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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복면가왕 배다해와 홍석천이 특별했던 이유

by 자이미 2015.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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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자가 더 크게 관심을 받는 오디션이 존재한다. 정체를 숨겼기 때문에 궁금증은 극대화되고 가면 속 정체에 대해 갈증이 심해지는 상황이 곧 성공요인인 <복면가왕>은 이번에도 화려했다. 경쟁을 해야하는 방송에서 상상할 수 없는 고난이도 선곡은 반칙이었다. 

 

가면 벗은 배다해와 홍석천;

탁월한 실력으로 탈락한 배다해와 가면의 가치를 다시 증명한 홍석천

 

 

 

가면 속 정체가 이렇게 궁금하게 된다는 점에서 <복면가왕>은 흥미롭다. 그리고 오늘 경연 중에 등장했던 '오페라의 유령'은 말 그대로 복면과 가장 근접한 스토리텔링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가면vs가면의 충돌은 노래 실력만큼이나 흥미로웠다. 

 

<복면가왕>은 파일럿 방송부터 현재까지 아이돌의 가치를 확인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경연에서도 걸스데이 소진이 비록 탈락하기는 했지만 큰 관심을 받았다. 인디밴드로 출발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장미여관의 육중완 역시 탁월한 실력을 보였다.

 

걸그룹 멤버로 팀의 색깔에 맞는 곡만 불러야 하는 상황은 아쉬움이 컸을 듯하다. 복면을 쓴 아이돌의 대부분은 그룹 활동을 하면서 제대로 보여줄 수 없었던 자신들의 능력을 새롭게 선보이는 자리가 되고 있다. 아이돌이라는 편견 속에 갇혀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알릴 수 없었던 그들에게 <복면가왕>은 새로운 장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예능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것은 좋았지만 가수인 자신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출연 동기를 가졌다는 육중완도 충분히 자신을 알리는 시간이 되었을 듯하다. <복면가왕>이 진짜 인기를 얻는 이유는 이런 간절함이 있는 존재들이 출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절함은 곧 무대를 뜨겁게 만들 수밖에 없고, 이런 뜨거운 경연은 당연하게도 현장과 시청자 모두를 즐겁게 만들 수밖에 없다.

 

오늘 방송에서 중요하게 다가왔던 인물은 배다해와 홍석천이다. 둘 모두 가면을 쓴 이유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었지만 다른 의미로 큰 감동을 전해주었다. 홍석천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노래 실력이 조금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죽음의 조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경쟁이 약한 조들도 존재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연에서도 이런 아쉬움은 크게 다가왔다.

 

 

누구도 예상 못했던 가면 속의 인물이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모든 이들은 경악했다. 그 인물이 홍석천이라고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홍석천이라면 가늘게 목소리를 내는 게이 외에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면 속 주인공이 가면을 벗는 순간 모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홍석천은 가면 뒤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대중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얼마나 편견 속에 갇혀 살고 있는지는 홍석천이 잘 웅변해주었다. '편견을 버리면 홍석천을 볼 수 있다'는 말처럼 그 지독한 사회적 편견은 한 인간인 홍석천을 누군가에 의해 꾸며진 가치로만 그를 바라봤다. 커밍아웃한 게이이자 음식점 사업가로 큰 성공을 거둔 존재로만 인식되던 인간 홍석천은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했다. 수많은 편견과 싸우며 살아가는 홍석천의 가면은 <복면가왕>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 가치였다.

 

홍석천이 가면이라는 가치를 그 누구보다 있는 그대로 보여준 가치였다면 배다해는 노래란 무엇인지 보여준 출연자였다. 클레오파트라와 유니콘이라는 별명으로 가면을 쓰고 등장한 이들은 반칙이었다. '오페라의 유령'을 부르는 이들의 모습은 모든 이들을 흥분하게 만들 정도였다.

 

경연을 하는 현장에서 이런 곡을 선택했다는 것부터가 반칙이다. 축하 무대에서나 볼법한 이 대단한 경연은 1라운드에서 벌였다는 것은 반칙이었다. 이 곡 하나를 위해 우승 후보자를 첫 경연에서 대결을 하도록 했다는 사실은 제작진들의 지독하고 가혹한 욕심이었다. 듣는 이들에게 소름이 끼치도록 만들었던 이들의 노래는 둘 다 가왕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탁월했다.

 

50:49라는 단 1표의 차이로 탈락한 유니콘이 가면을 벗는 순간 많은 이들의 탄성은 더욱 커졌다. 가면 속 주인공의 모습만이 아니라 '오페라의 유령'과는 또 다른 감성으로 부른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탈락 후 불렀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다음 라운드에서 이 곡을 불렀다면 지난 대결 승자들을 유추해봤을 때 가왕으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종달새의 정체가 진주이고, 배다해를 누르고 다음 라운드에 올라선 이가 김연우라는 사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만큼 오늘 출연자들이 품고 있는 가치가 더 큰 모습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홍석천은 가면이라는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배다해는 가면 속 가왕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했다. 홍석천과 배다해는 비록 1라운드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복면가왕>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출연자들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인물들이 등장할지 알 수는 없지만 이들이 지닌 가치는 <복면가왕>을 가장 잘 표현해준 출연자로 기억될 듯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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