던 당구장을 찾아갑니다. 범죄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범인의 윤곽을 잡아가는 김 형사와 정우는 꼬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해외로 도피하기 위해 가짜 여권을 만드는 조직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알아내고 김 형사는 정 간호사를 추적합니다. 그렇게 수연이 있는 창고까지 향하게 된 김 형사는 창 문 너머로 붕대를 감은 여자의 모습에서 수연임을 단번에 알아봅니다. 수연이를 이제 찾을 수 있다는 기쁨은 그러나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한태준에게 꼬리를 잡히며 추격을 받고 있던 형준은 김 형사를 한태준이 보낸 해결사 정도로 생각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으니 말입니다.

 

브레이크 페달 밑에 캔을 끼워 넣은 형준으로 인해 눈앞에 있던 수연을 바라보면서도 구하지 못한 김 형사는 그렇게 낭떠러지로 굴러버리고 맙니다.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수연을 찾는데 사력을 다하던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자신의 친딸인 은주였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은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는 딸을 떠 올리는 김 형사의 마지막은 정우에게도 힘겨움이었습니다.

 

수연을 찾기 위해 집마저 나와 버린 정우에게는 자신을 든든하게 해주었던 김 형사의 죽음은 수연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절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수연을 찾기 위해 죽어야만 했던 김 형사와 그런 김 형사를 대신해 이제는 자신이 그 일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정우의 모습은 애틋함으로 가득했습니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수연이 여기부턴 제가 찾을께요"

 

김 형사가 죽은 곳에서 눈물을 흘리던 정우는 김 형사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간절하게 보고 싶었던 수연을 찾기 위해 목숨까지 버려야 했던 김 형사를 위해서라도 정우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김 형사에 이어 형사가 된 정우는 자신과 수연을 납치했던 범인들 주변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범죄자 중 하나가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최악의 가창력으로 '마법의 성'을 부르는 정우는 14년이 흐른 2012년 미친 토끼로 불리는 형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오직 한 여자만을 사랑했던 이 남자에게 '마법의 성'은 단순한 노래 그 이상이었습니다. 수연을 찾는 정우의 심정을 모두 담은 이 노래에는 그가 가지고 있는 열망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으니 말입니다.

 

 

수연을 폭행했던 범죄자가 수감된 감옥을 찾아가 분노를 표출하는 정우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했습니다. 그 범죄자 뒤에 누군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정우에게는 수연을 찾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인생을 수연 찾기에 보냈던 정우에게는 단순히 그들에게 복수하는 것만으로는 그 분노가 떠나지 않으니 말입니다. 

 

비가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미친 토끼가 되어버리는 정우에게는 그 모든 것이 수연이 존재했습니다. 그가 사는 모든 이유가 수연이라는 점에서 정우의 삶은 단조롭기만 합니다. 오직 수연을 찾는 것에 집착하는 정우가 인간이 되는 유일한 장소는 은주와 수연의 어머니인 명희가 사는 곳이었습니다. 김 형사를 대신해 그들과 함께 가족으로 살아가는 정우에게는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편하게 웃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담벼락에 새겨진 수연의 '보고 싶다'는 문구에 다시 색을 칠하며 수연을 기억하려는 정우의 모습에서 그의 간절함은 절절함으로 다가옵니다. 그 글을 보면서 마치 수연이 옆에 있다고 느낄 정도로 정우에게는 14년이라는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아닌 14년 전과 다름없는 오늘이었습니다.

 

 

2. 죽음이 만든 이별, 또 다른 죽음이 만남을 만들어 주었다

 

결코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들의 운명은 죽음이 연결을 해줍니다. 잔혹한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았듯, 죽음은 다시 한 번 그들이 만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줍니다. 정 간호사가 자신의 집 수영장에서 술을 마시고 수영을 하다 죽으며 정우와 수연의 재회는 시작되었습니다.

 

거대한 저택 안 수영장에서 숨진 그녀가 바로 수연을 데리고 간 정 간호사임을 알지 못하는 정우.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가 된 조이가 된 수연은 제주를 방문합니다. 최고의 자산운영가가 된 형준과 함께 한국을 찾은 그녀는 자신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던 한태준의 가족과 재회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인 조이를 잡고 싶은 정우의 새엄마인 황미란은 그녀가 수연이라는 사실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수연이 누군지도 모르는 그녀에게는 당연하지만, 재산 다툼으로 죽이려고까지 했던 형준이 헤리 보리슨이 되어 등장했어도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은 그들의 서글픈 운명을 예감하게 합니다.

 

죽음이 일어났던 거대한 저택을 거닐던 정우는 사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춥니다. 조이와 헤리가 함께 찍은 사진 앞에서 정우가 마음을 빼앗긴 것은 단순히 그녀가 아름다워서가 아니었습니다. 알 수 없지만 그녀에게서 수연의 모습을 직감적으로 느꼈기 때문입니다. 14년 전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상처입은 마음과 외모까지 바꾼 조이. 하지만 정우에게는 여전히 그녀는 조이가 아닌 수연이었습니다.

 

정우와 형준의 만남은 서로가 설마 자신이 알고 있는 그들인지는 상상도 못합니다. 거대한 부를 가진 한태준의 아들 한정우가 자신 앞에 있는 형사 한정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우 역시 자신 앞에 등장한 헤리 보리슨이 수연과 함께 사라진 형준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악수를 하는 장면은 그들의 기구한 운명을 예고했습니다.

 

지독한 고통을 경험했던 수연에게 헤리 보리슨. 아니 형준은 정우를 대신하는 유일한 친구이자 연인이었습니다. 형준에게도 수연은 절망 속에서 의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였다는 점에서 그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였습니다. 살인자의 딸을 벗어났지만, 죽음의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한 수연에게 형준은 단순한 친구나 연인 그 이상의 존재감이었습니다.

 

정 간호사의 죽음을 확인하고 형준을 집으로 데리고 가는 과정에서 비만 오면, 눈이 오면, 바람이 불면 미친 토끼로 변하는 정우의 모습을 동료 형사는 이야기해줍니다. 형준에게 그런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바로 수연이 정우와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가 그친다. 그치지 않는다. 비가 그친다. 그치지 않는다"

 

형준의 집을 나서려던 정우는 대문 밖에서 비를 맞으며 과거 수연이 하던 버릇을 그대로 보여주는 여인을 발견합니다. 사진 속 그 여인의 모습에서 수연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정우만이 아닌 수연의 모습이 그 안에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닫힌 대문을 기어오르며 간절하게 수연을 바라보는 정우의 모습은 애절하게 다가왔습니다.

 

14년이 흘렀지만 결코 잊을 수 없었던 그 모습. 얼굴은 변했지만 버릴 수 없었던 수연의 모습은 정우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간절함이었습니다. 정우와 수연이 좋아하던 비. 그렇게 비가 내리던 날 거대한 문 앞에서 발견한 수연의 모습을 보며 미친듯 울부짖는 정우의 모습은 지켜보는 시청자들마저 울먹이게 만들었습니다.

 

정통멜로를 지향하는 <보고싶다>는 감성을 자극하고 연결하는 측면에서 탁월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와 눈, 그리고 바람으로 연결되는 정우와 수연. 그리고 가로등이 상징하는 둘 만의 관계. 그 지독한 연결고리는 다시 한 번 그들의 사랑을 예고했습니다.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던 아역으로 인해 성인 연기자들의 모습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었습니다.

 

여진구와 김소현이 만들어낸 정우와 수연의 이미지는 너무 강렬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윤은혜가 큰 무리 없이 성인이 된 수연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너무 어린 그래서 낯설게 다가왔던 유승호 역시 안정적인 연기로 무난하게 합류했습니다. 윤은혜와 유승호의 커플 연기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던 이들에게도 만족스러운 모습이었을 듯합니다.

 

압권은 역시 미친 토끼가 된 박유천의 등장이었습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주었던 이미지를 넘어서는 새로운 인물을 연기하는 박유천은 <보고싶다>를 이끌어가는 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여진구가 워낙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웠을 텐데 성장한 여진구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준 박유천에게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기존 극중 이미지가 주는 이질감이 어느 정도 존재할지는 모르겠지만, 한정우로 변신한 박유천의 연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으니 말입니다. 죽음으로 갈라졌던 그들이, 죽음으로 다시 만나게 되면서 마지막도 죽음일 가능성이 높아지며 정통 멜로가 주는 마력의 시간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렸습니다. 매력적인 이야기 구조와 연기자들의 열연이 만들어낸 <보고싶다>의 매력은 이제 시작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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